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5월 16일, 월요일 쿠우쿠우 상봉 직영점은 상봉역 2번 출구 근처에 있다. 초밥부페를 마지막으로 간 게 10년은 더 될 정도로 그간 관심이 없다가, 오랜만에 한국에 방문하긴 부모님이 쿠우쿠우를 가고 싶다고 하셔서 가게 됐다. 결론은, 상봉역 근처에는 이런저런 무한리필집이 많은데 그중 쿠우쿠우가 가성비가 제일 좋은 듯! 자리를 잡고 바로 탐색 시작. 온갖 종류의 샐러드와 김치가 준비되어 있다. 펩시 제로 라임맛이 있어서 좋았던 음료대. 후식으로 즐길 초코 분수와 애피타이저로 좋을 앙쿠르트 스프. 페스츄리 빵이 덮여있는 스프였는데 굉장히 맛있었다. 각종 튀김과 육류도 빵빵하고 많은 종류의 롤과 더 많은 종류의 초밥이 있다. 우리가 방문했을 땐 점심시간이라 사람이 많아 사진을 제대로 찍지 못했음..
사고소식을 들은 부모님과 친한 누나 부부가 위로금을 보내주셨다. 우울할 땐 돈을 써줘야지. 당장 외식을 하러 달려갔다. 우리가 고른 식당은 숙소 근처에 위치한 하우하JAUJA. 대충 보니 구글지도 평점도 괜찮은 듯 하고 오며가며 볼 때 가격도 적절해 들어왔다. 오후 준비시간을 마치고 우리가 두 번째 손님이라 홀은 비어있다. 맛없는 집이면 어쩌냐... 그래도 일단 주문! 식전빵.. 이라기엔 상당한 양의 빵이 나온다. 너무 많은 양 때문에 혹시 추가로 돈을 내야하는건가 싶었지만 식사에 제공되는 빵이 맞음. 주문한 맥주가 먼저 나왔다. 종업원은 나이가 꽤 들어보이는 여성분 이었는데, 테이블 세팅을 해준다거나 맥주를 가져와서 직접 따라준다거나 하는 서비스가 기분좋았다. 사실 파타고니아 지방..
2017년 11월 27일, 월요일. 중남미 여행에서 내가 기대하는 두 가지가 있다.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 트레킹과 갈라파고스에서 즐기는 스쿠버다이빙. 오늘은 그 전에 맛보기로 바릴로체 근처 트레킹을 즐기기로 한다. 숙소를 나오는데 시선을 사로잡는 고양이. 사료통이 놓여있는 걸 보니 이곳에서 돌봐주고 있는 녀석인가 보다. 호스텔 아침식사가 부실한 덕에 이른 점심을 먹고 출발하기로 했다. 장소는 유명한 길거리 샌드위치 가게. 물가 비싼 아르헨티나에서도 더 비싼 파타고니아 지방에서 여행자 뿐 아니라 현지인의 점심을 책임져 주는 곳이다. 다시봐도 그렇게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주변 물가에 비하면... 길 한켠에 벌여놓는 그릴 주위로 사람들이 모인다. 주문! 우리는 고기가 통채로 들어가는..
2017년 11월 25일, 토요일. 몇 시간이나 달렸을까.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많은 것들을 두고올수밖에 없었던 우리는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버스에 몸을 싣고 있었다. 영사관 직원분의 도움과 아주 운좋게 남아있던 몇 개의 짐 덕분에, 한국으로의 귀환이라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은 터였다. 그런 나의 창가에 갑자기 나타난 파타고니아의 풍경. 생전 처음보는 지구의 아름다움은 고통도 슬픔도 잠시 잊을 수 있게 해주었다. 살아본다면 이런 곳이 좋겠다. 이게 파타고니아를 처음 접한 나의 감상이었던 것 같다. 상실감은 잊을만하면 찾아온다. 바릴로체의 숙소는 노트북 작업 공간이 잘 갖춰져 있으며 앉은 자리에서 보는 풍경이 아름다운 곳으로 잡았었다. 예를 들면 이런 풍경. 값은 조금 나갔지만 조금 쉬며 밀린 블..
2017년 7월 1일, 토요일. 이탈리아를 벗어나는 교통수단은 배로 정했다. 전날 버스를 타고 앙코나로 이동 후 배에서 하룻밤을 보냄. 날이 구리던 앙코나. 선착장과 티켓 체크인 하는 곳이 멀어서 신경을 좀 써야한다. 우리와 함께 아드리아해를 건너갈 여객선. 좌석이 있는 티켓이 아닌 가장 저렴한 입석 티켓을 샀으므로, 대충 식당칸 구석에 자리잡는다. 배로 여행은 오랜만이다. 이렇게 배까지 타고나니 배, 비행기, 기차, 버스까지 모두 이용하는 알찬 여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출항이 많이 지연되었지만 어차피 아침일찍 도착하는거라 별 상관은 없다. 출항하는 풍경. 식당칸 더 구석으로 숨어들었다. 한국인은 커녕 동양인이 우리 둘밖에 없으니 굉장히 노골적으로 쳐다봄.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침낭을 꺼내들고 꿀잠을 ..
2017년 6월 11일 일요일부터 13일 화요일. 예고했던 대로 이 기간엔 카메라를 거의 가지고 다니지 않았다. 가끔 바깥구경을 가거나 인터넷을 충전하고, 마트에 장을 보러 갈 때 말고는 거의 거실에 누워서 지냈던 것 같다. 그래도 모로코 마무리는 해야하니까 없는 사진을 그러모아서 시작! 일요일엔 마트에 다녀오다 보니 모스크 앞 광장에 시장이 열려있었다. 별게 없을거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딱히 일정도 없는 우리는 걸어 들어가 본다. 쌀을 비롯한 곡식들이나 채소나 과일. 생각했던 대로 볼건 하나도 없군. 다만 안그래도 물가가 싼 모로코 마트보다도 더 저렴하게 과일들을 판매한다. 이럴 줄 알았으면 여기에서 오렌지를 구입해 보는건데. 아쉬워도 어쩔수 없다. 관광객은 커녕 외국인 하나 없는 시장에서 북적거리는..
2017년 5월 13일. 어제는 하루종일 비가 오락가락, 바람도 쌩쌩 불어 통째로 쉬어버렸다. 숙소 근처에 있는 마트에 가서 커피 한 잔 하고 식재료를 사다가 요리나 해먹으면서. 하루종일 뒹굴뒹굴 거리면서 체력을 보충한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는데, 바로 오늘, 대망의 스카이다이빙을 하러 가기로 했기 때문! 체코의 스카이다이빙은 유럽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을 자랑한다. 남미에서 뛰는 게 좀 더 저렴하다는 소리가 있었으나, 미친듯 치솟는 남미 여행물가 덕에 현재는 명실상부 가장 저렴한 스카이다이빙. 게다가 안전에 민감한 유럽이라 안심도 된다! 우리는 카메라맨이 한명 따라서 같이 뛰는 가장 비싼 패키지를 선택하기로 했다. 아침부터 날이 화창해서 문의 해보니 오늘 가능하다는 말에 신이나서 예약하고 예약금까지 넣..
2017년 4월 30일 리가에 도착했을 땐 이미 11시가 지난 늦은 밤이었다. 설상가상 예약해 둔 호텔이 쓰여있는 주소지와 실제 위치가 달라 30여분을 헤맸다. 하지만 중간에 마주친 내 또래 쯤 되어보이는 백인 누님은 우리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도와준다고 다가왔고, 고생 끝에 도착한 호텔 프론트 직원 역시 늦은 우리에게 다정하게 말을 걸어 주었다. 이정도로 따뜻하고 친절한 나라 였다니.. 늦은 밤 추위에 떨면서 30여분을 헤맸음에도 라트비아에 대한 이미지가 아직까지도 매우 좋은 이유이다. 다음 날, 2017년 5월 1일 노동절 리가의 하늘은 역시 일기예보와는 다르게 아침부터 맑았다. 이 이후로 그야말로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이 우리가 떠날 때까지 계속되었다. 노동절이라 시내에 열려있는 가게가 드물다. 그..
2017년 4월 29일 어제는 비를 맞으며 밤늦게 숙소를 구하고 또 다음날 에스토니아로 넘어가는 티켓을 구하고 씻지도 못한 채 쓰러져 잠들었다. 호텔 입장에서 우리는 최고의 손님일 것이다. 사용한 것이라곤 수건 한 장 뿐이니.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떠나던 날까지 비를 선물해 주었다. 아마도 폴란드에 갈 때까지 이용하게 될 에코라인 버스. 배낭과 함께 비를 맞으며 도착한 정거장에선 시간이 안되었다는 이유로 비내리는 바깥에 우리를 비롯한 승객들을 세워두고 안에서 티타임을 즐기는 운전기사와 승무원(?)을 만날 수 있었다. 이게 무슨상황인가 하고 주위를 둘러보아도 다들 얌전히 비를 맞고 있음에 두 번 연속 충격. 아, 다들 이렇게 사는구나.. 납득하고 한 10분 더 비를 맞았다. 약 열흘간 우리의 발이 되어줄 에코..
모스크바의 셋째 날은 호텔에서 뒹구는 것으로 보냈다. 높의 컨디션이 떨어지기도 했고, 오락가락하는 날씨가 그 강도를 더하기도 했고. 호텔에서 뒹굴며 놀다가 근처 백화점에 가서 패스트푸드나 사먹고 했던 것 같다. 그리고 모스크바의 마지막 날. 새벽부터 구름한점 없는 하늘에 기대를 해보았으나 아니나 다를까, 체크인 시간이 되자 구름이 몰려오더니 이내 비와 우박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가는 기차는 밤 10시 기차인데 정오에 체크아웃 한 우리는 어째야 한단 말인가... 하늘이 뭘 잘못한건 없지만 약오르는 건 그저께나 어제나 오늘이나 매한가지다. 결국, 카메라는 가방에 넣어버리고, 배낭은 기차역 보관센터에 맡긴 후 점심이나 제대로 먹어보기로 전략을 수정한다. 그래서 결정한 곳이 북한 음식점 . 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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