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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 24일 토요일.


피사의 숙소는 인터넷이 되지 않았다.


느린 것이 아니라 아예 인터넷 자체가 없었음.


지난 번 베네치아 숙소에 이어 이번 피사 숙소,


그리고 이 후에 간 로마 숙소까지 로마에서 이 주 좀 안되게 있으면서


세 개의 숙소를 이용했으나 인터넷 상태가 좋은 곳은 없었다.


유난히 이탈리아는 인터넷, 와이파이에 인색하다.


인색한데다, 느려.


알고보니 유럽에서 인터넷이 최악인 국가란다.


이 말은 로마에 갔을 때 하려고 했으나, 나온 김에 이야기 하자면


직접 와본 이탈리아는 꽤나 못사는 나라처럼 보인다.


아주 심하게 표현하면 물려받은 유산으로 관광객이 먹여살리는 나라.


편협한 표현이라는 건 알지만, 관광객으로서 솔직히 그렇다.


이탈리아는, 아니 특히 베네치아나 로마는 굳이 또 방문하지 않을 듯.


그렇다고 사람들이 친절한 편인 것도 아니고..


그러니 이탈리아 사람들은 중국인 욕하면 안 된다.


아무튼 피사 숙소에 짐을 풀고 어제는 그냥 밥 해먹고 쉬었다.



에스파냐에서 사온 소스와 해산물 모둠, 각종 채소를 넣고 만들어 낸 빠에야.


물론 내가 하진 않았고, 높이 만들었다.


맛은? 파는 것보다 해산물 풍부하고 양 많다. 


직접 만들어 먹으면 가격은 1/3.


이 빠에야는 한동안 우리의 주식이 되었다.



거기에 만들어 먹는 데 맛들린 샹그리아까지 곁들이면,



말이 필요 없는 유럽의 맛이다.


외식은 적게 하고 구할 수 있는 식재료로 이것저것 따라하며 만들다 보니


(높의)요리 레벨이 엄청나게 올라갔다.



세모랑 지지,



디저트에는 내기에서 진 내가 쏜 레몬맛 젤라또.


혹시 이거 보이시면 꼭 드세요 매우 맛있어요! 2유로쯤 했던 것 같음.



이른 저녁을 먹었기에 후식은 냉동피자와 감자칩.


냉동피자 한 판에 2유로? 그리고 감자칩은 저 양이 1유로다.


나는 많이 먹는 축에 속하는 편인데도 먹다 남겨야 했음.



좋은 술안주다.


아쉬운 점을 굳이 하나 꼽자면, 와인이 맥주에 비해 너무 싸서


와인만 주구장창 마시게 된다는 것.


물론 술을 마시지 않는다는 선택지 따위는 없다.



그렇게 잘 먹고 잘 자고 오늘 아침.


작은 마을 피사는 피사의 사탑 주변을 제외하고는 한산하다.



토요일임이 믿기지 않는 한산함.


게다가 우리가 방문했을 때는 무슨 배로 하는 경기? 축제도 열렸는데


그래도 사람이 많이 없었다. 본게임은 내일이라 그런가.



작은 시가지를 가로질러 기차역으로 향한다.


오늘의 목적지는 친퀘 테레(Cinque Terre), 단어 그대로 다섯개의 땅이다.


이름은 생소할지 몰라도 사진에서 한 번쯤은 봤을법한 절벽 아래의 마을과 해안이 있는 곳.


결론부터 말하자면 단연코 이탈리아 여행 중 가장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기차역 앞 분수.


마을이 작아서 충분히 걸어다닐 수 있다.


친퀘테레 여행의 준비물은 라 스페찌아(La Spezia) 역으로 가는 왕복 기차티켓과


그 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친퀘테레 패스.


친퀘테레 패스에는 마을 사이를 이어주는 열차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권리와


기차역의 유료 와이파이에 엑세스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진다.


여기서도 꼼꼼히 유료 와이파이인 이탈리아....


아무튼 가격은 각각 처음 열차가 2인 30유로, 패스는 32유로.


친퀘테레 패스엔 학생할인이 없고, 처음 열차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우리는 가장 멀리 있는 마을인 몬테로소에서 시작해 거꾸로 되짚어 오는 경로를


택했다. 목적은 당연히 두 번째 마을 마나롤라의 야경.



잠깐 다른 생각을 하는 사이에 기차가 멈췄다.


다섯 개의 마을 중 가장 넓은 해변을 가지고 있는 휴양지.


바다와 해변을 좋아하는 백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라고 한다.



시원하게 펼쳐진 모래사장과 새파란 지중해.


이런 곳인 줄 미리 알았다면 나도 수영복을 챙겨왔을텐데.


깔맞춤 파라솔들 사이로 물놀이 하는 사람이 한가득 있다.




진 파랑의 파라솔이 예쁘다.


강한 햇살 아래선 금방 색이 바래버릴텐데, 하고 쓸데없는 걱정을 해본다.



아무렇지 않게 심겨진(?) 바위 하나도 갑자기 너무 아름다워 보인다.


물놀이가 너무 좋아...



바다를 충분히 봤으니 안쪽에 있는 마을로.



마을 쪽으로 가는 관광객은 해변에 있는 인구에 비해 보잘 것 없다.


실은 마을로 가는 것 말고도 트레킹 코스가 잘 개발되어 있기로도 유명한데,


기차로 이동하는 방법 말고도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동방법이라고 한다.


우리도 짧은구간 하나는 체험해보려 했으나,


저기 날씨 흐려보이죠? 미치도록 더웠어요.



짧은 터널을 지나면 꽃으로 둘러싸인 아담한 마을이 나온다.


왼쪽의 선글라스 형님은 소심한 호객행위 중.


관광객이 대부분인 마을인데 의외로 호객행위가 거의 없는 수준이다.


돈 맛을 봤어도 시골은 시골이라는 건가..



작은 성당에서 더위좀 식히고,



마을 내부를 돌아보지만 작고 아기자기하다는 것 외엔 딱히 찍을게 없다.


그렇다고 별로라는 얘기는 아니고. 천천히 산책하다 보면 어느새 마을이 끝나있다.



더워... 더워!!!


더운데다가 하늘은 찌뿌둥 해서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것 같다.


즉, 습도가 매우 높아 불쾌지수가 올라감..



하.. 죽겠어요.



마을 입구쪽에선 어린아이들이 운동회 비스무리 한 것을 온가족과 즐기고 있었다.


이 작은 곳에도 애들이 저 만큼이나 있구나.



이탈리아에서는 많이 못만난 길냥이들.


친퀘테레를 다니면서도 한 두마리 밖에 만나지 못했다.


그래도 만난 녀석들은 모조리 여유 터지는 아이들이라. 잠시 기분전환.



친퀘테레는 와인도 유명하고, 레몬도 유명하다고 한다.


해서 산지에서 사면 좀 싸려나 하고 봤더니, 레몬 1킬로에 7.5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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