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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 14일 수요일.


오후에 체크인을 한 후 강행군에 지친 우리는 바로 낮잠을 잤다.


일어나니 벌써 저녁 시간.


지난 달에 마드리드에서 결국 먹지 못했던 빠에야를 찾아 나섰다.


이번엔 깝치지 말고 도심 관광지 근처에서 먹자.



높이 알아본 음식점 중 그리 크지 않은 곳으로 들어가


빠에야와 함께 샹그리아를 주문했다.


소량이라도 알코올이 들어오니 기쁘다.


아무곳에서나 술을 사먹는 날을 얼마나 기다렸던가.



오렌지와 얼음이 들어있던 샹그리아는 달콤하니 식전주로 좋은 선택이었다.


사람에 따라 능글거린다고 느껴질 정도로 유쾌한 에스파냐 사람들.


모로코의 친절함과는 다른 느낌의 기분좋음이다.


순수해진 간세포에 에틸 알코올 고문을 가하며 대화를 하다 보니


빠에야가 나온다.



사진에 많이들 나오는 것처럼 빠에야 전용 큰 팬에 요리를 가지고 와서는


각각 그릇에 담아준다.


사실 이 부분은 그냥줄까 담아줄까? 에서 높이 예스를 외치는 바람에 일어난


참사이지만 그냥 넘어간다.


나중에 만들어먹으면서도 느꼈지만, 빠에야는 볶음밥에 비해 조리시간이 길수밖에


없다. 리조또와 볶음밥의 중간정도 되는 요리이다 보니.


해서 주문하자마자 빠에야가 나오는 곳은 미리 조리된 것을 담아주는 식당이라고


하니, 식당을 정할때 참고하시길.



맛이야 뭐 말할것도 없다.


한국인 입맛에 이 이상으로 딱 맞기도 쉽지 않을거다.


그런데 그렇다고 이걸 먹으러 에스파냐까지 올 필요는 없고..


조리시간이 길고 좋은 재료를 사용해 가격이 비싼것 치고는 특별한 맛이 없다.


조금 더 박하게 말하자면, 


라면스프가 많이 들어간 덜 매운 해물라볶이 국물에 밥 볶은 맛이라고 할까.


물론 사프란 특유의 향이 음식을 완성한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정작 내가 사프란만의 향을 모른다(...) 구분해서 먹어본 적이 없어서.


아무튼, 사먹는 빠에야는 이 집이 마지막이었다.


아, 혹시나 해서 위치가 궁금하실 분들을 위해!



저녁식사는 총 28.4유로가 나왔다. 모로코에 비해 치솟은 물가이지만


음식이 친절하고 사장님이 맛있어 기분이 좋은 곳이다. 추천!



저녁식사를 생각보다 제대로 챙겨먹어 힘이 난 우리는 근처 관광지를


한 두 군데 돌아보기로 한다.


마드리드에 갔을 때보다 해가 더 길어져 7시 정도까진 대낮이다.


처음 들른 곳은 식당에서 가까운 바르셀로나 대성당.


무려 기원후 4세기부터 성당이 자리 했던 이 터엔


다사다난한 역사를 거쳐 15세기에 이르러서야 지금의 대성당이 세워졌다.


중앙 첨탑의 높이가 70미터에 달하는 반면, 앞의 광장은 그다지 넓지 않아


밸런스가 잘 맞지 않는것처럼 보인다.


무료입장이지만 저녁이라 문을 닫아 내일 다시 와보기로 하고.



바르셀로나 대성당 주변은 중세 바르셀로나의 중심지역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역사적으로 중요한 상점이나 당시 고딕양식의 건물이 많이 남아있어,


모두를 한데 묶어 고딕지구라 이름붙여 관리하는 모양이다.



이런 골목골목을 헤매는 재미가 있다.


매우 더운 낮에 오면 짜증이 절로 솟아나는 좁은 길이지만


해가 기우는 시간엔 관광객도, 상점들도 줄어들어 쾌적하다.


여전히 습하지만 그런대로 살만한 저녁길을 요리조리 걸어본다.




어차피 내일 다시 올 곳이라 생각하고 사진을 별로 찍지 않았다.


이리 기웃 저리 기웃 거리다 바르셀로나에서 먹을 식료품을 구입하고 나니


이제 진짜 밤.


집에 가는 길에 있는 가우디의 건축물 중 몇 개를 보고 돌아가기로 한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 카사 바트요 부터.


낮에 보면 오색찬란한 이 건물은 바다를 모티브로 지었다고 한다.


그 와중에 뼈처럼 보이는 구조물이 많아 뼈로 만든 건물이라고 불리기도 한다고.



과연 가우디군 싶은 생각이 들 만큼 독창적인 건물 디자인이다.


곡선과 원과 독특한 타일배치.


또 이 과격한 해체와 재배치라는 건축 양식과는 다르게 의외로 골수 가톨릭 교도였다는 가우디.


여러 반전매력 덕에 읽으면 읽을수록 재미있는 사람이다.



사실은 그 부분이 중요한데, 일견 자유분방해 보이기만 하는 건축물 안에


가우디 특유의 치밀한 논리가 일관되게 적용되어 있다고 한다.


하긴 단순히 눈에 띄는 건축물이라는 이유만으로 여태까지 에스파냐를 먹여살리고


있지는 않겠지.


말 그대로 아직 먹여살린다고 할 정도로 입장료는 매우 비싸다. 20유로가 넘었음.


아니 루브르보다 비싸...? 저 그냥 밖에만 볼게요.



아름다운 바르셀로나의 밤.


주황색 가로등 아래 사람뿐 아니라 지나가는 자동차까지도 매력적으로 보인다.




큰 길을 따라 조금 더 올라가면 오늘의 두번째이자 마지막 건축물,


카사 밀라가 있다. 입장료는 역시 20유로 위쪽.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제외하고는 안들어가기로 이미 결정을 해놔서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았다. 돈없는 여행자는 한 곳만 파야지.


입장료를 알기 전에 내부 사진만 보면 굉장히 가고싶게 생긴 곳이다.


밖에서 보는 풍경과는 다른 실내를 가진 건축물인듯 해서.



겉모습은 마찬가지로 바다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


아마도 야간 입장이 가능한지 입구에 사람이 모여있었다.


그렇게 집에 들어가서 자고,


다음 날.


2017년 6월 15일 목요일.


전날 저녁 사진이 너무 부실해 글을 잇는다. 이번엔 지중해를 구경하러 가기로 했다.


바르셀로네타 해변으로.



늦잠을 자고 나온탓에 한낮이라 매우 덥다.



드디어 도착한 지중해!


해가 아프도록 쨍하다.



바다는 뭐 그냥 바다.


제주도 바다에 비해 그렇게 많이 아름다운가? 싶은 정도의 아름다움.



해변에는 수영복을 아래쪽만 입은 언니들이 많이 있어서


카메라 둘 곳을 찾지를 못했다.


찍어봐야 어디 올리지도 못할거고, 괜히 변태로 찍힐까봐



깡생수 드링킹.


해변 사진은 그냥 안찍기로 하고 카메라는 넣어버림 ㅋㅋ


이런 말 하는게 적절치 않을수 있는데 몸 좋은 형님들이 매우 많다.


눈호강 제대로 했음..ㅋㅋㅋㅋ


그런데 그에 대응할만한 언니가 보이지 않아서 형님들 육체만 많이 봄.



그래도 해변가 스카이라인? 이 깨끗한 부분이 마음에 든다.


어느정도로 깨끗하냐면 한 부분만 제외하고는 카페조차 찾을 수 없음(...)



사람이 너무 많고 바다가 생각보다 별로라 수영은 안하고


발만 담그고 수평선만 실컷 봤다.


바르셀로나까지 와서 지중해가 별로라 발만 담그다니. 나도 많이 컸다.



해변을 벗어나 다시 고딕지구로 옮아간다.


미치도록 덥다, 더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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