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번인가 언급했지만, 태국은 물가가 오르지 않았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면 오르지 않은 것 처럼 보인다. 아침부터 야식까지 전부 사먹는 문화를 가진 태국은 주방이 딸린 숙소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물론 우린 굳이 주방이 딸린 곳을 찾아냈지만, 그래도 아침은 족발덮밥. 요 정도 양이 대략 20에서 30바트 수준의 가격이다. 꽤 푸짐해 보이지만 옆의 숟가락과 크기를 비교하면 양이 적음. 이전과 비교하면 가격은 그대로인데 양이 줄어든 것 같다. 가격 상승에 대한 저항이 심하니 이런식으로 물가가 올라가는 듯. 아무튼 어지간해선 한 그릇에 배가 부르지 않는 게 이 동네 밥이었다. 저녁엔 고기+샤부 무한리필 집으로. 서문인 수안 독 게이트 근처엔 이런 식의 무한리필 집이 몇 있다. 최근엔 식습관에 건강과 질을..
치앙마이에서 북동쪽으로 150여 킬로미터, 미얀마와 라오스 국경 근처에는 '도이창'이라는 지역이 있다. 태국어로 도이(Doi)는 언덕 혹은 산, 창(Chang)은 코끼리를 뜻하니, 도이창(Doi Chang)은 코끼리 언덕, 아니면 코끼리 산 이라는 의미이다. 산봉우리로 겹겹이 둘러싸인 해발 1500미터 이상에 위치한 아카족의 이 마을은, 40년 전만 해도 아편 생산이 주된 사업이었다. (도이창의 소수민족이니 아카족, 출처: https://doichaangcoffee.co.th/en/about-us/the-legend/) 참고로 이와 관련해서 유독 한국 웹에 '전세계 생산되는 아편의 60%를 담당했었다' 혹은 '뉴욕에 공급되는 양의 80%를 차지했었다' 는 말들이 돌아다니지만 아무 근거 없는 소리. 어쩄거..
2018년 2월 25일, 일요일 - 3월 11일, 일요일. 태국 북부와 남부는, 체감상 세 배의 물가차이가 존재한다. 방콕은 그 중간에서 살짝 비싼 편이고.. 그토록 저렴했던 치앙마이의 물가는 5년만에 와도 별로 달라진 게 없었다. 숙소 체크인을 기다리며 비엔나커피 한 잔. 일본과 친하고, 일본을 좋아하며, 명백하게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은 태국은 커피 문화도 우리나 일본과 비슷하다. 게다가 근처에 도이창이라는 아라비카커피 산지도 있는 덕분에, 저렴하고 신선한 커피를 매일같이 마실 수 있음. 카페 얘기는 다음 글로 넘기기로 하고.. 체크인 후 잠시 쉬다가 주말 야시장을 구경하러 성 안으로 들어왔다. 숙소는 님만해민 쪽의 살짝 비싼 에어비앤비로. 치앙마이에서 잠시 머물고 치앙라이와 빠이를 둘러볼 셈이었지만..
2018년 2월 20일, 화요일. 북미를 건너뛰는 우리의 여정은, 칸쿤->멕시티->밴쿠버->광저우->방콕으로 늘어지게 되었다. 솔은 광저우에서 인천으로 돌아가고. 무려 2박 3일에 이르는 여정.. 아침일찍 씻고 그나마 뽀송뽀송하게 출발 해서 금방 폐인이 된다. 특히나 밴쿠버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 힘들었음. 시간이 지날수록 꼬질꼬질 해지는 우리 모습은 생략하고, 2018년 2월 23일, 금요일. 전날 밤 방콕에 내려 노숙 후 새벽같이 시내로 달려온 우리는, 시차적응이고 나발이고 게스트하우스에 쓰러져 자버렸다. 방콕에 올 때마다 한 번은 들리는 카오산의 새벽 공기와 이제는 꽤 나이가 드신 싯디 게스트하우스의 여주인. 먹을거리를 찾아 나온 저녁무렵 분위기까지. 여러번 하게 될 말이지만, 태국은 그다지 변한..
2018년 2월 18일, 일요일. 몇 달 전, 처음 칸쿤 여행에 대해 계획할 땐 푸른 꿈에 물들어 있었다. 에메랄드빛 바다와 올인클루시브 호텔, 타는 태양 아래의 치첸이사. 그러나 우리의 멕시코 마지막 여행은 예상과는 상당히 다른 전개로 흘러 버렸다. 우선 우리가 묵었던 에어비앤비 숙소. 에어컨이 딸린 방 두 개 및 화장실 두 개, 넓은 주방과 거실까지. 거실에 에어컨이 없다는 게 흠이지만 친절한 호스트 덕에 마지막 날까지 편안했다. 그리고 공용 수영장이 딸려있어, 굳이 밖에 나가지 않아도 휴양이 가능한 아파트. 집 근처의 대형마트까지 걸어서 5분 거리임을 감안하면, 오랜만에 퍼질러 앉아 놀기 좋은 숙소에 도착해 버렸다고 할 수 있겠다. 숙소 외에도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어쨌건 결론은, 우리는 올..
우리 셋은 맥주를 좋아한다. 그렇다고 맛있는 맥주를 골라먹거나 평가를 내릴 정도는 아니고, 동네에 수제맥주 집이 있다면 방문해 볼 정도. 뜬금없지만 메리다엔 한국에서 보던 콘도그를 판다. 이 음식이 미국에 살던 독일계 이민자들이 개발했다는 사실도 충격이었는데, 그걸 메리다 시내에서 버젓이 팔고 있다니. 맛은 없다. 그리고 뜬금포 사진 2. 쿠스코와 마찬가지로 메리다에는 유독 중국 음식점이 많이 보인다. 한식이 먹고싶으면 찾게되는 중국음식. 요리 몇 가지와 볶음 국수를 골라 이 한 그릇에 104페소. 저렴하면서 기름지고 맛있는 건 역시 중국음식을 따라올 수가 없다. 모처럼 맛있어서 포장까지 해다 맥주 안주로 먹기도 했음. 추가로 더운 날씨에 위로가 되어주던 슬러시. 그리고, 밤. 지난 글에 적었듯 걸어다니..
2018년 2월 14일, 수요일. 멕시코 동북부, 해안가 근처에 위치한 메리다는 유카탄 주의 주도이다. 바다와 30여 킬로미터 밖에 떨어져 있지 않지만 건조한 기후가 나타나는 메리다는, 일 년 내내 더운 날씨와 맑은 하늘로 유명하기도 하다. 유카탄 반도는 식민지 시대가 끝난 후, 짧지만 두 번에 걸친 독립을 선언했을 정도로 문화가 독립적인데, 이는 97%에 이르는 마야 원주민 비율에서 기인한다. '마야'라는 단어를 들으면 죽어버린 고대문명을 떠올리기 쉽지만, 그 언어는 엄연히 살아남아 이곳에서 사용되고 있다. 교육과정에서 정식으로 가르치기도 하며, 그 영향으로 이 지역의 스페인어가 변형될 정도라고. 단점이 하나 있다면 수크레와 마찬가지로 인도가 아주 좁다. 식민지 시절에 만들어진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2018년 2월 13일, 화요일. 팔렌케는 멕시코 여행자들의 쉼터, 산크리스토발에서 북동쪽으로 100킬로미터 남짓 떨어진 작은 도시이다. 워낙 작은 마을인데다 유적지를 제외하면 딱히 더 볼 것도 없는 팔렌케는 산크리스토발에서 메리다로 넘어가는 길에 잠깐 들리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멕시코를 통틀어 3주라는 짧은 일정에 쫓기는 우리는, 과감하게 와하까에서 팔렌케로 바로 건너뛰기로 했다. 아침에 도착해 호텔에 적당히 짐을 풀고 바로 유적지로. 여행사 차량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오고가는 콜렉티보를 타면 일인당 편도 20페소에 올 수 있다. 입장료는 역시 일인당 70페소. 마야 유적지 중 가장 보존이 잘 된 곳이라는 명성에 비해 입장료가 저렴했다. 문제가 있다면 상상을 초월하는 습도. 그 와중에 하늘까..
지난 번 글에서 계속. 역시 와하까는 이대로 흘려보내긴 아쉬운 도시야, 라는 생각은 유적지에서 지칠대로 지친 우리를 다시 시내로 내몰았다. 한낮의 열기는 어딘가로 숨어버린 골목, 아이들이 모여 픽사의 영화 를 보고 있다. 다시 생각해도 영화에 등장하는 마을은 이 도시를 연상시킨다. 이미 멕시코 뽕을 거하게 들이킨 나는 이 영화를 평가할 자격이 없다. 짧고 강렬했던 멕시코에 대한 추억만 파먹어도 영화가 금방 끝나더라. 차분한 듯 차분하지 않은 듯 초여름 밤이 느껴지는 와하까의 밤. 가로등을 빛나게 해주는 건, 젖은 색이 나는 길거리도 우리도 아닌 것 같다. 이 글의 사진들 하루동안 찍은 건 아니고.. 이틀에 걸쳐 밤에 돌아다니며 찍은 사진의 조합이다. 멕시티나 과달라하라, 그리고 앞으로 방문하게 될 팔렌케..
2018년 2월 11일, 일요일. 몬테 알반은 와하까에서 서쯕으로 대략 10km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테오티우아칸과 마찬가지로, 식민지 이전 유적 중 하나인 이 곳의 원래 이름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심지어 몬테 알반이라는 이름이 붙게 된 이유도 정확하지 않다고. 지리적으로 마야와 테오티우아칸문명 사이에 위치한 사포텍 문명은, 양 쪽 문명과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고도 한다. 시내에서 10킬로미터 밖에 떨어져 있지 않지만, 주변에 비해 높은 언덕에 놓여진 문명이기 때문에 버스를 타고 가는게 편하다. 위 사진은 우리가 몬테 알반 행 왕복 버스를 예매했던 호텔인데, 위치는 아래와 같다: 호텔 로비에 들어가면 바로 티켓을 구매할 수 있는데, 이게 와하까와 몬테 알반에서 출발하는 버스 시간표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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