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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서 잠깐 자고 일어났는데 아직도 해가 중천이었다.


유럽 표준시 때문인가 뭐 이렇게 해가 길어... 하면서도


당장 야경을 보러 가도 늦지 않는다는 생각에 안심.


마침 교통카드도 1일권으로 끊었겠다, 샤워도 했겠다.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출발!



버스정거장 근처에 있던 교회.


너무 오랜만에 개신교 건물을 보니 오히려 신선했다.


잘 안보이겠지만 오른쪽 아래엔 커플이 던지는 프리스비를 받아오는 댕댕이..



트램을 타고 성 아래에 도달했다.


아직 해가 지려면 멀은것 같아 성 위쪽을 돌아보기로 한다.


우선은 간식부터..


한 번 언급한 적이 있는 프라하의 대표 간식, 뜨르들로이다.


나무로 된 봉에 이스트가 들어있는 반죽을 돌돌 말아 구운 후


설탕과 계피를 뿌려 각종 토핑과 먹는 이 빵은 부드러운 츄러스 맛이 난다.


잠시 쉬어서 배가 고파진 우리는 가장 비싼 아이로 시켰다.


기억이 정확하지 않은데 한국 돈으로 7,000원정도 했던 것 같다.



빵 안에 생크림과 딸기, 키위, 바나나 등 과일이 들어있고


그 위에 한번 더 크림과 누텔라가 발라진 메뉴이다.


맛이 없을수가 없는 조합인데 생각보다 빵이 잘 안잘려서 먹기는 힘들었다.


어쨌든 당 보충 하면서 성 위로 천천히 등반.



그리 길지도 높지도 않은 언덕길 한복판에서 거리의 연주자들이


판을 벌릴 준비를 하고있다.


평일 저녁이라 오가는 사람도 많이 없는데 여기에서 왜....?



길을 따라 대략 10분정도 천천히 언덕을 오르면 이와같은 풍경이 바로 펼쳐진다.


성문 앞에서 짐 검사를 하고 그 바로 앞에 있는 전망대에서 찍은 사진.


금방 저녁이 되고 해가 질 것 같지만 그렇지가 않더라.


이미 관람시간은 다 지나 열린 건물은 없지만, 그래도 성 안으로 들어가 본다.



성으로 들어가는 입구.


이 쪽은 후문이라 모습은 그냥 그렇다.



성이 있는 구역의 내부 역시 사실 특별한 것은 없다.


오히려 조드푸르의 메헤랑가르성이 더 멋있을 정도.


다만, 낮에 나를 질려서 도망치게 만들었던 인파도 같이 없어 좋다.


조용히 건물을 따라 걸어보자.



낮의 열기는 식었지만 아직 파란 하늘 아래로 성 비투스 대성당이 보인다.


뾰족뾰족해서 누가봐도 고딕양식으로 지어진 이 성당은 그 역사가 천 년을 가볍게


넘긴다.



신성로마제국으로부터 받았던 성물 성 비투스의 팔을 보관하기 위해 지었다는


이 성당은, 내부의 아름다운 스테인드글라스로 유명하다.


다시 보러오고 싶었지만, 여러가지 일이 겹쳐 우린 이곳은 오지 못했다.



성당 앞의 광장.


어마어마한 성당의 규모에 비해 광장이 작아 카메라로 성당을 한 컷에 담기는 힘들다.



중세풍에서 조금 벗어나 보이는? 그림이 그려진 성당의 외벽.


산성비 때문에 침식이 심하진 않을지 걱정이 된다.


그림 자체의 아름다움보다는 거대한 성당이 쏟아내는 분위기에 압도된다.



어떻게든 찍어보려는 노력의 산물.


저녁무렵의 성당은 조용하고 품위가 있고 좀비가 나올 것 같다.



시계탑.


유럽을 돌며 온갖 성당의 모습을 담았지만 성 비투스 성당 내부의 스테인드글라스를


보지 못한 것은 아직까지 아쉬움으로 남는다.



고딕양식 건물은 그림자가 지면 아주 다른 기분을 낸다.



성당 정면에 있는 성 조지 동상.


말을 타고 용(?)과 싸우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 했단다.


날이 저물어가고 있는 이 시간에도


한 쌍의 중국인 커플이 웨딩사진을 촬영하고 있었다.


역시 프로는 자세부터 달랐다....



정문 쪽으로 나가기 위해 건물을 끼고 돌면



또 다른 모습의 성당이 나온다.


가운데 있는 꽃모양? 이 크고 아름다워서 잠깐 앉아서 구경.



정문 근처.


이쪽 광장은 미션임파서블4에서 러시아의 크렘린 궁으로 나오기도 했단다.



그 옆엔 조그마한 성 베드로 바울 성당.


인구밀도가 떨어진 성 내부엔 찬 바람이 낮의 땀냄새를 다 날려버리고 있다.



프라하 성의 정문.


실루엣만 보이게 반대편에서 찍어봤다.


오스트리아 식으로 18세기에 만들어진 이 성문에선


정각마다 위병 교대식이 있으며,


정오의 위병 교대식은 특히나 화려하고 웅장하다고 한다.


궁금하긴 한데 안오고싶어.....



정문에서 바라본 1정원의 입구 마티아스 문.


원래는 여기를 둘러보다 해가 떨어지면 그냥 야경을 볼 생각이었으나


아직도 파란 하늘에 새로운 야경포인트로 이동하기로 한다.



높이 야경포인트로 정한 레트나공원으로 가는 길.



마음 급한 높은 이미 뛰어서 사라지고 있다.


저 멀리 점으로 보인다.



천천히 걸으며 하늘의 색 변화를 감상했다.


사실 발이 좀 아프기도 해서 천천히 걸었는데 시간은 충분했다.



낮에 왔던 도시와 같은곳이 맞나 싶을 정도로 인적이 드물다.


뜨문뜨문 시민들이 강아지와 산책을 하며 지나갈 뿐.



그렇게 천천히 걸어서 야경 포인트로 왔는데도 아직 하늘이 파랗다.


인적이 드문편인 레트나 공원에도 이 포인트 만큼은 사람이 조금 있었다.


그래도 바글바글한 정도는 아니고,


어마어마한 카메라를 든 사진기사 두 어 명, 맥주를 들고 앉아서 시내를 내려다보는


관광객들 대 여섯 명, 그리고 우리와 중국인 커플 한쌍 정도?



야경 포인트에서 보는 전경은 대략 이렇다.


강 건너 구시가지와 카를교까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데다


하늘이 탁 트여있어서 시시각각 하늘색을 감상하기 좋다.



해가 넘어가고 조금씩 밤이 온다.





하늘 색과 도시에 불이 켜지는 순간이 재미있다.


봐도 봐도 질리지가 않는다, 뻥 뚫린 하늘은.



강 이쪽편의 야경.



파노라마나 몇 장 찍고 앉아서 야경을 감상했다.


그런데 하늘이 이쯤 되었을 때,


한 무리의 한국인 여성이 몰려와 포토타임을 가진다.


기분이 좋은지 목소리가 쩌렁쩌렁 해서 그 전까지 조용히 대화하던


관광객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아낸다.


게다가 도시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고 자리 잡고 야경을 구경하는 사람들에게


사진좀 찍게 비키라고 하며 밀어낸다.


덕분에 맥주를 마시던 여유로운 일행은 일어나 자리를 멀찌감치 옮긴다.


한몸에 받는 관심이 좋은지 사진 포즈도 장난 아니다.


루브르 박물관에서 그림을 보는 나를 밀치며


사진찍게 저리 비키라고 했던 중국인 여자랑 무슨 차이가 있나.


어휴 한국인들 ㅉㅉ 하려는 건 아니고,


교육 못받은건 그녀들 잘못이 아니지만 왜 피해는 우리가 받아야 하는가.



결국 그녀들이 사진을 양껏 찍을 때까지 우리도 다른곳으로 피신해 있다 돌아왔다.


조용한 야경을 한참을 봤다.


길고 길었던 프라하의 하루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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