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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마드리드까지는 비행기를 타고 왔다.


이유는 당연하게도 그 편이 저렴했기 때문에.


새벽 비행기라서 파리 오를리 공항에서 하룻밤 노숙을 했다.


터미널 노숙은 또 오랜만이라 감회가 새로웠던 것 같다.


그래서 날짜는 2017년 5월 26일 금요일.


마드리드 숙소에 체크인 한 우리는 공항노숙의 여파로 낮잠을 자야만 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대충 씻고 그대로 침대에 누워서 기절.


잠에서 깬 것도 오로지 배가고파서 였다.


시간은 저녁시간이 훌쩍 지난 무렵. 해가 늦게 지는 이쪽은


아직 하늘이 푸르스름 했다.


파리의 살인적인 물가에 시달리던 우리를 위로하기 위해, 첫 끼니는


고기를 먹기로 결정.


친구 한명이 우리가 여행을 간다고 보내준 5만원을 사용하기로 한다.


위치는 아토차역 근처:



스테이크와 버거 전문점이라고 한다.


애매한 시간에 방문한 덕에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일단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맥주 한 잔을 주문한다.


에스파냐의 외식물가는 물론 저렴하진 않지만 프랑스에 비하면 천국이다.



관광객처럼 보이는 단체 아저씨+아줌마 팀. 하도 맛있게 드셔서 구경좀 했다.



옆자리는 비어있었고.


드문드문 방문하는 손님들이 각자의 시간을 즐겁게 보내는 모양이다.


에스파냐에 넘어와서 여행을 하는 동안엔 사람들에게 많이 놀랐다.


물론 좋은 의미로.


내가 만난 모든 유럽사람들 중에 가장 유쾌하고 쾌활하고 친절했다.


길을 찾는 눈치면 다가와서 중국어로 말을 걸고, 한국인이라고 하니까 영어로


주변사람을 다 붙잡고 같이 길을 찾아준다. 그러면 또 붙잡힌 아저씨 아줌마들은


우리가 내미는 구글지도를 심각하게 보며 의논을 하고.


높이 과일을 사는 동안 기다리던 내게 말을 건 한 할아버지는


내 더듬거리는 에스파뇰에 반색을 하며 반가워 하고는 자기 형제 한 명도 지금


한국에 살고있다며 눈시울을 붉힌다.


어쩌면 이렇게 솔직하고 발랄한가.


에스파냐는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를 합쳐 일주일 정도밖에 경험하지 못했지만


만난 모든 사람들이 잊을수 없을 만큼 좋았다. 살고싶을 정도!



갑자기 얘기가 빠졌는데, 테이블에는 각종 소스와 올리브유, 발사믹 소스가 있다.



고기 앞으로 오니 기분 좋다!



맥주를 마시며 천천히 이후 일정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주문한 고기들이 나온다.



내가 주문한 텐더로인 스테이크. 300g짜리 고기에 감자튀김이 나온다.


가격은 16유로.



높이 주문한 버거. 이 가게는 버거를 시킬 때 고기의 양을 조절할 수 있다.


내 기억에 250g짜리로 두툼하게 시켰던 것 같다. 가격은 14유로.



스테이크와 비교해 봐도 버거의 고기가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일단 고기부터. 물론 항상 옳다.


사진이고 관광이고 모르겠고 고기에 집중하기로 한다.




그러다 보니 사진이 많이 없다. 맥주도 한 잔 더 먹었다.


고기에 버거에 맥주도 두 잔씩 먹고 팁 포함해서 40유로를 냈다.


물가의 상태가.....?


고기와 물가에 홀려버린 우리는, 가게를 나와서 이번엔 디저트를 찾아 헤맸다.



큰 츄러스 가게가 보이길래 일단 앉아서 시켜봄.


위 사진에 보이는 구성이 5유로짜리 메뉴이다. 녹인 초콜릿을 안시키면


더 쌌던것 같은데..



먹을 때 가장 많이 등장하는 지지와 세모. 나머지는 더워서...



초콜렛을 찍어먹으니 꿀맛이다! 저녁+디저트로 총 45유로 씀. 배불러..



원래는 밥만 먹고 들어가 쉴까도 했으나, 고기덕에 원기를 되찾아 야경을 보기로 한다.


시벨레스 광장 쪽에 있는 문화센터 건물에서 보는 전망이 예쁘다길래


일단 걷기 시작.



먼저 솔 광장에 들렀다. 마드리드를 방문한 여행자라면 반드시 한 번은


지나치게 되어있는 광장. 여성 권리를 위한 시위를 하고있었다.



카를로스 3세의 동상 아래에 펼쳐진 그녀들의 천막.


여권 신장에 꽤나 도움을 주었다는 왕의 동상 아래 위치한 천막은


의도했건 아니건 상징성이 충분하다.



큰 길을 따라 올라간다.


소고기 때문인지, 엄청나게 좋은 사람들 때문인지,


나는 이 넘치는 사람들까지 포함해 마드리드가 좋아져 버렸다.


평소같으면 으아 빠져나가자! 했을텐데 그냥 인파에 묻혀 걷고있다.



하늘이 조금씩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낮에는 나를 태워버릴 것 같이 뜨거웠던 마드리드의 날씨도


일단 기울고 나면,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우리의 목적지, 문화 센터에 도착했다.


지금 전망대에 오르면 그림자가 깔리는 도시의 풍경을 볼 수 있겠지.



는 닫혀있었다. 원래 이 시간에 닫는 지, 이 날만 무슨 행사가 있는건지는


정확히 모르겠고 이 후로도 알아보지 않았다.


아쉽기는 했으나 이후에 본 야경이 그 아쉬움을 완전히 씻어내 주어서.


아무튼 우리는 난민을 환영한다는 현수막 앞에서 돌아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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