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월 20일, 토요일. 드디어 다이빙 투어를 하는 날이 밝았다. 스쿠버 다이빙을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솔과 경험은 있지만 쫄보인 우리를 위해 여행사 및 날씨 어플들을 참고한 후 바람과 조류가 가장 약한 날을 잡느라 오래 걸렸다. 비용은 일인당 150불. 더 저렴하게 해주는 곳이 있다는 말은 들었지만 실제로는 찾을 수가 없어서 이곳으로 정했다. 샵 이름은 나우티. 표정만 보면 원양어선에 팔려가는 표정의 솔. 워낙 물놀이를 좋아하지 않아서 서울에서 수영장에 데리고 갈라 치면 눈물까지 흘리던 솔에게 다이빙은 심적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투어를 같이 참여한 한국 분들은 갓 스무살의 첫 다이빙을 갈라파고스에서 한다니 부러움 일색이지만, 솔에겐 알 바 아니다. 큰 배로 옮겨타 오늘 투어에 대한 브리..
2018년 1월 19일, 금요일. 살다 살다 새벽같이 일어나서 해뜨는 바다를 다 본다. 오늘은 이사벨라 섬으로 당일치기 투어를 가는 날. 산타크루즈에서 이사벨라 섬으로 가는 배는 사진에 보이듯이 하루에 두 대, 오전 7시와 오후 2시에 있다. 당일치기로 다녀오려면 오전 배를 타야 해서 일찍 나옴. 참고로 이사벨라 섬까지 왕복 티켓은 일인당 50불 정도 한다. 우리처럼 당일 아침에 가도 보통 티켓이 있지만, 역시 하루 전에 예매하는 게 안전하긴 할거다. 해뜨는 바다를 좀 더 보다가 작은 배에 올라 출발. 날이 맑고 바람이 약하게 불지만 속도를 내는 배는 흔들리기 마련. 물보라가 치건 말건 높솔은 죽은듯이 잔다. 멀미가 심한 분들은 약을 먹고 타는 게 좋을 것 같은 흔들림. 돌아오는 길에 안쪽 자리에 앉은 ..
2018년 1월 18일, 목요일. 살짝 흐린 아침은 다윈센터 구경으로 시작한다. 여기가 다윈센터는 아니고 가는길에 작은 도크가 있길래 찍어봄. 비엔베니도스 다윈센터. 마추픽추와 마찬가지로 다윈센터 가는 길의 안내센터에서는 요런 도장을 찍을 수 있다. 잊지 말고 여권을 챙겨가자. 나는 잊어버려서 나중에 한 번 더 옴. 다윈센터에 있는 박물관은 예상보다 볼 게 많고, 무엇보다 에어컨이 틀어져 있다. 더위를 피해 갈라파고스의 생태에 대해 배우니 재밌지. 나를 만져라. 거북이 등껍데기들. 높과 솔이 가장 관심을 보이는 건 벌레 종류들인데, 특히 높은 나비 박제 액자를 사 모을 정도로 흥미가 있는 편이다. 나는 내부에서 틀어주는 영상이 도움이 됐는데, 별로 길지도 않으니 한 번씩은 보기를 권장한다. 박물관 외의 ..
2018년 1월 17일, 수요일. 갈라파고스의 아침은 빵 쇼핑부터 시작한다. 아침부터 어마어마한 냄새를 풍기며 빵을 구워 팔고 있는 이 집은 매일 아침 기다리는 사람으로 가득 차 있다. 위치는 위 지도에 보이는 Mercado Munipal 서쪽 사거리 쯤이다. 요런 크로와상 같은 것들도 팔고, 보기에는 그럴듯 하지만 별로 맛이 없는 쿠키나 4개에 1불 하는 아침식사용 빵까지. 개인적으로는 간식용으로 팔고있는 빵이나 쿠키보다 식사용 빵들이 맛있었다. 아침식사 시간이 지나고 나면 따뜻한 빵은 없으니 주의하자. 아침식사용 빵을 구입하기 전에, 해산물시장 먼저. 오늘 저녁으로 먹을 참치를 사러 왔는데, 손질 테이블 뒤로 보이는 바다사자가 웃긴다. 어제 그 녀석인 것 같은데, 상인들의 애정을 독차지하고 있는 듯 ..
2018년 1월 16일, 화요일. 생각해 보면 처음 여행을 떠날때와 비교해서, 우리 여행루트는 많이 달라졌다. 첫째로 이스터섬을 포기했고, 둘째로 에콰도르 전체를 포기하는 대신 갈라파고스의 15일을 택했다. 누구나 자신의 경험을 정당화하기 나름이지만,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아쉬우면 아쉬운 대로 다음 여행을 위해 남겨둬야지. 어쨌건, 첫날인데다 방금 도착했지만, 쉬는 대신 동네 구경을 해보기로 했다. 우리 숙소는 푸에르토 아요라의 번화가(?) 와는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그래서 밤낮 가리지 않고 하루종일 조용한 대신, 번화가까지 걸어가려면 15분은 족히 걸렸다. 15분이면 뭐, 1킬로미터 남짓이지만.. 한여름에 접어든 갈라파고스에서 걸어서 이동하는 건 용기가 필요하다. 과일 및 채소가게..
2018년 1월 14일, 일요일. 나스카 라인을 제꼈던 우리는, 중간에 위치한 도시를 모두 건너뛰고 바로 갈라파고스로 들어가는 방법을 선택했다. 블로그 검색시에 선례가 없어 조금 걱정하긴 했지만, 우리의 든든한 친구 크루즈 델 수르와 함께라면! 크루즈 델 수르와 함께하는 마지막 여행이자 여행중 가장 긴 버스이동이 될 이번 여정은 고민없이 일등석 자리를 구매했다. 리마에서 과야킬까지 대략 28시간정도 걸리는 일정에 가격은 일인당 10만원정도. 숙박비+식사+이동까지 치면 나쁘지 않은 가격이라 생각했음. 그래도 가끔 나온다는(본적은 없음) 특가 비행기표와 반드시 미리 비교해 보자! 그냥 찍어본, 별 도움 안되던 스크린. 남미 버스에서 틀어주는 미국영화는 스페인어 더빙에 영어자막이라 볼 맛이 안난다.. 처음 타..
미식의 도시라 자부하는 리마에는, 전세계 음식들을 다 팔고 있다. 한식, 일식부터 프랑스 음식까지... 그러나 언젠가 말했듯이, 대도시에 들렀으면 수제버거 정도는 먹어주는 게 기본자세다. 우리가 선택한 버거집은 미라플로레스 집 근처의 가게, 3/4(Tres Cuartos). 위치는 아래와 같다: 참고로, 그 근처에 있는 Delifrance라는 식당에선 프랑스 식재료를 구할 수 있으며, 반대편 근처의 El Buen Gusto라는 유명한 베이커리에선 맛있는 빵들을 구할 수 있다. 시내 구경을 마치고 가게 근처에 도착, 했으나 휴식시간이 있는 걸 모르고 애매한 시간에 와버렸다. 평일 4시에서 7시 사이는 휴식 및 재료준비 시간이니 시간 잘 맞추기! 그러나 친절한 직원은 서성거리는 우리를 안에 들어가 기다릴 수..
2018년 1월 13일, 토요일. 리마에는 예쁘게 꾸며진 카페가 많이 있다. 800만이 살고 있는 도시인 만큼 카페 뿐 아니라 음식점이나 술집 등도 독특한 곳이 제법 있는데, 장기체류 하며 하나씩 다니다 보면 지갑이 텅 비게 된다는 건 소문만은 아닌 것 같았다. 하지만 우리가 가려고 맘먹고 온 카페 1972는 닫음... 토요일이라 닫은건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분명 토요일도 영업이라고 써있었는데.. 하지만 절망도 잠시. 몰려오는 유독한 해무를 찍으며 근처 카페를 찾기로 했다. 그렇게 들어온 초콜릿 카페. 위치는 이 곳. 미라플로레스에 있다. 리마에 와서야 안 사실은, 페루의 초콜릿이 유명한 편이라는 것. 그리고 리마에서 질좋고 맛있는 초콜릿을 쉽게 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게..
2018년 1월 11일, 목요일. 페루의 수도, 리마에선 4박 5일을 머물렀다. 여행 패턴에 따라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이 곳은, 대도시를 좋아하는 내겐 페루에서 가장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 리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채우지 못한 욕구를 채웠기 때문인지. 구시가지가 아닌 바닷가 근처 미라플로레스에 숙소를 얻은 우리의 하루는, 늦잠으로 시작한다. 아침은 사온 빵에 과카몰리와 오렌지주스를 만들어서 간단하게 먹거나, 배가 많이 고픈 날엔 거하게 먹기도 한다. 마트에서 발견한 푸아그라. 돼지 간으로 만든게 아닌지 잘 살펴야 한다. 미식의 도시라 자부하는 곳 답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는 풍부한 편. 파리에서 먹었던 푸아그라를 잊지 못해 사먹어 봤다. 그리고 리마에 와서야 만나게 된, 먹을만한 빵. 그럼에도..
2018년 1월 9일, 화요일. 와카치나는 페루의 작은 도시 이카에서 택시로 1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마을이다. 마을이라기엔 너무 작긴 하지만, 작은 오아시스를 둘러싼 아기자기함은 게임속이나 판타지소설 속으로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이런 풍경. 혹은 이런 평화로운 풍경. 현지인들의 휴양지로 개발되었던 곳이라 그런지 쿠스코와는 건물 생김새나 배치부터가 다르다. 와카치나가 자랑하는 30미터 높이의 모래언덕을 배경으로 걷다 보면 이런 물웅덩이가 나온다. 와카치나의 이 오아시스를 처음부터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 원래 이 곳에는 물웅덩이가 있어 주변으로 마을이 들어섰고, 80년대에 이르러 자연적인 지하수 공급이 끊겼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은 수돗물을 끌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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