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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 10일.


크라쿠프의 마지막 날은 조용히 쉬면서 보냈다.


전날 마시고 돌아다닌 술 탓에 밤늦게 숙취가 터져서


잠을 자도 피로가 누더기처럼 붙어있었던 것 같다.


가만히 멍때리는 데에는 고양이 만한 곳이 없다.


그래서 떠올린 고양이 카페!



구글 지도에 검색해서 구시가지와 가능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왔다.


3년 전에 혼자 방콕 여행을 갔을 때도 중심가에서 좀 떨어진 고양이 카페를 가니


사람도 많이 없고 좋았던 기억이 있었기 때문에.


우선 이 카페의 위치는 아래와 같다:



주변에 정말 아무것도 없고 주택가와 작은 상점 사이에 고양이 간판이 있다.


찾아가기는 그렇게 어렵지 않다.


버스 터미널에서 충분히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이기 때문에,


우리처럼 차 시간이 많이 남은 사람들이 터미널에 짐을 보관하고


가 있기 좋을 것도 같다.



음료를 주문하고 들어서면 보이는 풍경.


날이 좋을 때는 창문을 열어놓기도 하는지.



번호표 대신 나눠주는 고양이 인형.


테이블에 저 인형을 놔두고 고양이랑 놀고있으면 음료를 가져다 준다.



뭐 이런 식,



이런 식으로.


카푸치노를 시키면 고양이 라떼아트를 그려준다.


세모가 많이 지지해졌다.. 갈수록 심해지는데


글 쓰는 지금 시점에는 한 번 세탁을 해서 깨끗하다.



큼지막한 캣타워가 한가운데 놓여있고,



고양이들이 다니는 통로도 만들어져 있다.


그간 경험했던 고양이 카페와는 달리


이 곳의 고양이들은 열심히 뛰어다니면서 노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우리가 앉아있던 자리에서 보는 풍경.



앞의 책상과 벽에는 손님들이 그려놓고 간 고양이 그림들이 걸려 있고, 그 위로


이 곳에 살고있는 고양이들의 사진도 이름과 함께 걸려있어, 찾는 재미가 있다.


모든 고양이 카페가 그렇듯이 더없이 평화로운 풍경이다.




우리가 처음 들어갔을 땐 고양이가 한 마리밖에 안나와 있었다.


이녀석이 이 가게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고양이인데,


15살인가? 되었던 것 같다.


빵 구우면서 잠만 자길래 몸이 허약한가 했더니..



단체 여성손님들이 오자 관심을 보인다.


우는 소리가 귀여웠는데 녹화는 못했음.



뭘 쳐다보냐 닝겐.



조금 지나니 다른 고양이가 나타났다.


이 날은 총 네마리? 다섯마리 정도 만난 것 같은데


이 아이랑 한마리 더 찍고 메모리카드를 정리하려고 빼는 바람에 사진이 없다.



나한테도 좀 와줘...



는 왔다.


잠시 들러서 가방 냄새만 맡고 도망.



그 와중에 나타난 다음녀석. 햇살이 마음에 드는지 창가를 떠나지 않는다.



살짝 보면 우리 둘째랑 닮았다.


보고싶은 내새끼.......


요즘 사진을 보니 많이 컸던데 아빠 까먹으면 안된다..



아련 아련.


고양이들은 왜 이렇게 눈을 뗄수가 없이 예쁠까.


늦은 점심을 먹기까지 잠시만 앉아있으려고 했는데


고양이들 구경하다보니 두 시간이나 흘렀다.


슬슬 배가 고프니 식당으로 가기로 한다.


가난하게 여행해도 나라별로 한 번씩은 음식을 먹어줘야지 싶어


큰맘먹고 폴란드 음식을 먹으러 가기로 한다.


가게 이름은 <Czarna Kaczka>,


위치는 이곳이다.



성 베드로 바울 성당에서 구시가지로 가는 길 골목길에 위치한다.


딱히 정해놓고 간 것은 아니었고 몇 군데 봐두고 먼저 보이는 곳으로


들어간 것이다.



가게 내부 분위기.



오리를 전문적으로 하는 곳인지 한쪽 벽에 오리 한 마리가 날고있다.



예약석이라 들어가지 못한 내부 사진.




우리가 앉았던 테이블과 정확히 같은 크기의 자리.


깨알같이 의자 뒤에 새겨진 오리 깃털이 이미지를 잘 반영한다.


이 식당은 전체적으로


고급스러운 분위기도 아니고 그렇다고 싸구려 식당같지도 않았다.


직원들 응대 수준이나 이런 부분도 적당했음.



음식을 주문하고 기다린다.


사실 체코까지 묶어서 러시아까지 동유럽 음식이라는게 다 비슷비슷 하다.


생각하기에 따라선 유럽 음식 자체가 어느정도 유사성이 있는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


서쪽으로 여행하니까 식문화의 변화도 그라데이션 처럼 느껴진다.



먼저 준비해 준 맥주와 촛불 그리고



에피타이저로 나온 빵+차가운 오리고기.


오리고기타르타르? 라고 부르면 적당할지 모르겠다.


사진으로는 그다지 먹음직스럽지 않은데 꽤 맛있다! 입맛을 돋군다.



사이드로 먼저 나온 으깬 감자와 회향?


시킬 생각 없었던 감자인데 종업원 누님의 미소에 넘어갔다.


맛은 뭐 쫀득쫀득한 감자맛. 다른 음식들과 잘 어울리긴 했다.


가격도 크게 비싸지 않았기 때문에 


종업원 언니의 추천에 감사하며 먹었다.



드디어 나온 메인요리 골롱카.


폴란드식 돼지족발 요리라고 한다.


아래에 깔린 것은 우리나라로 치면 김치 역할을 하는 절인 양배추.


독일식 슈바인츠 학센이 흑맥주로 조리한 후 오븐에 구운 요리라면


이 쪽은 (아마도 흑맥주에)삶아낸 족발이다.


듣기로는 독일에도 아이스바인이라고 삶은 족발을 판다고 하는데 


맛이 비슷할 것 같다. 족발 냄새 없애는데 흑맥주를 사용하는 비법이 같으니.



살이 전체적으로 푹 익어있어서 칼만 대도 푹푹 해체가 된다.


보기보다 살이 엄청나게 많아서 이거만 시켜도 둘이 배부르게 먹을 수 있을듯.


아래 깔린 양배추, 루꼴라와 함께 나오는 겨자소스를 찍어먹으면


맥주를 계속 마실 수 있다.



돼지는 껍데기.


학센과 다르게 부들부들한 식감이 호불호가 갈릴 수 있으나


족발보다 보쌈을 좋아하는 나로선 더 바랄것 없는 맛이다.



추천메뉴에 있길래 시켜본 폴란드식 고기만두.


만두소가 오리고기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이 다르다.


100% 오리고기는 아니고 내 생각엔 으깬 감자정도가 같이 들어가는 듯.


고기만두를 생각하고 먹으면 실망할 수도 있을 것 같은 식감이다.


쫄깃쫄깃 씹히는 맛이 아니라 입안에서 부서지는 맛이라.



뭐 그래도, 만두는 항상 옳다.


주방장 추천메뉴인데다 오리고기 전문점이니 맛이야 뭐.



주문한 음식을 다 먹고 계산을 하면


작은 잔에 폴란드 보드카를 한잔 따라서 준다.


체리맛이 나는 보드카 한잔이면 고기 고기 했던 속이 잠잠해진다!


생각지도 못했던 식후주(?) 덕분에 기분이 좋아진다.


더욱 기분 좋은 사실은 맥주를 포함해 전체 가격이 40불을 넘지 않았다는 점.


기분낸다고 조금 비싼 식당같아 보이는 곳을 찾아갔는데도 5만원 안쪽으로 먹을수


있다니 동유럽 물가는 새삼 감사하다.


천천히 식사를 즐기고 나오니 버스 시간이 가까워 온다.



버스터미널 근처 까르푸 매장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디저트를 먹었다.


두스쿱짜리 아이스크림이 한국돈으로 600원이다...


게다가 존맛...............


저 아이스크림 때문에라도 폴란드를 다시한번 가고싶다.


아이스크림과 노닥거리다 보니 어느새 밤 버스가 출발할 시간이 되었다.


다음 국가는 동유럽의 마지막 나라, 체코이다.


체코에서 스카이다이빙이 꼭 해보고 싶어서 내가 우겨서 가는 나라인데..


그래서 무려 3박이나 하기로 되어있는데..


미리 말하자면 날씨가 우릴 또 습격했다.


아무튼, 다음 포스팅도 서비스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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