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 8일, 토요일 타이 셀렉트(Thai Select)는 자격증을 가진 요리사가 현지 식자재로 음식을 만드는 식당 중 엄격한 기준에 따라 선별해 태국 상무부 국제무역 진흥국에서 부여하는 일종의 인증이다. 그러니까 한 마디로 말하자면 태국 정부 인증 맛집. 2020년 기준 대한민국에 20곳, 2022년 기준 32곳 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적은데, 그중 한 곳이 수원역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호기심에 방문해 보기로 했다. 위치는 수원역 9번 출구 근처 지하에 펼쳐진 다문화 푸드랜드. 유독 캄보디아 식당이 많은 곳이었다. 참고로 위에서 굳이 2020년 통계를 언급한 이유는, 지금부터 가게될 아로이타이가 2020년에 타이셀렉트에 등록된 후 지금은 자격이 만료된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선 요약: 어..
시인의 말 길에 떨어져 터진 버찌들을 보면 올려다보지 않아도 내가 지금 벚나무 아래를 지나가고 있다는 것을 안다. 등뒤에서 울음소리가 들리면 돌아보지 않아도 그것이 이별이라는 것을 안다.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들은 어디에나 있다. 보리 추수는 이미 지났고 외할머니가 돌아가신 지는 오래다. 보리서리를 눈감아주시던 외할머니의 거룩한 삶이 대관령 아래에 있었다. 검은 흙 속에서 갑자가 익으면 여름이라는 것을 알 듯 내 몸이 강릉에 가고 싶을 때가 많다. 강릉은 누구에게나 어디에나 있다. 2018년 8월 심재휘 -, 문학동네
2022년 10월 1일, 토요일 안국역 카페 텅은 '이런 곳에 카페가 있다고?'싶은 건물 7층에 위치한다. 위치 덕분에 사람이 적을까 싶었는데 왠걸.. 우리가 들어오고 나서 곧바로 대기줄이 생길 정도였다. 늘상 있는 일인지, 주문을 먼저 하려고 하니 직원분께서 자리 먼저 맡고 오시는 게 좋을 거라 조언하심. 갸웃하며 아무 데나 자리를 잡았지만 이게 신의 한 수가 되었다. 대체 있어 카페 텅의 가장 큰 장점은 산미가 강한 원두를 판매하고 있다는 것! 이런 특징이 있다는 것을 모르고 왔지만 만나니 매우 반가워서 바로 주문했음. 그리고 판매하고 있는 각종 디저트와 주류. 밤늦게까지 영업을 하면서 술도 판매하시는 건가 싶었다. 은근 하몽 같은 안주류도 있고. 다시 메뉴판을 보니 칵테일과 와인이 당당하게 자리를 ..
2022년 10월 1일, 토요일 몇 주 전부터 이상하게 순두부를 먹으려는 시도가 무산됐다. 그렇다고 포기하면 거니맘이 아니지.. 서울 전지역에서 순두부 맛집을 검색하고 아예 만남 위치를 그 근처로 잡아버렸다. 해서 오랜만에 돌아온 북촌, 안국역, 콩사랑. 건대만 해도 사람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햇살 좋은 날의 북촌은 인파가 장난 아니었다. 거기다 우리가 가려고 했던 콩사랑 옆의 는 대기줄도 어마어마할 정도.. 하지만 다행히(?) 콩사랑엔 자리가 많이 남아있었다. 이 정도 인파에 이 정도 대기줄에 빈자리가 많다니 살짝 걱정이 되지만서도.. 순두부를 향해 직진! 단골 위주로 장사가 되는 건지 손님과 사장님 간의 의사소통이 활발해 보였다. 낮술을 즐기시는 분들도 계시고... 적당한 가격의 메뉴판. 각종 두부요..
오랜 시간이 지났다 그리고 우리는 만났다 얼어붙은 채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 내 속의 할머니가 물었다, 어디에 있었어? 내 속의 아주머니가 물었다, 무심하게 살지 그랬니? 내 속의 아가씨가 물었다, 연애를 세기말처럼 하기도 했어? 내 속의 계집애가 물었다, 파꽃처럼 아린 나비를 보러 시베리아로 간 적도 있었니? 내 속의 고아가 물었다, 어디 슬펐어? 그는 답했다, 노래하던 것들이 떠났어 그것들, 철새였거든 그 노래가 철새였거든 그러자 심장이 아팠어 한밤중에 쓰러졌고 하하하, 붉은 십자가를 가진 차 한 대가 왔어 소년처럼 갈 곳이 없어서 병원 뜰 앞에 앉아 낡은 뼈를 핥던 개의 고요한 눈을 바라보았어 간호사는 천진하게 말했지 병원이 있던 자리에는 죽은 사람보다 죽어가는 사람의 손을 붙들고 있었던 손들..
2022년 9월 24일, 토요일 무한양꼬치는 건대 근처에 살 때는 정말 자주 방문하던 곳 중 하나다. 적당한 가격에 다양한 꼬치가 무한리필이고, 무엇보다 클라우드 맥주를 팔았기 때문인데 칭따오보다 클라우드를 좋아하는 나는 행복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지금은 가격도 오르고 꼬치도 줄어들고 클라우드는 사라졌지만.... 요즘처럼 단백질 보충이 필요한 시기엔 더없이 좋은 선택이라는 생각. 무한양꼬치는 자주 올렸던 천지 샤브샤브 근처에 위치한다. 훠궈의 유혹을 뿌리치고 양꼬치 가게까지 오는 건 제법 용기가 필요하다는 뜻. 간결하고 직관적인 간판을 가진 무한양꼬치는 이층에 위치한다. 방문할 때마다 사람이 많았어서 웨이팅이 있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현실은 텅 비어있었다. 주말에 점심시간인데도! 요즘 물가 오르는 ..
뭔가 하면 할수록 비천해갔다 밤의 이야기들은 어디에서 역류하였을까 누추한 일은 사라지지 않고 남으려는 몸 물이 물 아닌 시름 내 슬픔의 경로는 아무도 모르게 사라지는 일인데 살아 자주 역류했다 당신이 관념이 아름다움이 세상모르고 거기 있을 때 서러운 풍경은 모이거나 흩어졌고 우리는 이해할 수 없는 문과 문 사이에서 앞날을 흔들어 보기도 했으나 거꾸로 서서 내일을 본 적 있니 웃어본 적 있니 물구나무서서 보는 일은 좀 괜찮았다는데 무언가 잘 안 되어 생이 다른 쪽으로 돌아갔다면 모쪼록 이것도 역설의 방식이라 하면 안 될까 나도 내가 아닌 곳으로 흐른 때가 많았으니 너무 오래되었다면 그리 두어라 긴 밤이여 솟구쳐 흘러라 -, 문학동네
겨울이 복용한 가루약이 서서히 헐거워지는 새벽입니다. 크게 앓고 일어나 몸의 뒷면을 바라보면 빛으로 다 스며들지 못했던 무늬들이 떠오르는군요. 실수로 삼켜버렸던 눈보라를 생각합니다. 스스로 가지를 꺾는 번개들. 자신 안의 망령을 찾아 떠나는 여행 속의 여행. 흐르는 것이 흐르는 것을 더럽힐 수 있을까요. 우리는 금 간 접시 위로 돋아나던 작은 손가락들을 보았지요. 구름 위를 유영하던 흰돌고래, 뒤늦은 감정처럼 흘러내리던 물방울과, 비둘기 날개의 다채로움도요. 하늘을 휘저었던 폭풍의 무늬가 살 아래로 드리우면, 오래 버려둔 어깨 위에 차가운 광선들이 쏟아집니다. 가루약이 빠르게 펼쳐지며 무수해지듯 우리는 깨져버린 것들이 더 영롱하다는 것을 알지요. 창문에 적어두었던 소식들이 서서히 휘발하고 세계의 한 귀퉁..
2022년 9월 9일, 금요일 분명 전날 술안주로 떡볶이를 잔뜩 먹었지만 짜장 떡볶이는 분류가 다르다는 말에 납득해버렸다. 오랜만에 면목역 근처로 놀러 나온 김에 결정한 면동떡볶이. 30년 동안 자리를 지킨 포스를 내뿜는 간판이다. 매우 저렴한 메뉴 구성. 하지만 양이 많은 편이 아니라 넉넉하게 시켜야 한다. 우리는 라볶이 2인분+쫄면 사리+만두 두 개+달걀 두 개(10500원) 주문. 꼬마김밥도 먹고 싶었지만 재료가 다 떨어졌다고 하셔서 못 시켰다. 먹으면서 보니 의외로 홀 손님보다 포장 손님이 많은 편이었다. 간단하게 포장해서 집에서 끓여먹으면 된다니.. 나도 해보고 싶다. 세월을 버틴 실내 반찬은 단무지 한 종류이다. 냄비에 담겨서 나오지만 즉석 떡볶이가 아닌 조리가 끝난 떡볶이이다. 따라서 볶음밥..
2022년 9월 9일, 금요일 명절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H님을 면목동에서 만났다. 공부에 치이는 생활을 견디고 있는 요즘, 놀러 나와서도 노트북을 놓을 수가 없어 면목다방으로 향했다. 면목다방은 면목역 2번 출구 근처에 있는 제법 오래된 카페이다. 위치도 좋고 음료 가격도 괜찮고, 무엇보다 자리마다 콘센트가 설치되어 있음. 알바생은 한 명 밖에 없지만 어마어마한 수의 메뉴를 자랑한다. 동네 주민들이 주로 방문하는 터라 맞춤 음료도 많이 있는 듯. 나름대로 디저트와 필라이트도 판매하고 있다. 벌써 몇 년째 방문 중이지만 한 번도 먹어본 적은 없어서 죄송한 마음.. 연휴 시작이라 자리가 없으면 어쩌지 걱정했는데, 염려가 무색하게 자리가 텅텅 비어 있었다. 갸웃하고 있으니 금방 손님으로 가득 차서 안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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