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2일, 토요일 12월의 첫 주말은 떡볶이로 열기로 했다. 장소는 고양이부엌 목동점. 메가박스 목동점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되는 거리에 위치한다. 손님 연령대가 굉장히 다양하면서도 북적대는 것이 동네 맛집이구나 싶었다. 즉석떡볶이답게 착한 가격에 맥주까지 팔아주는 친절함. 예정된 가게 리뉴얼이 1월에 끝나면 생맥주도 판매하실 계획이라고 한다. 직접 담으신다는 피클과 단무지, 물이 주어진다. 리필은 셀프. 우리는 반반 2인분에 달걀과 라면사리, 그리고 김말이를 추가했다. 반반이 신라면 정도의 맵기라고 하셨지만 건새우와 콩나물, 바지락이 들어간 덕분인지 맵게 느껴지지 않았고 볶음밥 2인분까지 야무지게 긁어먹고 나올 수 있었다. 위에도 잠시 언급했지만 고양이부엌 목동점은 12월 3일을 마지막..
2018년 4월 19일, 목요일. 모레면 꿈에 그리던 조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시간이 없다. 늦잠을 즐기는 높솔을 남겨두고 혼자 아침을 먹으러 나왔다. 채식주의자가 여행하기 좋은 국가 타이틀에 빛나는 채식부페. 를 뒤로하고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추천해준 물고기 쌀국수를 먹었다. 튀긴 생선과 두부 등이 고명으로 올라간 시원한 국물의 이 국수는 시원한 맛이 일품이라 혼자먹기 아까워 높솔을 깨운 후 한 그릇씩 먹였다. 그리고 조금 걸어서 두 번째 아침. 높이 베트남 국수 중 가장 좋아하는 분보훼를 먹으러 왔다. 이 곳 역시 호스트가 추천해준 곳. 에어비앤비에 머무는 건 이런 장점이 있다. 실제 거주민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점을 갈 수 있다는. 위치는 위와 같고, 가게 모양은 사진에 올린 바와 같이 허름하다. 간판..
2018년 4월 16일, 월요일. 카페 및 음식점 는, 호안끼엠 호수 근처에 있다. 도시 휴가에 브런치는 빼놓을 수 없다는 솔의 의견에 따라 오늘 아점은 여기서. 호안끼엠 호수 근처 번잡한 거리 한 가운데, 유심히 지켜보지 않으면 지나칠 만한 크기의 입구가 있다. 간판도 요 작은 게 끝.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쇼윈도에는, 메뉴가 빼곡히 인쇄되어 붙어있다. 우리가 갔던 날의 메뉴판. 문을 열고 들어가면, 코기 한 마리가 반겨준다. 귀여움.. 강아지한테 씹덕사 당하기 전에 어서 올라가자. 벽 인테리어뿐 아니라 심지어 화장실도 깨끗하다. 캄보디아랑 계속 비교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이쯤되면 비교하는 자체가 미안하다.. 총 3층인가 4층으로 이루어진 가게는, 매 층마다 종업원이 대기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필요할 때..
2018년 4월 11일, 수요일. 베트남 여행의 필수 어플은, 역시 그랩이다. 말도 잘 통하지 않는 택시기사와 가격과 위치로 싸우지 않아도 되고, 택시보다 더 좋은 차와 친절한 서비스가 평균적으로 보장되니까. 그러나 닌빈은, 그런거 없다. 그 정도가 아니라, 택시 자체도 잘 지나다니지 않는다. 하지만 걱정하지 말자. 닌빈의 미터택시들은 경험상 바가지 같은 거 없다. 우리가 닌빈에서 잡은 숙소는, 시내에서 멀찌감치 떨어진 작은 홈스테이. 숙소 테라스로 향하는 창문을 열면 바로 이런 풍경이 펼쳐지는 곳이다. 에어컨도 잘 나오는데다 의외로 습하지 않아서 잘 지냈음. 거기에 더해 닌빈 숙소들은 자전거 대여가 기본사양이라, 어지간한 곳들은 전부 자전거를 이용해 갈 수 있다. 닌빈을 떠나기 전까지 이후의 모든 일정..
계속. 16세기 무렵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무역항 중 하나였던 호이안은 특히 일본 사람들이 많이 거주했다고 한다. 일본인 말고도 네덜란드, 인도, 중국인 등이 자리를 잡고 살았던 덕분에 무역항 특유의 개방적이고 혼합된 문화가 예쁘장하게 발달 했고 199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선정 되었다. 낮에는 일종의 민속촌 처럼 입장권을 끊어 구경할 수 있는 곳들이 있어 볼 것도 많은 편. 그러나 우리는 밤 거리만 걷기로 했다. 대낮의 호이안은 지난 번 여행에서 실컷 즐겼으니까. 호이안에 도착해 가장 먼저 확인한 곳은 5년 전 높이 아오자이를 맞췄던 가게. 여전한 아주머니들이 여전한 장소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축축한 밤공기를 양껏 들이마시기엔 매연이 심하다. 서둘러 차가 다니지 않는 구시가지 쪽으로 들어..
2018년 4월 7일, 토요일. 실컷 여행을 다니는 주제에 이렇게 말하면 우습지만, 휴식은 금방 끝난다. 마지막 한국어 수업 시간에 찍은 사진. 이후로도 종종 소녀를 부르며 놀고 있다고 한다. 특히 아이들과 정이 많이 들은 솔은 선물도 받고 포옹도 하고 진하게 헤어졌다. 그리고 아침 일찍 잡아 탄 베트남 행 버스. 국경을 넘는 버스지만 소형 버스에 자리는 불편하고.. 가격은 10불 정도 했다. 도시락으로 챙겨간 캄보디아식 돼지고기 덮밥. 언제 먹어도 우리 입맛에 딱 맞는다. 우리가 탄 버스는 스텅뜨라엥-반룽-플레이크(베트남)로 가는 버스였는데, 플레이크에서 내려 다낭까지는 또 다른 버스를 잡아 타야 했다. 그 와중에 본의 아니게 개고생을 했지만 그 이야기는 생략. 비에 쫄딱 젖어 롯데리아를 씹어먹고 있는..
2018년 1월 23일, 화요일. 산크리스토발로 넘어가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어제 투어사에서 구입한 티켓이 알고보니 이사벨라행 티켓이었던 것... 티켓을 받고 제대로 확인 안한 우리 잘못이 크니 얌전히 다섯 시간 정도를 기다렸다. 덕분에 아침 일찍 넘어가서 이것저것 해보려던 계획은 날아가고, 하루를 버리게 됨. 산크리스토발로 넘어와 체크인을 하고 나니 벌써 저녁무렵이었다. 숙소 근처의 큰 빵집은 산타크루즈 빵집을 압살하는 퀄리티를 보여줬고, 일주일 내내 우리의 아침과 간식을 책임져 주었다. 특히 파인애플 빵과 초콜렛 빵이 가장 맛있었음. 매일 조금씩 다른 종류의 디저트도 만든다. 빵 다운 빵이 산처럼 쌓여있는 곳을 그냥 지나갈 수 없으니 저녁을 먹으러 가는 길이긴 하지만 일단 주워담고 본다. 가격은 ..
2017년 12월 1일. 원래대로라면 오늘은 엘찰텐 당일치기를 하는 날이다. 린다님을 비롯한 수 많은 분들이 추천해 주신 엘찰텐. 사진으로 대충 검색해봐도 매력이 터지는 곳이 틀림없다. 하지만 우리는, 원래대로라는 시작에서 짐작되듯이 호스텔과 마을에서 쉬기로 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바릴로체를 거치며 며칠 잠을 설친데다 먹은것도 부실해 체력이 떨어져 있는 게 느껴졌기 때문. 게다가 칼라파테에서 우리가 머물렀던 숙소는 예전에 몽골 다르항에서 몇 달 지내던 곳과 닮았다. 아무래도 보온에 신경쓰다 보면 구조가 비슷해지는 모양이다. 하면서 누워서 지냈다. 어제는 할일없이 고기를 구워 맥주와 먹었다. 남미에서 먹은 맥주 중 수제맥주를 제외하고는 단연 원탑이었던 파타고니아 맥주. 소고기는 더 이상 말이 ..
사고소식을 들은 부모님과 친한 누나 부부가 위로금을 보내주셨다. 우울할 땐 돈을 써줘야지. 당장 외식을 하러 달려갔다. 우리가 고른 식당은 숙소 근처에 위치한 하우하JAUJA. 대충 보니 구글지도 평점도 괜찮은 듯 하고 오며가며 볼 때 가격도 적절해 들어왔다. 오후 준비시간을 마치고 우리가 두 번째 손님이라 홀은 비어있다. 맛없는 집이면 어쩌냐... 그래도 일단 주문! 식전빵.. 이라기엔 상당한 양의 빵이 나온다. 너무 많은 양 때문에 혹시 추가로 돈을 내야하는건가 싶었지만 식사에 제공되는 빵이 맞음. 주문한 맥주가 먼저 나왔다. 종업원은 나이가 꽤 들어보이는 여성분 이었는데, 테이블 세팅을 해준다거나 맥주를 가져와서 직접 따라준다거나 하는 서비스가 기분좋았다. 사실 파타고니아 지방..
다합은 식재료가 풍부한 마을이 아니다. 아니 꼭 다합이 아니라 내겐 중동권 전체가 그렇게 느껴졌다. 내가 느낀 결핍의 대부분은 돼지고기의 부재에서 온 것이라, 식재료의 부족은 한참 주관적인 평이다. 실은 오히려 그 반대인데, 있을건 다 있으면서도 과일이 특히 저렴하고 맛있다. 멜론, 망고, 자두를 비롯한 과일은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로 저렴해 매일같이 흡입했던 것 같다. 거기에 저렴하고 맛있는 유제품들은 또 어떻고.... 그리고 이집트 식재료의 가장 멋진 부분은 바로 감자! 감자는 튀긴거 말고는 잘 먹지 않는 나에게 이집트 감자는 충격이었다. 조금 과장을 섞으면 고구마보다 달고 맛있는 이집트 감자!!!! 하루가 멀다하고 감자조림을 만들어 먹었던 것 같다.. 하지만 사진은 생략. 어찌됐건 두 달을 살기로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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