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8월 21일, 월요일. 에페소스는 반드시 가야하는 곳이다. 이보다 생생하게 로마인을 상상해 본 도시가 없다. 이게 오래된 도시의 흔적을 돌며 내가 내내 떠올린 말이다. 그리고 이 곳을 방문하는 대부분의 사람이 나와 같은 감정을 느끼리라 확신한다. 사진도 엄청 찍었는데, 글을 쪼개기가 애매해 60장의 사진을 이 글 하나에 올리기로. 셀축-에페소스 돌무쉬는 터미널에서 탈 수 있다(3리라). 입장료는 무려 40리라에 학생할인같은 건 없음. 파묵칼레에서의 성공을 발판삼아 오늘도 아침일찍 방문했다. 시원하고 사람도 적고, 입구 화장실엔 고양이 떼가 출몰! 이따 다시 나오겠지만 공원 관리인? 직원? 쯤 되는 사람이 밥을 챙겨주는 듯 했다. 결코 사람을 경계하지 않는 무서운 고양이떼. 남이섬에 온 듯한 길..
2017년 8월 19일, 토요일. 데니즐리에서 파묵칼레로 가는 돌무쉬는 버스 터미널에서 자주 있다. 요금은 편도 4리라에서 3.5리라 사이로, 차마다 조금씩 다른듯 하다. 우리는 갈 때 4리라, 올 땐 3.5리라를 각각 내고 왔다. 괴레메의 버섯바위와 함께 터키 하면 떠오르는 풍경, 파묵칼레. 더워지기 전에 구경을 마치려고 아침일찍 다녀왔다. 시원하고 줄도 짧아 금방 입장할 수 있었음. 점심시간이 가까워지면 인원이 이 정도로 늘어난다. 거기에 티켓 창구는 두 개 뿐이라 줄도 겁나 길게 서야함. 파묵칼레 언덕 아래에는 수영장이 있는 리조트가 있었다. 하지만 숙소나 식당에는 점심시간 까지도 파리만 날리는 현실. 한국사람이나 일본사람이 많이 방문하는지, 곳곳에 한국어와 일본어가 적혀있다. 사진은 생략하고, 우..
2017년 8월 14일. 안탈리아에선 4박 5일을 머물렀다. 일부러 올드타운과 거리가 있는 콘얄트 해변 근처에 숙소를 잡고,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둔 채 아이스크림을 통채로 퍼먹으며 굴러다녔다. 그러다 지루하면 스타벅스도 갔다가, 다른 카페도 찾아봤다가. 특히 해변에 있는 스타벅스는 풍경부터 분위기까지 매우 좋았다. 낮이든 밤이든 수영하다가 바로 나와서 갈 수 있는 위치에 있어 접근성도 좋고. 무엇보다 인상깊었던 점은, 진하게 마시기 위해 콜드브루에서 물을 빼달라고 하니 그만큼을 원액으로 채워서 제공해줬다는 것. 나와 같은 요구를 하는 사람이 적어서인지, 이게 원래 터키의 인심인지. 불가리아에서 2천원 정도 주고 산 옷을 매우 잘 입고 다녔다. 하지만 스타벅스는 인터넷 속도가 조금 느린 편. 근처에 있는..
2017년 8월 8일, 화요일. 유럽과는 달리, 터키에선 버스표를 예매할 필요가 없다. 워낙 버스회사가 많고 노선도 그만큼 다양하기 때문에. 우리는 3주 정도 여행을 하면서 한번도 만원버스에 탄 적이 없다. 비록 사프란볼루에서 괴뢰메로 바로 가는 버스가 없어 앙카라에서 갈아타야 하긴 했지만, 이만하면 자유여행자의 천국이라는 별명이 아깝지 않다. 아, 하지만 같은 노선도 버스회사에 따라 요금이 5에서 10리라정도 차이가 나니 시간이 있다면 여러군데 물어보고 정할 것. 아침 10시쯤 출발한 우리는 앙카라를 거쳐 저녁무렵 괴레메에 도착했다. 괴레메도 차르쉬 못지않게 작은 마을이라 헤맬 것도 없이 호텔로 직행했다. 우리 호텔 식당에서 보는 풍경. 터키의 게스트하우스나 작은 호텔들은 이상하게 식당을 조식용도로만 ..
2017년 8월 7일, 월요일. 에어비앤비가 아닌 숙소에 머무는 것은 오랜만이다. 우리는 숙소 가격도 가격이지만, 직접 음식을 해먹는 것으로 경비를 절약한다. 물론 와서 잘 흥정을 하면 더 저렴하게 머물수도 있는 것 같지만 그것도 재미없고. 따라서 게스트하우스나 호텔에 짐을 푸는 것은 어쩔수가 없어서이다. 차르쉬 마을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작은 마을이라 에어비앤비 숙소가 많이 없고 비싸다. 위와 같은 이유 덕분에 터키에서는 호텔을 많이 이용한 것 같다. 각설하고, 호텔의 장점은 누가 뭐래도 요 조식에 있다. 이후에도 터키식 아침식사 하면 떠오를 만한 음식들이 제공된다. 여러 종류의 치즈와 달걀, 햄과 올리브 그리고 빵. 나는 베이글 식감의 왼쪽 빵을, 높은 부드러운 위쪽 빵을 좋아했다. 여기에..
2017년 8월 6일, 일요일. 사프란볼루는 이스탄불에서 동쪽으로 400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다. 버스로는 여섯 시간 반 정도. 터키의 버스 여행은 듣던대로 쾌적했다. 넓은 자리와 에어컨, 잊을만하면 손에 쥐어주는 간식들 까지. 돈 없는 여행자 입장에서야 그런거 없고 티켓값이 저렴하면 더 좋겠으나 요즘같은 환율에선 큰 차이도 없을 듯 했다. 더 정확하게는, 사프란볼루라는 도시에서 우리의 목적지는 차르쉬 마을이다. 이 도시의 전통가옥들이 잘 보존되어있는 일종의 구시가지라고 보면 된다. 이스탄불에서 사프란볼루 까지는 1인당 50리라, 사프란볼루 시내에서 차르쉬 마을까지는 돌무쉬(일종의 마을버스)를 타고 1인당 1.75리라(?)를 지불했다. 계산방식에 의문이 들었으나 밤새 버스를 타고 달려온 터라 따지고 들..
2017년 8월 4일, 금요일. 나는 관광지에 있는 이런종류의 전통시장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정확하게는 전통시장이라고 부르는 것조차도 달갑지 않다고 하는 편이 정확할 거다. 이유야 들자면 수도없이 많지만 생략. 그..그래도 가는 길목에 있으니 들러주기는 할게! 딱히 좋아서 들르는 것은 아니야! 해서 가는길에! 들려본 그랜드 바자르. 숙소에서 10분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어 뻔질나게 다니려면 다닐수도 있었지...만 이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20분정도 구경을 했다. 오늘도 구름이 많다. 그렇다고 시원하진 않고 더위에 습기만 더해짐. 우리같은 더워 인에겐 여름의 유럽 및 터키 여행은 그다지 똑똑한 선택은 아니다. 터키 이후로는 남부로 내려가야 하는데....... 그랜드 바자르의 입구는 여러 곳이 있는 것 같..
이스탄불 고고학 박물관은 귈하네 공원과 톱카프 궁전 사이에 있다. 중간에 쉬어가려던 귈하네 공원은 오늘도 닫혀있었음. 곧장 고고학 박물관으로 향했다. 박물관 가는 길에 만난 고양이들. 귀 한쪽이 잘려있는 걸 보니 여기도 길냥이 중성화를 하고있는 것 같다. 고고학 박물관 역시 뮤지엄 패스로 입장할 수 있다. 우리가 방문한 곳 중 예레바탄 사라이를 제외한 모든 곳이 입장 가능. 메인 박물관 외부는 공사가 진행중이었다. 내부도 그에 맞춰 재단장 중인지 전시상태가 조금 난잡했으나, 뭐 어쩌겠나. 성수기에 공사를 해야한다면 하게 둬야지.. 평일 오후 고고학 박물관은 한산하다. 원래 이 박물관 부지는 톱카프 궁전의 정원이었다고 한다. 이스탄불 고고학 박물관은 세계 5대 고고학 박물관 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엄청난 ..
귈하네 공원 앞에서 트램을 타고 갈라타 다리를 건넜다. 목표는 탁심공원과 그 앞으로 길게 뻗은 번화가 이스티크랄 거리. 탁심광장까지는 계속해서 가파른 오르막이라 힘들다. 혹시 우리와 같은 선택을 하는 사람이 있을까봐 하는 말인데, 지하철을 타고 탁심 역에서 내리는게 속편하다. 현지 주민들이 지내는 골목골목을 구경한 건 의미있었지만 오롯이 누리기엔 기온도 습도도 언덕도 높다. 그렇게 체감상 이십 분 정도를 걸어 도착한 탁심광장. 선명한 붉은 색의 터키 국기가 휘날리고 있다. 나는 터키만큼 자신들의 국기를 사랑하는 나라를 본 적이 없다. 터키에선 어디를 가도 붉은 초승달 기를 하나 이상 볼 수 있는데, 거의 마스코트 수준으로 사랑하는 듯. 가정집 베란다에도 심심치 않게 걸려있다. 광장 중앙에는 공화국 기념비..
2017년 8월 1일, 화요일. 플로브디프에서 출발한 버스는 밤새도록 달려, 아침 일찍 이스탄불에 닿았다. 7월과 유럽과 불가리아를 모두 뒤에 남겨두고, 터키 여행 시작. 가장 먼저 처리한 일은, 아침밥과 사프란볼루 행 버스 티켓. 수 십 개의 버스 회사가 경쟁하고 있는 터키는 굳이 예매가 필요없을 만큼 언제나 티켓을 구하는 것이 가능하다. 2016년 테러의 여파로 줄어든 관광객 덕분에 성수기에도 전혀 부대끼지 않음. 그래도 문제를 지워버리고자 티켓을 사고, 아침을 먹고, 교통카드를 구입했다. 요게 이스탄불 내에서 사용되는 교통카드인 이스탄불 카르트. 지하철역 개찰구 앞에 있는 가게에서 구입할 수 있다. 카드 값이자 보증금 명목으로 6리라인가 7리라를 내야 하지만 근처 가게에 반납하면 돌려받을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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