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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는 동유럽 국가들 중 가장 서쪽에 있는 나라이다.


서쪽에서부터 온 사람들은 체코 사람들이 불친절하다 느낀다던데,


동쪽에서부터 온 우리같은 사람들은 체코 사람들이 퍽 친절하다고 느낀다.


하지만 물가는 이전보다 조금 올라 슬픔. 앞으로 계속 오르겠지.


프라하는 내가 유럽 여행에서 가장 기대하던 도시 중 하나이다.


각종 매체에서 아름답게 묘사되었기도 하고, 무엇보다 스카이다이빙을


세계에서 가장 저렴하게 할 수 있다는 소문이..!


그 이야기는 차차 하기로 하고,


밤새 달린 버스는 새벽같이 우리를 프라하 버스 터미널에 내려주었다.


아직 상점들도 열리지 않았고...


우선 쓸 돈을 뽑아 기차역을 향해 걸었다.


짐을 맡기고, 익숙하게 심카드를 사고, 먼저 도시를 한 바퀴 돌아보기로 했다.



지나가다 본 이름모를 유대교 회당.


들어가 보고 싶었으나 가능할 리가 없다.



가장 먼저 만난 건물은 아르누보양식의 무니시팔하우스.


보통 Municipal 하면 시 의회쯤 되는 것 같던데,


이름과는 달리 콘서트홀이라고 한다.


각종 공연을 저렴하게 볼 수 있다고.



건물이 크고 예쁘게 생겼다.


공연도 좋지만 스카이다이빙을 지르기 위해 돈을 아끼기로 한다.



그 바로 옆으로 있는 화약탑.


영어 이름도 심플하게 Powder Tower이다.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를 나누는 경계선이자 성문이자 전망대인 


이 고딕양식의 높은 탑은, 프라하 여행의 출발점으로 삼기 적당하다.



정면의 모양.


대관식 행렬이나 외국 사신들의 행렬이 지나던 문 아래로


고오급 차들이 빠져나오고 있다.


15세기 중순에 지어진 이 성문은 원래는 총 13개의 성문 중 하나였다는데,


지금은 유일한 입구라고 한다.


아래부분만 보면 언뜻 인도같은 느낌도 드는데, 자동차가 사람에게 양보 해주는 것을


보면 유럽이 확실하다.



성문 아래 펼쳐진 야외 테이블.


도시의 외관을 해치치 않는 가구 선택이 훌륭하다.



사람이 다니는 입구로 들어가 본다.



입구를 지나자 곧장 나타나는 구시가지의 풍경.


솔직하게 말하면 도로가 좁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바깥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일단은 나를 포함한 관광객 밀도가 매우 올라간다.




프라하의 길거리 음식으로 유명한 뜨르들로.


두 번인가 먹어봤는데 큰 츄러스 맛이었다. 사진은 나중에.




우산을 든 사람들은 모두 관광 가이드인 듯 하다.


굉장히 다양한 언어를 구사하는 가이드가 모여있는 것을 보니


제대로 관광지를 찾아왔구나 싶다.


이런식의 관광지를 오랜만에 와봐서 그런지 폴란드에서도 그렇고


저렇게 우산을 들고 다니는 가이드가 보기 좋았다.



드디어 도착한 프라하 구시가지의 중심광장.


프라하의 구시가지는 다른 도시에 비해 넓은 광장으로 유명한데,


이제 아침 8시임에도 관광객이 매우 많아 그리 넓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무려 11세기부터 존재했던 이 광장은 프라하의 봄을 비롯한 수많은 역사적 사건의


무대였다. 천 년 가까이 이어진 광장의 역사를 반영하듯,


둘러싼 건물들의 모양이 상당히 다양하다.



먼저 짧은 동영상으로 찍은 프라하의 아침.


점심시간이 가까워 오면 인파가 동영상의 세 배정도 된다.


이 광장... 성수기에는 어떨까?



성 니콜라스 교회 앞으로 15세기 종교개혁가 얀 후스의 기념상이 보인다.


독일의 마틴 루터보다 한 세기나 앞서 종교개혁을 시작한 그는


가톨릭의 부패를 비판하는 활동을 하던 중 공의회에 참석했다가 


화형당하고 만다.


단지 종교개혁가가 아니라 체코의 독립과 민족주의를 지향했던 이 영웅은


옥중에서 다음과 같은 명언을 남기는데,


서로 사랑하라, 모든 이들 앞에서 진실을 부정하지 마라.


는 것.


현 체코 공화국의 표어는 이 말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체코 하면 알폰스 무하와 프란츠 카프카밖에 몰랐으나, 이제는 한명 더 안다.



성 니콜라스 교회를 배경삼아 흩날리는 비눗방울.


비눗방울 아저씨가 쉼없이 만들어 준 덕분에 좋은 풍경이 나온다.



꼬질이 세모와 지지 1



꼬질이들 2. 예쁘게 사진 찍어주고 싶었는데 뭐 거의 머리가 산발이다.


안그래도 꾀죄죄한 애들인데 까만 바지속에 넣고 다녀서 그런가 보다.


미안해...



비눗방울 아저씨와 성 니콜라스 교회, 아이들.


교회는 아직 안열었고 천문시계는 공사중이라 그냥 광장 구경만 하염없이 했다.



애들이 신나하니까 아저씨도 기분 좋아보인다.



비눗방울 아저씨 뒷편으로는 작은 밴드가 연주를 하고있다.


몇 번 말했지만 한국과는 다르게 유럽에 나오니 가게나 광장에서 딱히 음악을


틀지 않는다. 카페도 예외 없이.


그런 종류의 소음을 못견디는 내게 서울의 도심은 공포의 대상이지만


조용한 광장에서 사람들의 소리와 이런 밴드의 소리만 가끔 들리는 풍경을


즐기는 것 또한 소소한 사치.



산발을 한 애들을 정리 해주고 한 장.


아저씨들이 연주를 즐겁게 게다가 능숙하게 잘 하셔서 한동안 들었다.



서울뿐만 아니라 유럽에도, 저 정도 실력이면 집에서 혼자 놀지


왜 길거리에서 연습을 하고있나 싶을 정도의 관종들이 종종 보이지만


아무래도 메인 광장이라 그런지 실력이 좋다.



마차를 타고 구시가지를 한바퀴 돌 수 있는 듯 성당 앞엔 마차가 줄지어있다.


하지만 솔직히 크라쿠프 마차가 더 이뻤어.. 그리고 여긴 사람이 너무 많다.



광장의 한켠에는 이렇게 길거리 음식들을 파는 노점이 있다.


이제 막 열고있는 중이라 손님은 없고 고기들만 차분히 돌아가며 익고 있다.



구시가지의 마스코트라 불리는 틴 성모 교회. 역광이라 이것만 찍었다.


역시 내부는 아직 안열려있는 관계로...



광장의 또 다른 편에는 구시가지에서 가장 유명한 천문시계가 있다.


중세의 끝자락에 만들어진 이 천문시계는 끔찍한 전설을 가지고 있지만 생략한다.


그보다 이 아름다운 시계가 아직도 동작을 하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세계대전중에 불에 타기도 했지만, 보수공사를 해가며 열심히 관리하기 때문이겠지.


이 위에서 보는 프라하의 전망이 그렇게 좋다던데.


천동설과 지동설 지식을 짬뽕해서 만들었다는 위쪽 시계는 관련 지식이 없으면


읽지 못했다고 한다.



그렇게 광장을 한 바퀴 돌아보고 우리는 다리를 건너 도시 구경을 계속 하기로 한다.


졸린 눈을 이끌고 광장까지 왔지만 탁 트인 풍경에 잠은 어느새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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