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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주 D+313]몬테알반에서 아침을, 와하까(2)
Vagabund.Gni 2018. 7. 2. 18:332018년 2월 11일, 일요일.
몬테 알반은 와하까에서 서쯕으로 대략 10km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테오티우아칸과 마찬가지로, 식민지 이전 유적 중 하나인 이 곳의
원래 이름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심지어 몬테 알반이라는 이름이 붙게 된 이유도 정확하지 않다고.
지리적으로 마야와 테오티우아칸문명 사이에 위치한 사포텍 문명은,
양 쪽 문명과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고도 한다.
시내에서 10킬로미터 밖에 떨어져 있지 않지만,
주변에 비해 높은 언덕에 놓여진 문명이기 때문에
버스를 타고 가는게 편하다.
위 사진은 우리가 몬테 알반 행 왕복 버스를 예매했던 호텔인데,
위치는 아래와 같다:
호텔 로비에 들어가면 바로 티켓을 구매할 수 있는데,
이게 와하까와 몬테 알반에서 출발하는 버스 시간표이며,
이게 티켓.
왕복 버스 시간을 정하긴 했지만,
몬테 알반에서 돌아오는 버스는 자리만 있으면 시간과 상관 없이 탈 수 있다.
가격은 일 인당 55페소.
고산지대의 태양이 우리를 소독해버리기 전에
빠르게 구경하고 돌아오기로 했다.
딱히 휴일은 아니었지만 일요일을 맞아 와하까엔 마라톤이 열렸고,
덕분에 버스를 타고 이동하던 우리는 살짝 늦을 뻔 했다.
쫄렸지만 경찰부터 버스기사와 승객까지 분위기를 즐기고 있는 게 보여
나도 덩달아 여유로워짐.
다행히 정시에 도착해서
누가 봐도 몬테 알반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언덕길을 잠시 달리면
몬테 알반에 도착한다.
10킬로 떨어져있다고 해서 걸어갈 수도 있겠는데? 싶었지만
외진 길은 위험하기도 하고 고산지대에 언덕이라 힘도 들 테니..
에어컨 잘 나오는 버스를 이용하자.
보일락 말락 하는 와하까 시내.
유적지로 들어가기 전에 있는 박물관 앞엔 나름 전망대가 있다.
구경 전후로 앉아서 쉴 수 있는 곳도 있음.
먼저 일 인당 70페소 하는 티켓을 구입하고,
본격적인 방문에 앞서 박물관 구경을 한다.
물론 중요한 유물은 거의 다 멕시티 인류학박물관에 옮겨져 있고,
입장권 없이도 들어갈 수 있는 이 박물관엔 별 게 남아있지 않다.
기존에는 춤추는 모습이라고 알려졌으나,
고문당하는 전쟁포로의 모습이라는 논란이 있는 조각상들.
대충 돌아보고, 해가 더 뜨거워지기 전에 유적지 구경을 시작했다.
아, 참고로 이 유적지 역시 주말엔 현지 시민들에겐 무료로 개방하니
우리처럼 주말에 가실 분들은 아침일찍 다녀오는 게 여러모로 편하다.
유적지 입장.
테오티우아칸과는 비교할 수 없이 작은 규모라
차라리 마음 편하게 돌아다닐 수 있다.
와하까 시내보다 대략 500미터 정도 높은 해발고도에 위치한
산을 깎아만든 몬테알반 유적은, 하늘도 깨끗하고 소음도 없다.
사진 뒤편 광장 한가운데 보이는 건축물은
이 지역에 거주했던 사포텍 문명의 천문대라고 한다.
현재 이 유적지에 남아있는 부분은 도시의 정치, 종교적 중심지 뿐으로
시민들의 거주공간 등은 찾아볼 수 없다고 하는데,
듣고나서 생각 해보면 도시 자체가 그리 작은 편은 아니었던 것 같다.
여기저기 찾아보니 대략 50000명 정도가 거주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천문대의 모습.
남쪽 플랫폼보다 낮은 곳에 위치하고 있지만,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중앙광장 한복판에 자리잡은 걸로 봐선
역시 날씨예측이나 천문을 통한 점은 이들에게 중요한 부분이었던 것 같다.
관광객도 거의 없는 시원한 날씨에 신났음.
페루에서 만났을 때와는 같은 사람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까맣게 탄 솔과
의미를 알 수 없는 날개를 갑자기 펼치는 높.
별 거 없이 구경을 다녀도 시간이 재밌게 흐른다.
유적지에서 가장 높은 피라미드가 위치한 남쪽 플랫폼으로 오르는 계단.
테오티우아칸의 신전들을 생각하면 작은 언덕 정도다.
올라가는 것도 순식간.
계단 끝에 앉으면 광장이 한 눈에 들어온다.
광장 가운데 있는 천문대 역시 잘 보임.
먼 곳에 펼쳐진 산과 계곡들은 몬테알반을 더 보기 좋게 만들어 주고,
잊을만 하면 불어오는 바람은 계단을 오르는 피로까지 날려준다.
이런 하늘, 이런 공기.
싫어할 수가 없다.
피라미드들을 구경하며 남쪽 플랫폼을 돌아보면
어디서나 이런 풍경과 마주친다.
어느 블로거의 경험을 빌자면 이 경치는 저녁무렵에 빛을 발한다고.
미리 알았으면 저녁에 올라올 걸 그랬다, 싶지만
유적지에서 도시로 가는 버스는 5시가 막차인데다
입장 시간 제한도 그 언저리쯤 일테니..
해가 기울기만 해도 예뻐지는 곳인지도 모르겠다.
아까 박물관에서 본 조각상들.
춤추는 모습과 고문당하는 모습이 헷갈린다니,
대충 천 년 정도의 격차를 두고 보면 그들의 감정이라는 건 이미 뒤섞여
우리가 느끼는 것과는 전혀 다른 것이 되는지도 모른다.
계속해서 유적지를 돌아보다가 무엇인가 발견.
지들 몸집보다 훨씬 큰 건축자재를 옮기는 개미 떼였는데,
이게 뭐라고 갑자기 엄청 재밌었다.
한국 시골에서 보이는 개미들보다 크기도 크고, 행렬도 길고 아름다워서..
라고 변명을 하지만 어쨌건 개미한테 홀려 한참을 저 자세로 개미들을 관찰했다.
유적지보다 더 재밌어! 라고 외치며....
다음 생엔 멕시코 개미로 태어나서
사람들이 버리고 간 유적지에 내 집을 지으며 살아야겠다.
아침을 지나 낮이 되면서 짙어지는 푸른 빛.
더워진다는 뜻이다.
해시계인줄 알고 찍었지만 아니었던 조각상.
보면 볼수록 테오티우아칸 문명과 다른점을 모르겠는데
무식한 소리는 이쯤 해야겠다.
비가 내리거나 아니면 미세먼지가 가득하거나..
어쨌건 뿌연 하늘 아래서 지내며 이런 사진들을 보면
당장 노트북 화면을 뚫고 들어가고 싶다.
저 하늘로 다이빙하고 싶다는 표현이 단지 이렇게 와닿을 줄이야.
어쨌건 여유있게 둘러봤어도 3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더워지기 시작하고, 관광객이 몰려오는 시간이 되기 전에 구경을 마칠 수 있었음.
메소아메리카의 문명이나 그 역사에 대해 이제 막 알기 시작한 터라
거의 아는 게 없지만, 유라시아 대륙 어느곳과도 닮은 점이 없는
이 매력적인 곳들이 좋아졌다.
버스를 기다리며 시내에서 사온 빵을 뜯다 시내로 돌아감.
몬테 알반 구경은 이걸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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