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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비내리던 하늘이 기억조차 나지 않을 정도로


빌니우스의 마지막 날은 햇살이 강했다.


결국은 입고나갔던 바람막이도 벗어서 가방에 넣어버렸을 정도.


정들었던 숙소를 뒤로 하고,


늘 하던대로 기차역에 가서 짐을 맡겼다.


그런데 빌니우스 기차역, 코인락커가 매우 저렴하다.


우리의 배낭 두개와 백팩 하나가 다 들어가는 크기의 락커가


24시간에 1.6유로. 믿을 수가 없어 몇 번이고 확인해 봤지만 그게 맞았다.


지난 번에도 한 번 언급한 적이 있지만


짐을 맡기려면 버스 터미널이 아닌 기차역으로 가는 편이 훨씬 좋다.


보통 기차역에만 코인락커가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저렴하게 짐을 맡긴 후 그저께 날려버린 사진을 보충하러 시내로.



우선 커피라도 마실까 해서 대학교 근처로 들어왔다.


그저께 이 근방을 열심히 다니면서 사진을 찍었는데... 하..


날이 갑자기 좋으니 사람들 옷차림도 바뀐다. 물론 나도 반팔.



햇살을 받으며 점심과 맥주와 커피를 즐기고 있다.


낮이라 차가 꽤 다닐텐데 매연은 개의치 않는것인지


야외테이블에서 담배를 피울 수 있기 때문인지 사람이 가득하다.



햇살이 좋으니까 아무데나 찍어도 유럽 같다.


여기만 해도 중국인 관광객이 꽤 많은데 중국어 인사가 없네.


한국말까진 기대 안해도 중국어가 안쓰여있어 의아했다.


이 근방 여타 국가와 마찬가지로 빌니우스도 소련과 독일 사이에서


고생을 좀 했고, 그 사이에 거주하는 유대인이 많이 학살 당했다.


때문에 세계대전 이전 최대 40%까지 인구비율을 차지하던 유대인들이


현재는 0.5%밖에 남지 않았다고 한다.


'샬롬'이 써있길래 그냥 생각나서 적어봄.



이 곳은 빌니우스 호박 박물관.


이쪽 동네가 호박이 유명하고, 싸게 구입할 수 있다고 한다.


뭐 이런 저런 가게들이 있는 골목길을 지나 성 안나 성당으로 향한다.



가는길에 찍은 성 요한교회. 대학가에 위치한다.


이쪽은 단체관광객이 갑자기 많이 와서 그냥 지나쳤다.


리투아니아는 기독교화(?) 가 가장 늦게 된 국가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아니 어쩌면 그래서 그런지도 모르겠는데


현재 인구의 90% 가까이 카톨릭을 믿는다고 한다.



그렇게 도착한 성 안나 성당... 뒤에 있는 버나딘 성당.



이 쪽이 성 안나 성당이라고 한다.


붉은벽돌만 사용해 고딕양식으로 지어진 이 성당은


비타우타스라는 왕이 두 번째 부인 안나를 위해 지은 성당으로


나폴레옹이 굉장히 사랑했다고 한다(둘째 부인 말고 성당을).


손바닥에 얹어서 가져가고 싶다고 말했을 정도라는데,


눈치없는 당시 군인새끼들이 북방의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성당 내부의


목재들을 가져다 땔감으로 써버리는 만행을 저지른다.


성 안나 성당은 내부를 들어갈 수 없다고 해서 뒤에 있는 버나딘 성당으로 들어갔다.



버나딘 성당은 폴란드 왕이 지시해 지은 성당이라고 하는데,


수도회 소속인 성 베르나르도를 본받기 위해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들어가자마자 있는 그로테스크한 조각품. 깜짝 놀랐다.



처음엔 목재로 지었다가 화재로 소실된 후 벽돌로 재건축 했다고 한다.


초기 모습의 영향인지, 내부에 목재로 된 장식품들이 많이 보였다.


소련시기에는 교회로는 기능하지 못하고 창고로 썼다니, 


세월을 심하게 겪은 티가 십자가에서 난다.



성당 내부의 조형물.



제단? 이걸 뭐라고 해야하는 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이것까지 전부 나무이다.


뒤에 천사들이 좀 무섭게 생겼다.


뜬금없이 20세기 한국 교회에서 많이 본 강대상들이 생각나는 재질이었다.



복원 공사를 위한 목재로 추정되는 나무 덩어리들.


건물 내부의 보존상태가 많이 좋지 않아보였다.



많은 수의 종이학. 성당 입구 근처에 놓여져 있다.


갑자기 무슨 종이학..? 생각보다 낡은 건물과 어울리기는 했다.


보통 종이학이 무슨 의미인지 전혀 몰라서 그냥 지나쳤다.



성당 옆 풀밭에 놓여진 얼굴.


앙코르와트가 생각나서 하나 찍어봤다.


그러고보니 날씨도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성당들 옆에는 폴란드 출신 대문호 아담 미츠키에비치의 동상이 있..으나


분명히 사진이 있는데 지금 찾을 수가 없다.


누군지도 모르기도 하고.. 그래서 생략.


여기까지 돌아보고 그간 강행군으로 체력이 다 떨어진 우리는 


성당 뒤편 버나딘 공원에서 쉬기로 한다.



초여름 느낌이 벌써부터 난다. 조깅하는 사람도 많고..



하루종일 하늘이 너무 맑아 해를 피해야 할 정도였다.



우주피스로 가는 방향에 놓여져 있던 조각배.


공원에 앉아있던 우리는 쉬고싶은 욕구가 간절해 그냥 기차역으로 돌아갔다.


사진은 못남겨도 뭐 눈으로는 다 보았으니.


바르샤바로 넘어가는 버스는 밤에 있다.


도착하면 아침 7시쯤 된다고 한다.


유럽여행도 일주일쯤 된 건가.


다음 도시도 그 다음 도시도 날이 좋았으면 한다.


발트3국, 안녕! 빌니우스는 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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