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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 18일 일요일.


어제는 놀라운 헛발질로 개고생을 했다.


요약하면 버스시간을 12시간 착각해 하루종일 터미널에서 멍때림.


와이파이도 제대로 안되고,


에어컨도 잘 안틀어주는 터미널에서 멍때리는 것은


공항 노숙에 비할 바가 아니다.



그래도 덕분에 터미널 근처 개선문 구경함.



끔찍했던 공간.



그와중에 미드 보며 잔인한 장면에서 얼굴을 가리는 높.


여러모로 잊지 못할 하루였다.


그렇게 버스표+숙소 하루를 날리고 아침 일찍 도착한 아비뇽.


피곤한 몸을 쉬게할 새도 없이 잠깐 눈을 붙이고 밖으로 나왔다.


졸지에 1박 2일이 되어버린 아비뇽, 지금부터 시작.


아비뇽은 프랑스 남동부에 위치한 총인구 30만의 작은 도시이다.


14세기에 교황청이 위치했던 곳으로 유명하지만, 사실 별거 없다.


우리의 계획은 이 곳을 거점으로 고흐드와 아를을 다녀오는 것이었지만.....



조용하고 차분하고, 일요일이라 거리에 사람이 더 없는 아비뇽은


적어도 후덥지근 하지는 않아 걸을만 했다.



이게 사람 없어지기를 기다려서 찍은게 아니라 그냥 풍경.


아비뇽 교황청 근처에 가기 전에는 사람 만나기가 힘들다.


가끔 교회를 오가는 가족들만 지나고.



작은 마을이라 사람들도 여유가 있어 보인다.


하루종일 바르셀로나 터미널에서 개고생 했던 마음도 이쯤에서 녹아내림.


이것이 남프랑스인가...!



그래도 더운건 마찬가지라 느릿느릿 걷는다.




유럽 거리는 워낙 시끄러운 음악이 없는 데다,


맑은 날에 사람도 그리 많지 않으니 꼭 세트장을 구경하는 듯 하다.


음식점들이 모여있는 광장이 아니면 호객행위도 아예 없고.


역시 흠이라면 비싼 물가정도..


 


교황청으로 올라가는 길



디즈니 만화에 나올것 같은 할아버지가 사람도 없는데 혼자 연주 중이셨다.


한 번도 거리의 음악가에게 돈을 준 적이 없는 인색한 우리이지만,



그 인색함을 조금이라도 벌충하고자 동전을 하나 드렸다.


그리고 잠시 우리만의 공연.



좁은 길을 걸어올라가면 아비뇽 교황청이 나온다.


14세기의 교회 분열기간 동안 짧게 사용되었던 건물.


이 당시의 교황은 전부 프랑스인이었다고 하니, 교황청 정도는 지어줄 만도 하다.


아비뇽 유수부터 서방 분열에 이르는 역사는 어릴적에 읽은게 전부.


지금 다시 자료를 봐도 등장하는 이름이 너무 많아 어지럽다.


결과적으로 교황 선출을 정치에서 분리하게 되었다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포인트.




교황청 앞에는 작은 음식점들이 늘어서 있다.


조용히 커피나 와인 한잔 마시면서 건축물을 느끼는 것도 좋겠다.




그 옆으로는 교황이 거주하던 궁전이 있고, 뒤로는 대성당이 있다.


입장료를 얼마간 내고 들어가 보고 싶었으나, 우리는 아를을 택했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 가끔 관광객만 다닌다.



광장을 벗어나 조금 걸으면 성 베네제 다리가 나온다.


흔히 아비뇽 다리라고 불리는 이 다리 앞에는, 아주 작은 라벤더 밭이 있었다.


고흐드의 라벤더를 눈물로 포기한 높은 아쉬운대로 여기서라도 사진을.



살아있는(?) 라벤더를 처음 봤다.



요즘은 많이들 아는 사실이지만, 프랑스의 아비뇽과 피카소의 <아비뇽의 여인들>


은 아무 관계가 없다. 그 아비뇽은 에스파냐에 있단다.


이 아비뇽 다리는 론강의 홍수에 의해 파괴되었다고 한다.


여러번 파괴되고 복구하다가 포기해 버렸다고.


20개가 넘는 교각 중 4개만 남은 지금, 사연있어보이는 다리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아비뇽 시내를 가로지르다 만난 회전목마.


주변에 다른 놀이기구는 아무것도 없고 이것만 덜렁 있다.


아이들의 핫플레이스.


아비뇽을 살짝 돌아보았으니 이제 진짜 목적지 아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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