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 20일, 금요일. 과음으로 늦잠을 자고 나와, 맛없는 분 보 남보를 먹고, 사실상 첫 행선지는 고양이가 있는 루프탑 카페, Blue Bird's Nest 다. 위치는 서호 근처. 간판이 이렇게 생겼는데, 길에선 잘 안보여서 잘 찾아 들어가야 한다. 일층 공간. 작은 무대가 있는 좌식 테이블과, 책장, 그리고 고양이가 수놓아진 방석. 일본 풍의 인테리어가 흥미롭다. 위층으로 올라가면 아담한 옥상. 오밀조밀 배치된 테이블과 가림막 없는 하늘은 덥지만(...) 보기 좋다. 그리고 고양이. 동유럽을 지나면서부터 볼 수 없던 고양이 카페가 동남아엔 산재해 있다. 그렇다고 좁은 공간에 고양이 여러마리를 풀어놓은 곳은 아니고, 옥상에 두어마리가 오락가락 하는 정도. 더운 날씨에 사진을 찍건 손을 만지..
2018년 4월 18일, 수요일. 오늘은 숙소를 옮기는 날이다. 4박 5일의 하노이 체류를 2박 3일씩 반반으로 나눠 숙소를 예약했기 때문. 배낭을 짊어진 채 골목어귀에서 만난 국수는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정체모를 어묵국수. 이름은 굳이 묻지 않았으나 정말 맛있었다. 베트남 뽕에 취한다.. 숙소 근처에서 만난 별이 다섯개 치킨. 반가운 마음에 사진도 찍고 사먹어 보기도 했으나 영 맛이 없다.. 스텅뜨라엥 같은 치킨 맛집은 없는걸까.. 베트남 뽕 하락..... 숙소를 옮겨놓고 나선 다시 돈을 쓰러 밖으로. 찹쌀떡 아이스크림이 있어서 사 먹어 봤다. 맛있음. 틈만 나면 사먹곤 하던 코코넛 주스도. 길을 구경하며 털레털레 걷다보니, 높솔의 간계에 빠졌다. 네일샵..? ??? 결국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 만족..
2018년 4월 11일, 수요일. 베트남 여행의 필수 어플은, 역시 그랩이다. 말도 잘 통하지 않는 택시기사와 가격과 위치로 싸우지 않아도 되고, 택시보다 더 좋은 차와 친절한 서비스가 평균적으로 보장되니까. 그러나 닌빈은, 그런거 없다. 그 정도가 아니라, 택시 자체도 잘 지나다니지 않는다. 하지만 걱정하지 말자. 닌빈의 미터택시들은 경험상 바가지 같은 거 없다. 우리가 닌빈에서 잡은 숙소는, 시내에서 멀찌감치 떨어진 작은 홈스테이. 숙소 테라스로 향하는 창문을 열면 바로 이런 풍경이 펼쳐지는 곳이다. 에어컨도 잘 나오는데다 의외로 습하지 않아서 잘 지냈음. 거기에 더해 닌빈 숙소들은 자전거 대여가 기본사양이라, 어지간한 곳들은 전부 자전거를 이용해 갈 수 있다. 닌빈을 떠나기 전까지 이후의 모든 일정..
2018년 4월 10일, 화요일. 베트남은 칠레 만큼은 아니지만, 위아래로 길게 뻗은 모양을 하고있다. 그리고 시베리아 횡단열차 만큼은 아니지만, 상당히 긴 구간의 철로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출처: http://www.vietnamimpressive.com/service/vietnam-rail-map.html) 국토를 따라 시원하게 뻗은 철도의 총 길이는 2500여 킬로미터, 그 중 가장 긴 구간인 하노이-호치민 구간은 1724km에 달한다. 프랑스 식민지배 시절부터 설치 되기 시작한 철도가 2차 세계대전 이후 복구되어 현재 모습에 이르렀다고 한다. 다낭을 떠나던 날 아침. 길거리 국수집에서 포를 먹고 하루를 시작한다. 시간에 맞춰 기차역에 도착. 베트남 기차 전 구간 좌석은 베트남 철도 홈페이지, ..
2017년 12월 13일, 수요일. 대도시에서 받은 상처는 대도시에서 치유해야 한다. 이는 마치 헤드샷의 굴욕을 헤드샷으로 갚아주는 것과 같다. 내가 들고 다니던 짐 중에 옷을 제외한 거의 모든 것을 잃어버린 우리는 산티아고에서 그 뒷처리에 집중했다. 일단 가방을 사서 공간을 확보한 후, 카메라를 비롯한 전자제품들을 새로 구하기 위해 며칠을 쓴 것 같다. 중간에 볼리비아 비자를 받은 건 덤. 그와중에 황열 예방접종 카드마저 잃어버려 볼리비아 여행을 포기할 뻔 한것도 덤 안의 덤이다. 그렇게 며칠을 보내고 어느 좋은 날, 산티아고 시내를 구경하러 나가기로 했다. 가볍게 도착한 산티아고의 누에바요크 거리. 이름이 왜 하필 뉴욕 거리인지는 모르겠으나, 마치 여의도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뉴욕을 가도 여..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에서의 3박 4일간의 트레킹. 파타고니아의 꽃이자 이번 여행 최고의 순간이라고 해도 과장이 아닐 정도의 놀라움. W트레킹에 대해 처음 들은 건 이집트 다합에서였다. 다합은 미대륙부터 시작한 여행자와 유라시아 대륙부터 시작한 여행자가 교차하는 지점 중 한 곳인데, 우리와 어드밴스드 오픈워터 자격증을 함께 공부했던 분은 전자였다. 파타고니아의 아름다움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듣고 9월부터 준비를 한 트레킹이, 드디어 눈 앞으로 다가온 것. W트레킹은 걷는 코스의 모양에서 따온 이름이다. 짧게는 2박 3일에서 길게는 6박 7일동안 위 사진에 나온 붉은 코스를 걷는 것이다. 이 코스는 국립공원을 절반만 걷는 코스인데, 위의 사진의 시작부분과 끝부분을 이어 O 모양으로 한바퀴를 도는 트레킹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 거주중이신 교민 마르꼬스님이 진행하시는 아사도모임은 아르헨티나 여행 단톡방에선 꽤 유명하다. 꼭 참석해 보고 싶었는데 마침 우리 체류중에도 모임이 있어 참석하게 되었다. 모임장소는 센트럴에서 조금 떨어진 장소. 여러 곳을 직접 다녀보신 뒤 정하셨다고 한다. 지하철 역이나 버스정거장과 가까이 있어 가는 길이 무섭진 않았음. 가게 내부. 저녁 준비시간이 끝나고 우리가 첫 손님이라 조용했다. 하지만 끝날때 쯤엔 손님으로 바글바글. 그리고 석쇠 위에 올라가 있는 고기들. 아사도는 한 마디로 하면 아르헨티나 식 바베큐다. 조금 더 길게 말하면, 아르헨티나 원주민들의 음식에서 유래된 것으로 오직 소금만을 뿌린 소의 갈비 부위를 직화로 5시간에 걸쳐 구운 후 먹는 요리를 말한다. 오직 소..
이 가게는 지나가다 우연히 발견한 곳이다. 아무리 봐도 맛있어 보이는 가게였는데, 우연이 겹쳐 호스트도 이 곳을 추천하더라. 그렇다면, 가보지 않을 수 없다. 소피아에 있는 불가리아 음식점. 소피아 맛집! 우선, 늘 하던 것처럼 위치부터: 이름이 어렵다. 어떻게 발음해야 하는지 아직도 모르는 곳. 식당의 간판. 누가 봐도 전통 음식을 팔 것처럼 생겼다. 식당의 정면. 입구 왼 쪽에 그야말로 대문짝처럼 붙어있는 트립어드바이저 표시만 빼면 완벽해 보인다. 식당 내부. 공간이 총 세 개로 나뉘어 있어 실내는 넓은 편이다. 메뉴판. 정보를 위해 찍어서 올리려고 했으나, 메뉴판 공부하느라 바빠 찍지 못했다. 불가리아 전통 스프와 각종 꼬치, 치즈, 채식주의자 메뉴를 판다. 거기에 더해 온갖 종류의 라키아까지. 처..
2017년 7월 9일, 일요일. 부다페스트에서의 3일차는 하루종일 숙소에서 뒹굴며 보냈다. 저녁무렵에 외식하러 나온 것이 첫 번째 외출. 높이 외식장소로 고른 헝가리 음식점은 엘리자베스 다리 근처에 있는 식당. 이름은 'Pipa étterem a Mesterek Konyhája', 뒷부분을 직역하면 'Chef's Kitchen' 정도가 되는 이름이다. 위치는 아래에: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도 물론 쉽고, 시내에서 걸어서 오기도 가깝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바로 보이는 시골풍 인테리어. 중구난방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게 또 정감있다. 홀에는 열심히 일하는 직원 둘, 그리고 아기자기한 소품들. 우리가 들어갔을때만 해도 손님이 없었는데, 알고보니 전부 예약석이었다. 잠시후에 저 자리에 사람들이 가득차 밥 먹는 내..
루브르 박물관을 나와선 아주 늦은 점심을 먹기로 했다. 배고픈 것도 잊어버릴 정도로 박물관에 홀려있던 터라 느끼지 못했는데, 출구를 나서니 허기가 진다. 파리에 왔으니 푸아그라는 한번 먹어봐야겠고, 거위는 너무 비싸다. 해서 적절히 타협한 결과. 오리!!!!!!!!!!!! 식당 위치는 다음과 같다: 이름이 어려우니 넘어가자. 우리는 애매한 시간에 방문해서 가게안이 텅텅 비어있었지만, 나중에 저녁시간 즈음 지나가다 확인해 보니 줄 서서 먹어야 하는것 같았다. 식사시간에 가려면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을듯. 우리가 밥먹으러 갔던 시간에도 대부분 자리가 예약석으로 준비되고 있었으니. 가게 내부에선 각종 와인과 푸아그라 통조림을 판매하고 있었다. 오리로 만든 푸아그라는 가격이 꽤 저렴한 편이라 통조림으로 들고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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