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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뇽에서 아를은 기차 기준 40분 정도 떨어져 있다.



온통 낙서가 되어있는 유럽 기차들과 달리, 이 곳의 기차들은 상태가 좋다.


티켓 가격은 학생할인을 받아 둘이 왕복 28.5유로.


대중교통 치고는 비싼 감이 있으나 입장료다 생각하고 지불하면 마음이 편하다.



이제 막 비수기가 끝나가는 참이라 아직 손님은 우리 둘 뿐.


기차의 장점은 교통체증이 없고 흐르는 풍경을 잔뜩 볼 수 있다는 데 있다.


아, 물론 이탈리아나 그리스의 기차는 연착이 보너스.



기차에 앉아 에어컨 바람을 쐬고 있다 보면 금방 도착한다.


오후 네 시 이지만 아직 한창 타오르고 있는 태양.



고흐의 흔적을 따라 마을을 산책하기 시작한다.



먼저 기차역 근처의 스팟.


아를 곳곳엔 위의 사진처럼 고흐의 그림이 그려진 장소를 가리키는 팻말이 있다.



최대한 구도와 비슷하게 찍어봄.


작은 도시 아비뇽보다 더더욱 작은 마을 아를은 인구가 5만여명에 불과하다.


덕분에 개발에서 벗어나 있어 당분간 이 풍경은 보존될 것 같다.



마을 곳곳 바닥엔 위 사진과 같은 길안내 표지가 박혀 있고,


고흐의 그림이 그려진 곳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하지만 보기보다 방향이 정확하지 않아 참고용으로만 쓰는 것이 좋음.




오히려 마을 초입에 있는 이 지도와 노란색 번호표를 참고해


길을 찾는 것이 빠르다.


고흐의 그림을 따라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는 코스가 그려져 있다.



로마 시대 번성했던 아를의 흔적.


고흐의 그림 외에도 원형경기장 등 로마제국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다.


그림 포인트만 골라 아를을 천천히 돌아보는 데는 세 시간이면 충분하다.


우리처럼 일정이 꼬였다 싶으면 당일치기로 합리적인 선택.



일요일이라 거의 모든 가게가 문을 닫았다.


식당에 들어갈 여유자금 까지는 없는 우리는 마트에서 빵을 사서 때움.


바닷가가 아니라서 너무 덥다 싶으면 그늘로 숨으면 체력이 금방 회복되는 날씨다.




역시 고흐가 그렸던 원형경기장.


정확하게는 외부가 아니라 내부의 모습을 그렸지만,


그 내부를 확인하러 굳이 들어갈 필요는 없다.


콜로세움은 로마에서 보는걸로 하고.



콜로세움 주변의 카페들도 문을 다 닫고 있다.


반고흐 카페 주변의 식당가를 제외하고는 커피 한 잔 얻어마실 곳이 없다.



근처 언덕?으로 아를의 전경을 보러 간다.




내 숨소리만 크게 들리는 아를의 골목길.


여기 사는 어린 애들은 적잖이 심심하겠다 싶다.


아비뇽에도 있는 회전목마 하나 없으니.


하긴 나도 초등학교 입학 전에는 시골 구석에 박혀서 살았었다.


심심했는지 어땠는지는 별로 기억 안나지만.



친절하게 경관 구경에 도움이 되는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올라와서 보니 한눈에 다 보인다.


여기도 나름 전망대인 것 같은데 사람 하나 없었다.


이쯤 되니 반고흐는 한국에서만 인기가 있는 화가인가 착각이 들 정도.



자두? 토마토? 유럽은 과일과 과일주스가 매우 저렴하다.


그러다 보니 내가 섭취하는 당분의 대부분을 과일과 주스에서 얻는 듯.


그 물가 비싸다는 프랑스에서도 과일과 주스는 쌌다.



다음 그림 장소.


여기는 표지판은 없고 앞서 본 지도에만 표시되어 있다.


(출처: http://www.aaronartprints.org/vangogh-theoldmill.php)


요 그림의 배경이라고 한다.


내가 보기에 그림이랑 별로 닮지 않아서인지, 찾는데 오래 걸렸다.



골목에서 만난 사람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고양이.


그냥 렌즈만 갖다 댔을 뿐인데 바로 내려와 내 다리에 냄새를 뭍인다.


흐앍 고양이 사랑해요.



그리고 그 유명한 반고흐 카페.


하지만 이 곳은 두 가지 이유로 손님이 없다고 한다.


첫 째는, 카페 안에선 당연하게도 이 카페 전체가 보이지 않는다.


고흐의 그림과 같은 구도를 감상하려면 근처의 다른 곳에서 먹어야 한다.


둘째는, 이 곳의 음식과 서비스가 끔찍하다고 소문이 나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돈이 없으므로 쿨하게 지나침.


조금 더 지나서 저녁무렵에 다시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한창 여름이라


해가 늦게 지는 바람에 기차 시간에 걸려 불가능했다.



이후에는 근처 공원에 가서 한 한시간 쉬었다.


어딜가도 숲이 있는 유럽에선 여유부리기도 좋다.


한 시간 동안 쉰 이유는 해질 무렵의 론강의 풍경을 보고싶어서.


그 지역 아이들이 자기들끼리 웃고 떠드는 모습을 보다가


모기때문에 자리를 옮겼다.



공원에도 하나 있는 고흐의 그림 풍경.




그리고 다시 기차역이 있는 론강 쪽으로 오면 유명한 그림의 배경이 하나 더 있다



이부분은 어느 방송에서도 나왔던 것 같은데.



조용히 흐르는 론강 옆을 산책했다.


사람은 거의 없고 갈매기가 대부분이라 똥을 조심해야 했지만.


굳이 구분하자면 빈센트 반 고흐는 좋아하는 화가 축에 속하는 사람이라


흥미롭게 잘 돌아다녔다.



그리고 마지막.


실물로 두 번이나 만났던 별이 빛나는 밤.


하지만 이 그림이 붙어있는 쪽은 그림이 그려진 곳의 반대쪽이다.


그림엔 버젓이 북두칠성이 그려져 있는데 표지판은 남쪽을 향하고 있음.


마케팅 차원에서 시내와 가까운 곳에 그림을 붙여둔 모양이다.


밤에 와서 이 풍경을 보려면 강 건너편으로 가야할 듯.



우리가 아홉시 넘어서까지 기다렸지만 해는 저만큼만 넘어갔다.


하늘이 완전히 어두워지려면 열한시는 되어야 할 듯하다.


니스에서도 느꼈지만 남부 프랑스는 대중교통 보다는 차를 렌트해서 다니는 편이


좋은 풍경을 많이 볼 수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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