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8일, 수요일. 크루즈 선에서 아침일찍 체크아웃 한 우리는 미리 예약한 룩소르 서안투어를 시작했다. 일인당 45파운드(입장료 별도)에 예약을 했는데 이게 웬걸, 12인승 봉고차 안에 가이드와 운전기사, 그리고 우리 둘 밖에 없는 상황. 우리와 같은 투어를 예약한 것으로 보이는 프랑스인 노부부는 가이드에게 뭔가 화를 내며 결국 차에 오르지 않았다. 졸지에 시작된 봉고차 프라이빗 투어. 가장 먼저 멤논의 거상 앞에 우리를 내려준다. 지진 이후로 생긴 균열에서 묘한 소리가 나곤 했다는 멤논의 거상. 뜬금없지만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흔적이 남아있는 이 석상들은 신전을 잃고 덩그러니 앉아있었다. 그리고 왕가의 계곡. 피라미드를 비롯한 이집트 왕가의 무덤은 극심한 도굴에 시달렸다. 그도 그럴것이 누..
같은 사람한테 예약을 했기 때문에, 아부심벨 투어와 크루즈 여행은 연계가 된다. 봉고차에 우리 짐을 다 싣고 신전에 다녀와 바로 배에 타는 식. 출항시간은 오후 2시라고 되어있으나 우리가 도착할 때까지 기다려주니까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우리가 탔던 배의 이름. 크루즈는 종류가 매우 다양해 배 이름을 추천하는 건 의미가 없다. 당연히 우리 마음대로 고를 수 없기도 하고.. 지금보니 화장실이 마음에 들었었는지 방 사진은 없고 화장실 사진만 남아있다. 깨끗한 화장실에 큰 침대 두개와 티비가 딸려있는 방, 하루 세 끼 식사와 오후 티타임, 저녁 공연까지 모두 포함해 2박 3일에 일인당 30불이다. 이집트 파운드로 계산하는 게 아니라 달러를 기준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환율이랑은 별 상관이 없다. 크루즈 일정..
2017년 11월 6일, 월요일. 아스완으로 향하는 기차는 쾌적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제시간에 출발 혹은 도착하는 건 기대하지도 않아서 괜찮았으나 출발 직전에 플랫폼이 바뀌는 위엄이란. 그래도 세상 친절한 이집션들의 도움을 받아 어찌어찌 출발. 며칠 전에 먹었던 파스타 집에서 다른 메뉴를 포장해 도시락으로. 10파운드 파스타는 포장시에 양이 훨씬 많다. 결국 도저히 다 못먹고 남김. 워낙 기차여행을 좋아하는 나는 기차 도시락에 들뜨기 시작한다. 는 두 시간만에 돌이 튀어서 이중창 중 하나가 와장창 깨짐. 유리가루가 떨어져 커튼을 닫고 다녀야 했다. 연착을 거듭해 도착한 아스완. 체크인을 하고 내일 먹을 빵과(20파운드) 바나나 1키로(10파운드) 를 구입 후 근처 피자가게에서 저녁을 먹었..
2017년 11월 3일, 금요일. 숙소 창문을 꼭 닫고 자지 않으면 자꾸 매연이 들어온다. 이중창을 단단히 닫고 따뜻하게 잤더니 개운한 아침. 우리는 Al-Shohadaa 역으로 이동해 하루를 시작했다. 우리만 그렇게 느꼈는 진 모르겠는데, 구글지도와 카이로 지하철 노선도의 차이가 심하다. 아마 Nasser역이라고 노선도에 표시된 곳이 같은 곳인 듯. 아무튼 역에서 내려 이슬라믹 카이로 방향 골목으로 들어가면 시장이 나온다. 아침이라 한참 빵을 굽고 있는 사람들. 외국인이 잘 다니는 길이 아닌지, 안그래도 빤히 쳐다보는 이집션들의 시선이 오늘따라 따갑다. 시장은 막 깨어나고 있는지 분주하다. 갓 구워진 빵을 머리에 이고 자전거를 타는 모습이 그럴듯 하다. 각종 파스타를 저울에 달아 팔기..
이집트 박물관의 입장료는 120페소(성인)로 피라미드와 같다. 국제학생증이 있으면 물론 절반 가격. 카메라 촬영권과 미라 방(?) 입장권은 따로 추가가 되지만 우린 패스. 과연 예상대로 미라관을 빼고 관람해도 박물관 문 닫을 시간까지 간신히 다 구경했다. 게다가 캐나다 아재들 말로 카메라는 막지만 핸드폰은 막지 않는다고. 이럴 땐 이해하려고 하는 게 지는거다. 카메라는 바깥 보관소에 맡기고 홀가분하게 입장. 이집트 박물관은 소장품이 셀 수도 없이 많아 전시품에 별 신경을 안쓰는 것처럼 보일 정도다. 유리로 막아놓기는 커녕 오가는 사람들이 만져도 그러려니 하는 분위기. 나 개인적으로는 루브르, 오르쉐 다음으로 기대하던 곳이라, 사진은 많이 안찍고 구경하기 바빴다. 여러모로 사진권 안사길 잘했..
2017년 10월 31일, 화요일. 겨울로 접어드는 계절에도 해는 일찍 뜬다. 두 달을 넘게 체류하며 단 한 번도 일출을 보지 못한 우리는, 마지막 날이라도 힘을 내보기로 한다. 매일같이 걷던 바다로 가는 길도 바람막이가 없이는 힘든 새벽이 됐다. 아침저녁으로는 기온이 20도 아래로 떨어진다. 까딱하다간 감기 걸리기 십상. 다섯시 반 쯤 알람을 맞춰 바다에 나왔으나 이미 하늘은 붉어지기 시작한 뒤였다. 타임랩스 찍기는 포기하고, 사우디 아라비아를 거쳐 떠오르는 해를 기다린다. 주위를 둘러봐도 일출을 기다리는 인간은 우리 뿐이다. 가끔 물고기가 튀고 발 밑으론 게가 지나는 흔한 다합의 새벽. 다행히도(?) 해가 떠오를 때 까지 붉은 하늘의 시간이 길었다. 그간 느끼지 못한 새벽 분위기를 ..
무슬림 국가들, 아니 더운 지방이 으레 그렇듯 다합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우리 집이 위치한 곳은 인적이 드문데 밤에는 그 밀도가 더욱 낮다. 그렇다고 위험하진 않지만, 우린 항상 둘이 다니고 너무 늦은 시간엔 외출을 삼가며 지냈다. 집 근처에 살던 고양이. 오며가며 부르면 달려와서 애교를 부리며 주변을 맴돈다. 두 달 지내면서 꽤 안면을 터서인지 우리 목소리만 들려도 어디선가 뛰어나오지만 움직임이 너무 빨라 찍을 수가 없다. 사료나 간식을 사서 먹이려 했으나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 같아서 참기로. 매일 새파란 다합 하늘은 밤에도 청명하다. 동네 불빛 덕에 쏟아진다고 말할 만큼은 못되지만, 그럭저럭 하늘을 채울 정도로 별이 뜬다. 건조하고 깨끗한 하늘의 가장 좋은 점은 바닷가에서 별을 ..
다합은 항상 맑다. 비는 커녕 구름도 보기 힘든 전형적인 사막 기후다. 항상 푸른 하늘로 시작해서 빨간 노을로 끝나는 하루는 건조하고 쾌적하지만 장마의 나라에서 온 우리에겐 2% 부족함을 느끼게 한다. 우습게도 포즈 두 이과수 공항에 도착해 열대 기후를 만나고 반가워했다는 뒷이야기. 아무튼 별 일 없는 낮에는 사진기를 들고 산책을 나선다. 천천히 걸으면 사람이 많이 없는 바다는 전부 내 것 같다. 열대열대한 풍경. 하지만 결코 습해지는 법이 없다. 길게 이어진 해변은 낮에도 밤에도 기분 좋다. 의외로 모기나 파리 등 벌레들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도 장점. 다합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시공간인 금요일 플리마켓. 가끔 멍청미 돋는 염소들이 나를 웃기고 카메라만 보면 달려와 사진을 찍어달라고 따봉을 날리는 ..
이러니 저러니 해도, 역시 다합 하면 다이빙이다. 간혹 물놀이가 취향에 맞지 않거나, 건강 상태로 인해 다이빙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 사람들도 많이 있으나, 다합행 버스를 탄 나의 목적은 오로지 다이빙 이었다. 다합에는 10여개의 다이빙 포인트가 있으며, 각각의 특징은 샵에 문의하면 매우 친절하게 설명을 해 준다. 날이 좋지 않으면 들어가지 못하는 곳도 있으니, 아침에 페이스북 메시지를 이용해 문의 해보는 것도 요령이라면 요령이다. 우리는 그냥 시간이 나면 가서 가능한 곳에 들어갔다. 앞바다 다이빙. 처음 펀다이빙인데 시야가 최악인 날이었다. 같이 다이빙하는 팀도 조금만 멀어지면 안보이는 마법. 당황스러워도 그냥 하던대로 하면 가이드들이 잘 인도해 준다. 설상가상으로 높의 BCD가 잘 작동하지 않는다. B..
나는 스노클링을 2012년에 처음 접했다. 그 전에도 물에서 노는 걸 좋아해 수영도 배우도 제주에 살면서 열심히 바다에 나가 수영을 하긴 했지만, 휴양지를 못 가본 탓에. 태국 중부의 꼬창이라는 섬에서 보트투어와 스노클링을 배운 후, 등이 까지는 것도 모르고 하루종일 물 속에 있었던 기억. 이후에 동남아 일주를 하면서도 틈만나면 보트 투어를 했었더랬다. 추억팔이는 이쯤 하고, 다합. 나름 번화가인 라이트하우스 앞 쪽을 제외하고는 깨끗하고 얕은 바다가 2km 넘게 가로로 펼쳐져 있는 곳이다. 우리는 아예 터키에서부터 스노클링 마스크를 구입해 들고다니는 중이라 대략 이틀에 한 번 꼴로 물놀이를 나가곤 했다. 레드필터가 없던 시절의 사진. 워낙 넓게 펼쳐진 바다라 좋은 포인트는 스스로 찾아야 한다. 깊은 곳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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