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 7일, 화요일. 멕시코시티 북부 터미널에서 과달라하라는 버스를 이용했다. 외국인은 인터넷 예매가 불가능해서 전날 창구에서 예매를 함. 인터넷에서 가격을 검색해 가서 할인 가격을 보여주면, 놀랍게도 순순히 할인을 해 준다. 넓은 북부터미널을 가득 메우는 사람들 덕분에 혼란스럽던 대합실을 뒤로 하고, 밤 버스는 과달라하라를 향해 출발. 멕시코시티에선 버스를 타러 갈 때도 엑스레이로 짐 검사를 한다. 운이 좋아 사고를 겪지 않았기 망정이지, 치안이 안좋기는 한 듯. 그리고 다음 날 아침, 과달라하라. 아침이라기엔 예정시간보다 많이 일찍 도착해 새벽이었다. 터미널에서 추위에 떨며 해가 뜨기를 기다림. 새우잠을 깊이 자 얼굴이 퉁퉁 부어 갑자기 스포츠인 포스를 풍기는 솔. 뒤에 보이는 서브웨이에서..
2018년 2월 2일, 목요일. 멕시코는 특히 과일이 저렴하다. 그 중에서도 오렌지와 파인애플이 싸고 맛있어서 모로코 이후로 아주 오랜만에, 원없이 오렌지를 짜먹었다. 오늘의 일정은 프리다칼로 박물관 구경 및 백화점 쇼핑. 박물관은 인터넷 예매가 편해 미리 표를 사두었다. 시간이 남아 앞의 코요아칸 시장을 먼저 구경. 중남미 시장이 대부분 그렇듯, 크게 식당 구역과 식료품 구역, 기념품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다. 듣던 것과는 달리 규모가 큰 편은 아니고, 시간이 남는 게 아니라면 굳이 방문할 필요는 없어 보이는 곳. 나름대로 기념품을 갖추고 있으나, 위 사진에 나온 인형의 프리다칼로 버전(갈매기 눈썹이 있다)은 시장에선 팔고있지 않았다. 시장 내부 실제 분위기. 멕시코 시장은 칸쿤 쪽을 제외하곤 호객행위가..
2018년 2월 1일, 수요일. 멕시코는 여러 뜻으로 들리곤 했었다. 마약, 카르텔, 하이텐션의 사람들.. 여기에 커다란 솜브레로를 뒤집어 쓴 마리아치 밴드까지 더하면, 재밌긴 하지만 그다지 친근한 의미는 아니었지. 이런 이미지가 미국을 통해 멕시코를 배웠기 때문인지, 아니면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라에 대한 과장 때문인지는 관심 없지만, 깊이 박힌 편견을 깨는 신선함이 이번 여행의 주된 기쁨이었다. 살아보라고 한다면 망설임 없이 자리잡고 싶은 나라이자 어느곳보다 체감상 짧은 여행이었던 나라, 멕시코, 그리고 그 여행의 기록. 행복했던 마음을 표현해 보고 싶어 말이 길어졌는데, 이제 시작! 갈라파고스에서 멕시코시티로 가는 길은 매우 멀고 힘들었다. 꼬박 하루동안 비행기를 세 대 갈아타고 산크리스토발-과야킬..
2017년 12월 13일, 수요일. 대도시에서 받은 상처는 대도시에서 치유해야 한다. 이는 마치 헤드샷의 굴욕을 헤드샷으로 갚아주는 것과 같다. 내가 들고 다니던 짐 중에 옷을 제외한 거의 모든 것을 잃어버린 우리는 산티아고에서 그 뒷처리에 집중했다. 일단 가방을 사서 공간을 확보한 후, 카메라를 비롯한 전자제품들을 새로 구하기 위해 며칠을 쓴 것 같다. 중간에 볼리비아 비자를 받은 건 덤. 그와중에 황열 예방접종 카드마저 잃어버려 볼리비아 여행을 포기할 뻔 한것도 덤 안의 덤이다. 그렇게 며칠을 보내고 어느 좋은 날, 산티아고 시내를 구경하러 나가기로 했다. 가볍게 도착한 산티아고의 누에바요크 거리. 이름이 왜 하필 뉴욕 거리인지는 모르겠으나, 마치 여의도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뉴욕을 가도 여..
2017년 11월 15일, 수요일. 리우에서의 마지막 관광은 넷이서 하기로 했다. 첫 목적지는 그 유명한 예수상. 워낙 유명한 곳이고 하루종일 관광객이 몰려 아침일찍 다녀오는 걸 추천한다. 우리는 그러지 않았지만 하이시즌에는 입장제한에 걸려 몇 시간씩 줄만 서기도 한다고. 물론 걸어서 올라갈 수도 있지만 우린 트램을 타기로 했다. 처음부터 등산으로 올라가는 건 물론 의미가 있지만 중간에 빈민촌도 지나가야 하고 아침이라고 해도 햇살이 워낙 따가우니까. 산 아래에서부터 올라가는 게 아니라 중간지점까지 우버를 타고 온 뒤 티켓을 구매했다. 왕복 티켓값은 일인당 60헤알. 트램+공원 입장료가 포함된 가격이므로 나름 괜찮다. 이 트램 역시 성수기에는 예매를 해야 한다고 들었지만 우리가 방문한 날은 아예 줄 자체가..
2017년 7월 6일, 목요일. 이번 숙소는 집은 좁지만 침대가 괜찮은 편이었다. 덕분에 잘 자고 일어나서 하루를 시작. 너무 잘자는 바람에 늦잠을 자서, 문을 닫기 전에 돌락시장부터 왔다. 이미 반쯤 닫혀버린 시장. 과일부터 각종 독특한 기념품 까지. 조금 더 이른 시간에 방문한다면 훨씬 활기찬 모습을 볼 수 있을듯 하다. 특히나 대형마트에서 구입하는 것보다 과일 가격이 굉장히 저렴해서, 실컷 사먹을 수 있다. 하지만 솔직히 과일이 저렴한 것은 거의 유럽 공통이라고 봐도 좋기때문에, 굳이 과일 사먹으러 여기까지 올 필요는 없다고 생각이 듬. 바로 이어서 어제는 들어가지 못한 자그레브 대성당으로. 평일 오후라 그런지 성수기임에도 오가는 관광객이 많지 않다. 낮에 보는 모습은 또 다른 매력이 터짐. 오른편..
2017년 6월 15일 목요일. 바닷가에서 벗어나 그늘에서 잠시 몸을 식혔다. 커피라도 사먹을까 했으나 야속하게도 근처에 카페 하나 안보임. 2주만에 돌아온 에스파냐 남부의 날씨는 진이 다 빠질 정도로 덥다. 말 그대로 땀을 흘리는 것이 아니라 모공으로 싼다고 해야할 정도. 이런 날씨에 돌아다니거나 일을 하는 건 인권을 심각하게 해치는 일이다. 시에스타는 게으름이 아니라 지혜라는 것을 이렇게 몸으로 배운다. 성당 안은 시원하겠지. 어제 들렀던 바르셀로나 대성당을 먼저 들른다. 유럽에 있는 이런 고딕양식 성당들은 건물이 높아 안에 들어가면 매우 시원하다. 챠펠중 하나. 왼쪽 아래 작은 것은 사자인가? 그럼 마르코...? 확실하진 않음. 이거 보고 나도 모르게 처음엔 웃음이 나왔다. 21세기 성당 촛불은 당..
2017년 6월 14일 수요일. 오후에 체크인을 한 후 강행군에 지친 우리는 바로 낮잠을 잤다. 일어나니 벌써 저녁 시간. 지난 달에 마드리드에서 결국 먹지 못했던 빠에야를 찾아 나섰다. 이번엔 깝치지 말고 도심 관광지 근처에서 먹자. 높이 알아본 음식점 중 그리 크지 않은 곳으로 들어가 빠에야와 함께 샹그리아를 주문했다. 소량이라도 알코올이 들어오니 기쁘다. 아무곳에서나 술을 사먹는 날을 얼마나 기다렸던가. 오렌지와 얼음이 들어있던 샹그리아는 달콤하니 식전주로 좋은 선택이었다. 사람에 따라 능글거린다고 느껴질 정도로 유쾌한 에스파냐 사람들. 모로코의 친절함과는 다른 느낌의 기분좋음이다. 순수해진 간세포에 에틸 알코올 고문을 가하며 대화를 하다 보니 빠에야가 나온다. 사진에 많이들 나오는 것처럼 빠에야 ..
2017년 5월 20일 토요일. 밤새 북쪽으로 달려온 탓인지 목적지의 새벽공기는 서늘했다. 처음에는 쾰른에 멈추지 않고 지나칠 생각을 했으나, 대성당을 한 번은 보긴 봐야한다고 내가 우겨서 경로를 바꾸는 바람에 쾰른에선 한나절 더 머물고 브뤼셀로 넘어가기로 했다. 쾰른 대성당은 중앙역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어 당일치기로 손색이 없다. 위 사진은 몇장 찍어서 파노라마로 합친거라 위쪽이 좀 날아갔는데, 워낙 규모가 커서 한 화각에 잡기가 힘들다. 그나마 사진을 찍었을 때는 아직 새벽이라 사람이 없어서 이정도지, 해가 제대로 뜨고 나면 사람으로 바글바글 해서 그 조차 힘들다. 정면 사진. 사실 쾰른에서 볼 만한 건 이 대성당밖에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데, 이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이 쾰른을 철저하게 파..
2017년 5월 9일 전날은 크라쿠프에 아주 늦은 밤 도착해 일찍 잠에 들었다. 그리고 오늘, 기다리고 기다리던 대선 날 아침. 개표방송이 여섯시 언저리에 시작 하니까, 시차를 감안해서 우리는 열한시 부터 테이블 앞에 앉았다. 물론 맥주와 안주를 단단히 준비해서... 결과야 뭐 다들 아시는 바와 같았다. 사실 여행 계획을 짤 때 늘 그렇듯 겨울 대선을 염두에 두고 서울에 한 번 들르는 일정으로 경로를 잡았었다. 그 이후 탄핵 및 조기대선 국면으로 접어 들면서... 아무래도 선거에는 참여하지 못할것 같아 민주당 경선에만 참여하고 나왔다. 못내 빚진마음이 있어서 미안하고 그랬는데... 이러나 저러나 총선때도 그랬고 선거방송은 맥주 한 잔 하면서 보는게 꿀이다. 그보다 더한 꿀은 역시 이기는 선거방송을 보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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