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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2월 10일, 토요일.


멕시코를 수도를 중심으로 크게 동부와 서부로 나누면,


과달라하라는 서부, 와하까는 동부에 속한다.


누구도 궁금하지 않을 법한 이 얘기를 왜 하냐면..


동부와 서부를 꽉 잡고 있는 고속버스 회사가 별개라


과달라하라에서 와하까로 바로 데려다 주는 버스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걸 알려주려고.


구하려면 못구할 건 없을 것 같았지만, 우린 그냥 비행기를 타고 넘어왔다.


해서 출발과 동시에 도착한, 와하까.


와하까 공항 이용에 대해 미세 팁을 적자면, 택시는 아예 공항 밖에 나와서 잡는 게 낫다.


우버가 안되는 도시라, 오랜만에 긴장하며 택시 가격을 흥정했음. 시내까지 160페소를 내고 왔다.



아무튼 새벽같이 숙소에 도착해 점심까지 자다 나와서,


멕시코 동남부지역의 버스 노선을 운영하는 ADO버스에 먼저 들러


다음 도시 행 버스 티켓을 구입.


이 때 멋도 모르고 와하까 일정을 짧게 잡아버린 탓에 두고두고 후회를 했다고 한다..


짧은 일정으로 후회한 도시 중 원탑이었던 와하까.. 꼭 오래 머무세요!


참고로 와하까-팔렌케 노선의 가격은 인당 562페소였다.



이미 익숙해 진, 그러나 마음에 쏙 드는 푸른 하늘.


10개월 쯤 전에 하바롭스크에서 하늘을 올려다 보고 했던 감탄은


여행 끝까지도 나를 놓아주지 않았다.


그래, 원래 하늘은 이런 색이었지.


물론 와하까도 해발 1500미터 이상 고지대에 위치한 나름 고산지대이다.



구시가지 외곽의 작은 공원에서 시작해,


와하까를 한 바퀴 돌아보는 게 오늘의 계획이다.


그 중에서도 첫 목적지는 브런치 카페.



사진이 간간히 등장 하겠지만,


와하까는 수공품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멕시코 다른 지역에선 볼 수 없는 소품을 적당한 가격에 판매하는데,


가보진 못한 산크리스토발과 더불어 이 곳에서 선물을 많이 구입한다고.


우리도 슬슬 여행 막바지라 돈을 제법 썼는데, 더 못 산게 한이다.



토요일 오후라 차분한 분위기의 거리.


좁은 길이나 작은 건물들이 언뜻 수크레를 연상시키지만,


비교하는 것 부터가 실례다.



도시라기 보다는 마을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이런 풍경에


고산지대 특유의 시원한 공기와 강렬한 햇볕까지 더해지면


오렌지 빛 건물의 따뜻함이 내게도 전해지는 것 같다.



천천히 걸어 높이 점찍어 둔 카페에 도착.


남미에 들어온 후 한동안 맛있는 커피를 먹지 못해 굶주린 높이


고르고 골라낸 곳이다.


위치는 이 곳인데,



이 곳에서 가장 유명한 식당 중 하나였던 모양이다.


영어를 쓰는 관광객과 한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있었음.


게다가 점심시간과 겹쳐 앞에 앉아 기다려야 했다.



5분 정도 기다림을 견디고 입장.



테이블을 장식하고 있는 꽃과


그보다 쾌활한 직원들, 그리고 커피와 빵 굽는 냄새까지.



유명한 곳은 유명한 이유가 있는 법이다.



커피와 음식을 주문하고 기다리면 금방 준비가 됨.



에스프레소잔은 이 근방의 유적, 몬테 알반에서 출토되는 유물을


모티브로 만들어져 있었다.


과거팔이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컵이 따로 하나 구입해 오고 싶을 정도로 예뻤음.



가장 중요했던 커피 맛도 훌륭한 편이었(다고 했)다.


나는 커피맛은 잘 몰라서 그냥 그러려니.



그리고 높솔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아버린, 팬케익의 등장.


독특한 그릇에 예쁘게 담아낸 이 브런치 메뉴는, 이미 맛이 중요한 게 아니다.



왜인지는 모르지만 메이플시럽을 뿌리는 장면까지 찍고있었음.


사진을 보면 느낌이 오겠지만, 결코 많다고는 할 수 없는 양이다.


하지만 몇 가지 과일과 달달한 시럽까지 더해지면, 한 끼 식사로 딱 적당함.


맛은 그럭저럭 괜찮은 편이었다.



그보다 내가 좋아했던 샌드위치.


이름은 까먹었는데 아보카도와 햄, 치즈 등이 아낌없이 들어간


그릴치즈 샌드위치 같은 맛이었다.


먹느라 바빠서 전체 모습이 없는데, 빵도 상당히 커서 배가 불렀음.


이렇게 커피 두 잔에 음식 두 개를 합쳐 215페소.


팁 포함 가격인지 아닌지는 확실치 않다.



배를 채우고는 걸어서 소칼로 광장 방향으로.


위 사진에 나온 성당은 대성당은 아니지만, 와하까를 돌아다니다 보면


가장 자주 마주치게 되는 건물.




물론 이 곳 역시 식민지 시대 이전 건물을 헐어 지은 성당이다.


성당은 이미 볼 만큼 본 우리는 이렇게 눈에 띄는 곳이 아니면 


굳이 찾아 들어가지 않기로 합의를 봤다.


사진 참 예쁘게 나온다.



성당 내부.


잘 보면 결혼식이 진행중이다.


귀여운 건물 틈에 높이 솟은 시계탑 두 개,


그 아래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커플이라니.


멕시코를 배경으로 한 픽사의 애니메이션 <코코>는 과나후아토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졌다곤 하던데,


우리는 보는 내내 와하까를 그리워했었다.



높솔의 평소 행동과는 다르게


성당 앞의 가판대에서 기념품도 구입.



갑자기 허기가 진 나와 솔은 옥소 편의점에서 핫도그를 하나씩 빠르게 흡입.


간식을 먹으러 시장으로 이동했다.



높이 가장 좋아했던 멕시코 못난이 인형.



독특하게 꾸며진 컵과 수공품들.


정확하게는 그림이 그려지지 않은 모형을 대량으로 들여와


직접 문양을 그려 파는 듯 했다.



아, 그리고 이 치즈.


와하까는 수공품과 더불어 치즈로 굉장히 유명한데,


서울에서도 자주 사먹던 스트링치즈의 원조격 되는 것이 얘들이라고 한다.


굳이 따지면 모짜렐라 치즈인 이 아이들은


질감도 맛도 익숙해서 안주나 간식으로 딱 좋다.



짧은 시장구경 후



핫도그에 이은 2차 간식을 먹으러 착석.



우리의 목표는 넓은 토르티야 위에 와하까 치즈를 올려 구워낸 일종의 피자인


'틀라유다'이다.


사실 외양만 피자와 비슷하고 맛은 전혀 다르지만....



배가 고픈 상태가 아니라 고기 들어간 메뉴로 하나만 시켰는데,


50페소 정도의 가격에 이 크기의 틀라유다 한 판이 나온다.


토마토 대신 발라진 갈색 소스는 콩을 베이스로 만들어진 것인데,


설탕이 안들어간 묽은 땅콩버터 같은 맛이 났다.



아주 특별하다고 할 수는 없는 맛이지만,


이 지역 음식이라니까 한 번 먹어보는 걸 추천.


여기까지 먹고 배가 너무 불러서 간식타임은 종료됐다.



시장에서 나오는 길에 발견한 바베큐 식당들.



재료를 골라 무게대로 돈을 내면 구워주는 이런 식당들도


와하까에 왔다면 놓칠 수 없는 문화라고 한다!


아무것도 모르고 왔는데 여기 무슨 미식도시인가!?



억울한 표정으로 다음을 기약하는 수밖에 없었다.



이후엔 가볍게 장을 봐서 집으로.


높의 손에 들린 건 베이컨과 와하까 치즈이다.



여전히 같은 모습으로 걷는 높솔의 뒷모습을 마지막으로,


와하까 산책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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