[세계일주 D+309]작은 밤, 과달라하라(1)

2018년 2월 7일, 화요일.

멕시코시티 북부 터미널에서 과달라하라는 버스를 이용했다.

외국인은 인터넷 예매가 불가능해서 전날 창구에서 예매를 함.

인터넷에서 가격을 검색해 가서 할인 가격을 보여주면,

놀랍게도 순순히 할인을 해 준다.

넓은 북부터미널을 가득 메우는 사람들 덕분에

혼란스럽던 대합실을 뒤로 하고, 밤 버스는 과달라하라를 향해 출발.

멕시코시티에선 버스를 타러 갈 때도 엑스레이로 짐 검사를 한다.

운이 좋아 사고를 겪지 않았기 망정이지, 치안이 안좋기는 한 듯.

그리고 다음 날 아침, 과달라하라.

아침이라기엔 예정시간보다 많이 일찍 도착해 새벽이었다.

터미널에서 추위에 떨며 해가 뜨기를 기다림.

새우잠을 깊이 자 얼굴이 퉁퉁 부어

갑자기 스포츠인 포스를 풍기는 솔.

뒤에 보이는 서브웨이에서 간단히 아침을 먹었다.

정확한 가격은 기억나지 않지만 멕시코 서브웨이는 가격이 진짜 착하다.

배고픈데 근처에 식당이 안보이면 일단 서브웨이로 가면 될 정도.

이후엔 버스를 타고 숙소로 이동, 체크인을 하고 쉬고 하며

별 일 없이 지냈다.

살짝 건너뛰어서 저녁.

야경도 볼 겸, 데킬라 투어도 알아볼 겸, 저녁거리도 살 겸 해서

우버를 잡아타고 시내로 나왔다.

번화가는 그리 넓지 않고 흩어져 있지도 않아서,

밝은 곳으로만 다니다 집에 빨리 들어가는 조건으로 나옴.

시내는 우리 걱정과는 상관없이 평화롭다.

예술극장 옆 길에서 래커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을 구경했는데,

찍을 땐 몰랐으나 카메라를 보고 있는 사람이 많았다.

이거 시비걸릴 뻔 한건가?(쫄보)

여기도 옆의 언니가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고.

프레임 안에 모르는 사람이 들어오면 조심하는 편인데,

나중에 보니 내가 괜히 불편하게 한 건 아닌지 소심해졌다...

그와는 별개로 따뜻한 거리는 오렌지 가로등 냄새가 났다.

멀리 보이는 과달라하라 대성당의 뒷모습.

멕시코시티와 비슷하게 해발 1500미터 이상에 위치한 대도시라 그런지,

밤엔 쌀쌀한 기운이 돈다.

예술극장 정면.

남미에서 오케스트라 공연을 한 번은 보고싶었는데,

생각보다 자주 열리지 않아서 늘 일정이 맞지 않았다.

결국 현악기 소리는 길에서만 실컷 들었음.

과달라하라 대성당 뒤쪽 공원은 무엇인가의 준비로 바쁘다.

밤 나들이를 나온 가족과 연인들로 북적이기 때문인지,

위험하다는 느낌은 전혀 받지 않았음.

그래도 남미에선 대도시일수록 위험하다는 선배들의 말에 따라

멕시코 제 2의 도시 과달라하라에선 최대한 사리기로 했다.

성당 골목을 돌면

지나가는 시티투어 버스(?).

버스 모양에 홀려서 타보려고 했지만

과달라하라 일정을 너무 짧게 잡아놓은 탓에 실패.

천천히 걸어 대성당 앞에 섰다.

뜬금없는데 내가 좋아하던 노래 중에 Paris Match의 Eternity라는 곡이 있다.

다른 성당들을 보면서는 생각난 적 없는데, 유난히 이 날은 생각이 많이 났음.

그리고 사진을 정리하다 보니 이 날은 유독 솔의 사진 점유율이 높아 보이네.

멕시코에선 거의 연예인 대접이라 자신감을 얻은 건지도 모르겠다.

사실상 메인 광장이라 할 수 있는 성당 앞은

각종 여행사가 모여있다.

밤이라 다른 곳들은 거의 닫았지만 우리의 목적지 데킬라 투어사는 열려있음.

과달라하라 관광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상품이라 그런지,

영어를 매우 잘하는 직원이 한 명 상주하고 있다.

부담 없이 상담 할 수 있어 편함!

분수에 앉아 데킬라 투어에 대해 잠시 토론을 벌이고

신발을 하나 구입 해야겠다는 높의 의지에 따라 상가로 이동.

주로 피자와 아이스크림, 감자튀김 등으로 이루어진 길거리 음식도 팔고있고

그럴듯한 술집도 많이 열려있다.

특히 대성당 바로 앞에 보이는 야외 술집은

분위기가 좋고 술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아 한 번 가볼만 하다.

신발 쇼핑중인 언니를 기다리는 풍경.jpg

풍경 덕분인지 유럽에 돌아온 것 같은 감상을 갖게 되기도 한다.

뭔가 사고 나서 힘이 빠진 우리의 선택은

과감하게 도미노 피자!

멕시코는 서브웨이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프랜차이즈 물가가 저렴하다.

만족스럽게 밤 구경을 마친 후, 하루를 끝냈다.

다음 회 예고:

이틀 후 아침에 만들어먹은 바나나 샌드위치.

계속되는 신발 쇼핑과

역시 성당다운 과달라하라 대성당.

한 번은 만났을 법한 어마어마한 길거리 튀김솥과

그 중에 마음에 드는 재료를 골라 만드는 타코!

딸기파이,

라즈베리

길거리의 사중주까지.

과달라하라의 끝없는 매력은 어디까지!?

그럼 마지막까지, 서비스 서비스!

는 그냥 해본 말이고 과달라하라의 남는 사진을 모아 올려봤다.

데킬라투어 말고는 그냥 설렁설렁 걸으며 동네 구경한 것밖에 없어

글을 따로 파기가 애매해서..

다음 글은, 데킬라 투어에 관해!

과달라하라의 길거리 모습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