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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 22일, 목요일.


이탈리아 기차는 한 시간 넘게 연착된 후 밤 늦게 베네치아에 도착했다.



다행히 숙소가 기차역 근처였기 때문에 짐을 풀고 쉼.


젊은 중국인 부부가 운영하는 에어비앤비 숙소였는데,


방도 깨끗하고 무엇보다 매일 준비해 주시는 아침이 훌륭하다.


혹시 필요한 분들을 위해 링크만:


https://www.airbnb.co.kr/rooms/14723841


여행자 물가가 심각하게 비싼 이탈리아를, 그것도 성수기에 통과하려다 보니


이래저래 돈이 엄청나게 들어간다.


아무튼 챙겨주시는 아침을 먹고 집 앞에서 베네치아 시티 패스를 구입.



베네치아의 모든 교통수단을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는 교통권이다.


유효기간 하루짜리로, 두 명이 합쳐 40유로.


배를 타고 구경을 다닐 계획이라면 이 카드를 구입하는 것이 제일 싸게 먹힌다.


다만, 관리를 잘 해야하는 것이 성수기엔 특히나 체크를 자주 한다고 한다.


실제로 타고 가던 중에 무임승차 걸리는 풍경을 봐서..



아무튼 숙소에서 버스를 타고 10분여를 이동하면 바로 이런 수로가 펼쳐진다.


사진으로 보기엔 그럴듯해 보이지만, 처음 도착해서 관광을 위해 무라노 가는


배를 기다리다 보면 시작부터 지치고 힘이 빠진다.


이후로도 몇 번 언급하겠지만, 관광을 온 백인들은 도무지 줄을 설 줄 모른다.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새치기를 하는데, 가족단위로 줄에 끼어든다.


아, 백인들만이라고 할 수는 없는게,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한국 가족도


당당하게 맨 앞으로 껴들더라.


그걸 또 보고있는 사람들은 서로 눈치만 보고 쿨하게 넘어가줌.


문제는 나는 또 그걸 그냥 넘어가질 못하는 편이다. 


한 번은 무라노에서 부라노로 넘어가는 배에서 하도 새치기가 심하길래


당당하게 껴드는 부부 앞으로 밀고 들어가 뒤의 사람들이 배에 탈 때까지


기다렸다 탄 적이 있는데,


황당하게도 그 나이많은 아줌마가 유창한 영국 억양으로 인종차별적 발언을


욕을 섞어서 내뱉는 것이 아닌가.


대충 요약하면 뻑킹 중국새끼들은 전부 건방지고 예의가 없다는 식.


너무 어이가 없어서 쓰고있던 선글라스를 벗고 그 아줌마를 계속 쳐다봤다.


한 마디만 더 하면 나도 온갖 욕을 쏟아낼 작정으로.


그렇게 한참을 보고 있다 몇 번 눈이 마주치고 나니 주눅이 들었는지


'모든' 중국인들을 '어떤'중국인으로 바꿔서 남편에게 조용히 말을 한다.


그 졸렬함에 웃음을 참지 못하고 웃고 난 다음, 그 아줌마를 더이상 신경쓰지


않았다. 미친여자가 여행을 망치게 둘 수는 없지.


아무튼 유난히 이탈리아에서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 하다. 미친 아줌마들이


유난히 이탈리아를 좋아하는 것 같지는 않고, 이건 정부 차원에서 관광지 관리를


똑바로 못하는 것이다.


아무튼, 여름엔 베네치아 근처도 가지 마세요.. 암걸립니다.


추가로 베네치아의 수로는 그 자체가 시민들의 하수도이기 때문에


단어 그대로 똥물에 냄새도 나요... 이런곳인 줄 알았으면 난 안왔음.



아무튼 새치기에 성공한 조선 가족들과 우리를 태우고 수상버스는 무라노로 간다.



새치기 하는 것에 대해 높과 한두마디 언급을 한 후 그 감정들을 똥물에 던져버리고


다시 도시를 보니, 그런대로 아름답다.


건물 아래의 초록색 물은 무시하기로 하자.



베네치아의 건축방식은 상당히 독특한데,


진흙 무더기의 섬에 모래를 부어 개간하는 것이 아닌, 물속에 나무 기둥을


박아 기초공사를 하는 식이다.


(출처: http://www.ancient-origins.net/ancient-places-europe/construction-venice-floating-city-001750)


예를 들면 위 사진과 같은 방식.


물에 박아 공기와 접촉을 차단시킨 나무는 상대적으로 오랜 시간을 버틴다고 한다.


그러니까 요약하자면, 동남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수상가옥을 대규모로 만든 마을.


그러다 보니 길이 좁고 험해서 자동차가 다니지 못해 엔진소리에서 자유롭다.


몰려드는 관광객과 미친듯한 물가로 많은 인원이 신시가지로 빠져나가고는 있지만..



이른시간이지만 덥다. 덥다. 더워.



처음 도착한 섬은 유리공예로 유명한 무라노다.


무역의 중심지이자 유리공예의 성지라고도 불리는 무라노.


세공기술의 유출을 막기 위해 본섬에서 이주당한 기술자들에서 시작된


천 년 유리세공의 명맥.


그러나 하도 줄이 길고 날이 더워 공장이나 박물관은 들어가지 않았다.


사실 어딜가도 사람이라 빨리 집에 가고싶었음.



그래도, 돌아다니면서 보이는 유리 세공품들이 아기자기하니 예쁘다.


가격도 다른 기념품에 비해 그렇게 비싼것 같지 않고.


아, 그리고 베네치아에서는 소매치기를 진짜 조심해야 한다.


길이 좁고 사람이 가득해 덥고 땀냄새 나는 골목에서 인파에 비벼지다 보면


사람들이 내 몸 어디에 닿고 있는지 헷갈리는 수준일 때가 있으니.


로마와 더불어 소매치기가 극성을 부린다는 소문.


그렇다고 복대를 차고 다니고 싶지는 않다. 나 관광객이오 하고 광고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충분히 조심하고 다닌 덕에 이 글을 쓰는 현재(7월 17일) 기준까지는


아직 물건이나 돈이 털린 적이 없다.



초록 문에 빨간 우체통.


한국 시골에서 많이 보던 색조합을 여기서 뵙다니.



귀여운 세공품들.


이러니 저러니 해도 마라케시 다음으로 사고싶은 것들이 많은 곳이었다, 베네치아는.


바로 한국으로 돌아가는 일정이라면 이것저것 샀을텐데.



섬 중심쯤에 있는 유리 장식품.



무라노 섬의 시계탑.



길가 쪽으로 문을 열고 작업중인 세공장인도 있다.



사람들과 얌전히 배를 기다리는 멍멍이.


커다란 강아지들이 배를 타고 주인 가랑이 사이에서 얌전히 누워있는 것을 보면


안쓰러우면서도 사랑이 샘솟는다. 귀여운 것들.


그리고 여기쯤에서 아까 언급한 미친여자의 습격이 있었다.



그리고 도착한 부라노 섬.


레이스 장식기술이 유명한 섬이자, 아이유 뮤비에도 나온 섬이란다.


섬에 들어가는 길에 판매되고 있는 카니발 용 가면들.





요 작은 가면들은 또 가격대가 괜찮다.



티비에서 자주 보던거라 별 감흥 없을 줄 알았는데 실물로 보니


사진으로는 다 담을 수 없는 오묘함이 있다. 은은한 반짝임도 그렇고.



부라노 섬은 4 개의 작은 섬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각의 섬이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요런 다리.


사실 나는 다니면서 저 똥물들이 너무 거슬려서... 얼른 지나갔다.



좁을 수로를 사이에 두고 늘어선 알록달록한 집들.


산토리니나 쉐프샤우엔처럼 통일된 색도 좋지만 이런 배치도 예쁠 수 있구나.



우선 섬을 한바퀴 천천히 돌아본다.




드라마 혹은 광고 속에만 있을것 같은 집들에 버젓이 사람들이 살고있다.


원색의 벽에 하얀 틀로 포인트를 주고 같은 색의 꽃을 배치해 놓은 주인의 감각이 인상깊다.



기념품 가게인가? 볼때는 몰랐는데 사진으로 보니 난잡하군.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전부 다 더워서 어쩔 줄을 몰라한다.


나도 여행을 하면서 이 날 가장 땀을 많이 흘린 것 같다.


운동을 한 것도 아닌데 옷에서 냄새가 날 정도로 땀이 난 건 처음.



거리에 사는 사람들끼리 색을 약속하고 칠하는 걸까?


밝은 톤으로 칠해졌는데도 건물끼리 싸우는 느낌은 없다.



더운날엔 좀처럼 안꺼내지는 세모와 지지.



골목에 숨어 잠시 더위를 피해봐도 어림없다.




더운 날 물가에는 당연히 어린애가 있다.


저 물 마셔도 괜찮은건가...? 싶지만 너도 나도 물병에 담아가며 먹는다.


아이 사진을 몰래 찍는 것 같아 기다렸지만 계속 물가에서 놀길래 그냥 찍음.



섬 입구쪽에 예쁜 건물들이 더 많다.


외벽을 새로 칠한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건물들.



그 중에서도 가장 인기있던 빨간 집과



요 파란 집.


보면 그냥 집인데도 꽃으로 분위기를 잘 만들어 낸다.


베네치아 사람들은 자부심이 그렇게 강하다던데,


마을에 대한 사랑도 대단한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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