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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하루종일 카메라 센서 청소하러 다니느라 사진도 일정도 딱히 없었다.


나름 유명하다는 백화점과 130번가, 그리고 대형마트에 가서 장을 보고 커피를 마신 정도.


카메라를 맡겨놓고 다녔기 때문에 사진도 거의 남아있지 않다.


그래서 오늘은 아침 일찍부터 집을 나섰다.


아침밥을 배터지게 먹고 집을 나선 시각이 대략 9시 30분.


집근처에 있는 앙가라 강가를 산책하는 것으로 시작.


어제는 조금 흐리고 비도 오던 하늘이 오늘은 맑게 개었다.


매일매일 봐도 파란하늘은 질리지 않는다.



앙가라 강가 난간에 걸린 자물쇠들.


사람 사는건 다 똑같이 로맨틱하다.


의외로 강가에 별게 없이 벌레만 가득했다.


예쁘긴 했지만 매일매일 한강을 보며 지낸 나로서는


오히려 프놈펜의 리버사이드가 그리울 정도였다.


장점이라면 물이 파랗고 깨끗해보이는 것 정도.



알렉산드로 어쩌구 써있던 동상.


하늘에 잘 어울려서 찍어보았다.


러시아 역사에 대해선 잘 모르고 사실 관심도 없지만


여행하며 틈틈히 정교회에 대해 공부는 하고있다.


건물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강가에 있는 교회.


하바롭스크나 블라디보스톡과는 또 미묘하게 다른 양식이다.


파란하늘에 벌레 수백마리가 귀찮게 하는 강가..


그만 걷고 바이칼로 가기로 한다.



가는길에 있는 이번엔 초록색 지붕의 성당.


아직 여행 9일차라서 그런가. 봐도봐도 좋다.



햇살 좋은 풀밭에서 강아지들이 낮잠을 즐기고 있다.


이르쿠츠크는 여러모로 조용하고 평온하다.


하바롭스크는 미드에서 보던 미국 해안가 도시와 닮았다면


이르쿠츠크는 유럽과 닮았다.


그래서 시베리아의 파리라는 별명이 있는 것이겠지.


강아지 서너마리의 낮잠을 누구도 방해하지 않는 여유가 있다.



하바롭스크에서 서쪽으로 꽤나 온 탓인지


건물들이 유럽풍으로 더 많이 변했다.


정교회 건물들도 그렇지만, 딱딱한듯 여유가 느껴지는 시베리아의 건축양식은


한 일주일정도 이르쿠츠크에 머무르고 싶게 만든다.


이런 느낌의 도시인 줄 알았다면 정말로 일주일은 머물렀을 테지만,


현실은 내일 떠나야 한다.



아침무렵의 공원. 찻길로 다가갔을때 나는 매연냄새만 빼면 깨끗하기 그지없다.



바이칼 호숫가에 있는 작은 마을 리스트비얀카로 가기 위해 중앙시장으로 가는 길이다.



조용하고, 호객행위도 없다.


가끔 호기심인지 선의인지 적의인지 알수 없는 눈빛만 나를 때린다.


리스트비얀카로 가는 버스는 중앙시장 옆 주차장에서 탈 수 있다.


30분 혹은 한 시간 간격으로 버스가 있는 것 같은데, 흥정도 뭣도 필요없이 앉으면 출발한다.


가격은 1인당 120루블. 소요시간은 한시간 조금 넘는 듯.



러시아 상남자의 폭풍 운전에 두통이 날 때쯤 도착한 리스트비얀카.


그 옆의 바이칼호수는 영상 18도의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얼어붙어있다.


처음엔 살얼음일까 했으나,



그딴거 없다.


몽골에서 영하 30도를 밑돌던 날씨에 보았던 강처럼 투명하게 얼어붙어 있지는 않으나,


내가 밟고 걷고 뛰어다녀고 괜찮을 정도의 두께로 얼어붙어 있다.


사진은 소풍나온 러시아 가족.


멀리 산 위에 덮인 눈과 얼음과 하얀 구름.


그리고 오른쪽에 또 나타난 먼지......................................


청소를 일상화 해야겠다. 도시에 매연때문인지 먼지가 적지 않은 듯.



높의 뒷모습. 시원시원하다, 바이칼호수.


사실 바이칼 호수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으로 알혼섬에 들어가는 방법이 있다.


거기서 며칠을 묵으며 바이칼 호수의 석양과 수평선과 마을의 삶 등을 볼 수도 있다고 하는데..


별로 호기심이 생기지 않아 이렇게 당일치기 투어로 만족하기로 했다.



세모와 지지. 표정이 귀엽다.



우유니 사막에 건기에 방문하면 이런 비슷한 모습일까?


빨리 남미로 가고싶다.


하늘빛을 즐기며 한동안 산책을 했다.


깨끗한 물이라 얼음을 먹어봐도 된다지만 나는 못믿어...



울퉁불퉁 얼어있는 얼음.


바삭바삭 밟고 다니는 재미가 있다.


저렇게 꽁꽁 얼어있는데도 정작 날씨는 따뜻해서


반팔에 바람막이만 입고도 걸어다닐 수 있다.


애매한 계절에 온 탓인지 사람도 거의 없고 대부분의 상점은 닫혀있었다.



얼음위에 앉은 세모와 지지. 뒷모습은 처음 공개지? 등짝을 보자...



바이칼의 명물이라는 민물생선 오물과 함께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들른 시장 입구에서 만난 고양이.


사람 손을 많이 탔는지 먼저 와서 비비고 냄새를 묻힌다.


내새끼들이 보고싶구나...



높 다음은 내차례다.



생선이고 나발이고 고양이가 최고시다.


예쁘게 생긴데다가 건강상태도 좋아보이고,


거기에 친근감까지 더해지니 바랄것이 없다.


잠시 함께 놀았다.



재래시장(?) 관광객 시장(?)인 바이칼 마켓.


파는것은 말린 오물과 훈제 오물, 그리고 몇 가지 기념품들.


살만한 기념품은 하나도 없지만,


러시아에 와서 처음으로 웃고있는 상인들을 만난 곳이다.


이것이 자본주의의 맛이다.



다시 고양이. 귀여워...



호버크래프트 시동거는 소리가 들리기에 잠깐 호숫가로 눈을 돌렸다.


얼어붙은 호수 위를 호버크래프트 타고 한시간정도 투어를 하나보다.


가격은 1인당 500루블. 당연히 근처도 안갔다.



비수기라 그런지 조용한 마을.


휴양지 느낌도 나고, 어째 러시아 사람보다 중국인이 더 많이 보인다.


이곳에만 살고 있다는 민물 물개를 만날 수 있는 자연사박물관이 있다고 들어서


꼭 보러가고 싶었지만,


갑자기 호기심이 사라져 그냥 밥이나 먹기로 했다.



오른쪽 아래 보이는 것이 말린 오물.


왼쪽에 있는 아이스박스 안에 훈제로 익힌 오물이 들어있다.


가격은 한 마리에 100루블.


시장이 보일 때부터 비린내가 진동을 한다.


비린내가 싫은 나같은 사람은 안가는 것을 추천.



시장 초입에는 돼지고기 샤슬릭과 닭고기 볶음밥(?)을 파는 작은 가게도 있다.


꼬치는 별로 크지도 않은게 하나에 250루블, 볶음밥같은 기름밥은 한 그릇에 150루블.


꼬치는 됐고 밥이랑 옆 케밥집 주인아저씨가 추천하는 네덜란드 맥주를 하나 사왔다.



그리고 벤치에 앉아 먹었다.


아침을 배부르게 먹은 탓인지,


비린내에 벌써 질려서 그런지 식욕이 없어 조금만 구입했다.


명물이라는 물고기를 한마리씩 먹을까 했으나,


안먹기를 정말 잘했다.



잊을만하면 세모와 지지.


잊지않고 주머니에서 꺼내 사진을 찍는 것도 쉬운일은 아니다.


혹시 오물때문에 이 곳에 방문하려는 분이 있을까봐 솔직히 말하자면,


굳이 먹어보지 않아도 된다.


왜냐하면, 맛이 없다. 그냥 훈제로 익힌 조기류의 물고기 맛이다.


생선을 그다지 싫어하지 않는 나로서도 두번은 먹고싶지 않을 정도였다.


그냥 '아, 바이칼 명물이라는 물고기, 나도 한번 먹어는 봤지.' 정도의 말을 하기 위해


숙제처럼 먹는 느낌이었다.


이걸 왜 다들 맛있다고 하는것일까...


맥주>>>>>>>>>>>>>>기름밥>오물


정도의 맛이었다.



앉아서 밥먹던 벤치 앞에 그려진 민물 물개.


자연사 박물관 갈필요 없이 여기서 언제든 만날 수 있다.



다시 드라이버 아저씨에게 몸을 맡겨 돌아온 이르쿠츠크.


시내를 다니는 4번 트램을 타고 내가 가장 보고싶었던 카잔성당으로 향한다.


트램 요금은 한 사람당 15루블.


얼마나 멀리 가는지는 요금과 무관하다.


문이 열리면 타서 자리에 앉아있으면 영수증 기계를 든 분이 와서 요금을 받아간다.



트램에서 내려 가는길에 있는 우물(?)


물이 실제로 나오길래 신기해서 찍어봤다.



이르쿠츠크 지역의 전통 가옥.


시내에서도 외곽에서도 이와 같은 모양의 창문을 많이 볼 수 있는데,


나무로 만든 이중창이라고 한다.


시베리아의 겨울을 나무로 된 이중창으로 견딘다니.


다른걸 떠나서 목조로 이루어진 창문이 예쁘다.


오래된 건물들은 위험하기 때문에 주정부 차원에서 점점 없애는 추세라고 한다.



집의 겉모습은 이렇게 생겼다.



조금 더 걸어 도착한 카잔성당의 옆모습.


멀리 이 모습이 보일 때부터 이미 행복하다.



성당 마당에 있는 성모상과 천사와 (아마도)사도들의 동상.


어렴풋이 사자가 마태를 상징한다고 봤던것도 같다.



성당 정문에 있는 천사상.


황금색 후광? 헤일로? 에 황금색 검을 든 모습이


영락없는 천사장 미카엘이다.



간지폭풍 미카엘 형님과 카잔성당.



그 옆으로는 아마도 천사서열 2위 가브리엘.


카릴문자를 더듬더듬 읽어보지 않아도 가브리엘이 확실하다.



경내는 이렇게 황금빛을 내는 물건이 많이 있다.


전체적으로 유지 및 보수가 굉장히 잘되어있다는 느낌을 주는데,



오늘도 저 두분을 비롯한 서너명의 인원이 페인트를 다시 바르고 청소를 하고 있었다.



두 천사상과 성당 입구.


내부에 사진을 찍지 말라는 표시는 없었지만


눈치껏 찍지 않았다.


계속해서 성가 같은 음악이 흘러나오는 내부는


아기자기한 겉모습과 비교했을때 웅장했다.


한참을 둘러보고 나왔다.



정면에서 본 카잔성당의 모습.


여기 정말 오기를 잘했다.



세로샷.


이 건물이 마음에 들어서 30분 가까이를 그 앞에서 보낸듯 하다.


흔히 교회의 건축양식은 그들이 원하는 신의 이미지를 담고 있다고 한다.


로마네스크 양식에서 시작해 고딕, 르네상스와 그 이후의 양식까지


신의 인상은 같이 변해왔다.


 건축양식이 담고 싶은 신은 어떤 모습일까.


다시 시내로 돌아와 유명하다는 커피가게에 가기로 했다.


직원분이 영어를 잘해서 즐겁게 커피를 마셨다.



가게 내부. 안쪽에 공간이 더 있지만 감안해도 큰 편은 아니다.



메뉴판.


이제는 저 문자가 제법 읽힌다.



커피는 아메리카노 라지 사이즈를 먹었다.


커피맛은 괜찮았는데,


이상하게 러시아에서 아이스 커피를 시키면


따뜻한 아메리카노에 얼음 몇개를 띄워서 가져다 준다.


당연히 얼음을 확인도 하기전에 다 녹아서


그냥 식은 커피를 마시게 되는데...


게다가 아이스 라떼를 시키면 몇번이나 되묻는다.


원래 라뗴는 얼음을 넣어서 먹지 않는데 우리더러 취향이 흥미롭단다.


아 그렇군요....


그냥 다음부턴 따뜻한거 마실게요.


높이 시킨 라떼에 망고시럽과 말린망고를 넣어서?! 먹으니 맛이 괜찮다.


디저트도 그냥 먹을만은 함.



유럽풍의 도시와 길.


하바롭스크에 비해 도로 폭은 좁다.



아기자기한 건물들.


실제로 파리를 다녀온 사람들은


이렇게 깨끗한 파리가 어디있냐고 반응한다던데..


직접 파리를 가보고 다시 생각 해봐야겠다.



하루에 22,000걸음을 넘게 걸으며 수도없이 마주친 사거리의 벽화.



그리고 다시 장을 보기위해 중앙시장으로 향한다.



저녁으로는 호스트 올렉이 준비해 준 스파클링 와인과


시장 및 마트에서 장을 봐서 직접 요리한


베이컨 토마토 파스타와 목살 스테이크, 그리고 피클이다.


스파클링 와인이 도수가 8도나 되어서인지


한병을 다 마시고나니 눈이 감겨온다.


다시한번 러시아 츤데레에게 감사를...


내일은 오후 3시 기차로 다음도시 노보시비르스크로 가야 한다.


중앙시장과 130번가의 사진들은 일부러 올리지 않았다.


그다지 인상이 깊지 않았으니.


내일 움직일 짐을 슬슬 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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