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사진 양이 애매해서 어쩔까 하다가 글을 두 개로 쪼갰다.
공원 밖은 그냥 덥다는 표현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더위가 쏟아지고 있었다.
바레인 땅을 처음 밟았을 때 느껴지던 당황스러운 더위.
동남아의 더위와는 결을 달리하는, 더위 그 자체가
말 그대로 나를 태워버릴 듯 머리위에서 빛나고 있는 기분.
웬만해서는 한 시간 정도 거리는 걸어다니는 우리로서도 이건 무리다.
바로 택시를 잡는다.
다음 목적지는 마조렐 정원보다 마라케시에서 더 보고 싶었던 곳,
바로 바히아 궁전이다.
이름의 뜻 부터가 '아름다운 궁전'이라는 바히아 궁.
19세기 초에 지어져 과연 당대 가장 아름다운 궁전이었다는 바히아 궁!!!
그딴거 없고 영업시간이 끝나있었다(...)(사진은 상관없음)
하.....................
마조렐 정원이 마음에 들어서 너무 멍을 오래 때렸나.
라마단이라 일찍 닫은 건지, 오늘이 무슨 날인지 따져보기엔
덥고 습하고 짜증이 나고.. 무엇보다 의미가 없다.
그냥 메디나를 가로지르기로 한다.
페즈와 달리 호객행위가 심하지 않다.
한 두번 불러 인사하고 끝. 게다가 물가도 생각보다 착하다!
쉐프샤우엔에서 쇼핑하는 편이 물론 조금 더 저렴할 수는 있지만
아이템의 양이나 종류나 질이나 마라케시가 단연 앞선다는게 내 판단이다.
마라케시를 먼저 여행하는 분이라면 마음에 드는 물건이 보이면
독하게 흥정을 해서 미리 구입하시는 편이 좋을듯. 다른 곳에선 찾아지지 않는다.
메디나의 좁은 골목으로 들어오니 그늘이라 숨통이 트인다.
꼬불거리는 골목길을 구글지도에만 의지해 헤매고 다닌다.
마라케시 구시가지 중심에 위치한 자마 알 프나 광장.
골목골목 사람으로 넘치는 와중에도 이 광장엔 인적이 드물다.
다 나와 같은 마음이지....?
오렌지 주스를 4디르함에 파는 마차. 여기선 안사먹어 봤지만, 골목에 위치한
집에서도 5디르함에 파는 것을 보면 마라케시 메디나는 경쟁이 심한가보다.
사진에 보이는 포장마차와 비슷한 것들도 대략 10여개는 있어 보이니.
물론 시장원리의 승리로 이득을 보는 것은 우리 가난한 여행자들이다.
다시 봐도 끔찍하게 더워보이는 광장.
보시는 분들은 어떨까 모르겠지만 사진을 직접 찍은 내가 보기엔
사진에서도 귀찮음과 더움, 짜증이 묻어난다. 대충대충 찍은게 티가남.ㅋㅋㅋㅋ
광장 근처에서 평소에 필요하던 동전지갑을 10디르함에 구입한 후,
마라케시에서 두번째로 가고 싶었던 알리 벤 유세프 메데로사로 가기로 한다.
시선을 끄는 모로코 풍 아이템이 차고 넘친다!
혹시 모로코를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마라케시를 마지막 도시로 잡아
귀국 전에 선물 쇼핑을 해야겠다.
알리 벤 유세프 메데로사.
14세기에 지어져 일종의 대학 기숙사 역할을 하던 건물이라고 한다.
최대 900명의 학생을 수용할 수 있었다고.
처음엔 무슨 모스크이거나 궁전이라고 생각했지만, 대학 기숙사라니.
역시 이슬람 건물. 문양이 정교하고 아름답다.
색 패턴을 이용해 이런 사진들도 찍어본다.
둘 다 더워서 반쯤 넋이 나가있다.
정면에 보이는 큰 문으로 들어가 보면,
천장과
벽면에 이런 모양이 가득 새겨져 있다.
그림이나 다른 형상 없이 만들어낸 문양을 끝까지 밀어붙힌 아름다움.
메디나의 작은 혼란도 여기까지는 닿지 못한다.
아, 작은 혼란이라고 하니 생각이 나는데,
이 곳으로 들어오는 입구 앞에도 몇 명의 삐끼가 서있다.
서서는 길을 막고 여긴 오늘 닫았다, 길이 틀렸다 하고 꾀어내는 데
말을 섞지 않고 지나치면 더 이상 잡지는 않는다.
더운데 서로 애쓸필요 없지.
역시 천장의 문양. 여행을 쭉 해보니 성당보다 모스크 쪽이 더 마음에 든다.
딱히 고양이에게 친절한 종교이기 때문은 아니고..............................
이층으로 올라오면 길게 뻗은 복도 양 옆으로 방으로 사용되던 공간이 있다.
방은 이렇게 쯤 생겼고.
큰 방이 아니라 작은 방이 수십개 연결 된 것으로 봐선 많아야 3명이 한 방을
썼겠다 싶다.
내부의 창문들도 이렇게 정성스럽게.
14세기에 지어진 건물 치고는 보존상태가 괜찮다.
창 아래로는 일층이 보이기도 한다.
여기도 관광객이 그다지 많지 않았는데,
원래 이렇게 한적한지 오늘이 유난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그 와중에 백인 가족이 한 팀 왔는데, 아빠가 아이들에게 열심히 설명해주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그 내용이 아니라 다른세상에 가 있는 아들의 모습이.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인 듯.
문은 잠겨 있어서 관광객은 올라갈 수 없다.
시원한 그늘에서 잠시 앉아서 쉬다가,
마라케시 관광은 이걸로 끝내기로 합의를 봤다.
저 햇살 아래로 나가면 체력이 실시간으로 떨어지는 게 느껴진다.
아직 낮이지만, 집에 가서 밥먹고 쉬자.
고양이들도 한 자리씩 시원한 자리를 차지하고 시에스타.
그러고 보니 마라케시에선 활동하는 고양이를 많이 못만났네.
다들 체력보충하기 바쁘다. 나도 갈거야!
집에 오는 길에 본 타진 요리 현장.
전통식으로 저렇게 하나씩 요리를 하면 30분도 넘게 걸린다고 한다.
현지인들이 가는 식당인 것 같았는데,
더워서 입맛이 없으니 패스.
집에 돌아와서는 음료수를 마시고, 밥을 해먹고 일찍 잤다.
이 무더운 곳에서 에어컨 나오는 침실은 구원이다.
마라케시는 이걸로 끝!
'세계일주 > 유럽+모로코(2017. 4. 30 - 7. 31)'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계일주 D+68]에사우이라(3) 그리고 모로코 마무리 (0) | 2017.07.07 |
---|---|
[세계일주 D+67]비린내, 고양이, 커피. 에사우이라(2) (4) | 2017.07.06 |
[세계일주 D+66]붉은 대서양, 에사우이라(1) (0) | 2017.07.05 |
[세계일주 D+65]이브 생로랑? 마라케시(1) (0) | 2017.07.05 |
[세계일주 D+62]사막에서 하룻밤, 하실라비드(2) (2) | 2017.07.02 |
[세계일주 D+61]어서와, 사하라는 처음이지? 하실라비드(1) (0) | 2017.07.02 |
- Total
- Today
- Yesterday
- 중남미
- Algorithm
- Python
- 파이썬
- 자바
- 유럽
- 스트림
- 여행
- 세모
- 알고리즘
- BOJ
- java
- 세계여행
- RX100M5
- a6000
- Backjoon
- 유럽여행
- 백준
- 리스트
- 야경
- 동적계획법
- 면접 준비
- 남미
- 지지
- 맛집
- 기술면접
- 세계일주
- 스프링
- 칼이사
- spring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