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 7일, 토요일. 실컷 여행을 다니는 주제에 이렇게 말하면 우습지만, 휴식은 금방 끝난다. 마지막 한국어 수업 시간에 찍은 사진. 이후로도 종종 소녀를 부르며 놀고 있다고 한다. 특히 아이들과 정이 많이 들은 솔은 선물도 받고 포옹도 하고 진하게 헤어졌다. 그리고 아침 일찍 잡아 탄 베트남 행 버스. 국경을 넘는 버스지만 소형 버스에 자리는 불편하고.. 가격은 10불 정도 했다. 도시락으로 챙겨간 캄보디아식 돼지고기 덮밥. 언제 먹어도 우리 입맛에 딱 맞는다. 우리가 탄 버스는 스텅뜨라엥-반룽-플레이크(베트남)로 가는 버스였는데, 플레이크에서 내려 다낭까지는 또 다른 버스를 잡아 타야 했다. 그 와중에 본의 아니게 개고생을 했지만 그 이야기는 생략. 비에 쫄딱 젖어 롯데리아를 씹어먹고 있는..
2018년 3월 21일, 수요일. 은, 까엡을 통과하는 33번 국도에서 바닷가 쪽으로 조금 들어간 곳에 위치한다. 까엡의 다른 식당과 비슷하게 수산시장과 게스트하우스에서 걸어가기 적당한 거리에 위치. 처음엔 점심을 먹은 후, 커피를 마시러 갔었다. 이 곳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케익이나 아이스크림 등, 꽤 괜찮은 질을 자랑하는 디저트를 예쁜 그릇에 제대로 주는 걸 보고, 이 집에서 저녁을 먹어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예쁜 식기에 더해, 이 곳의 가장 큰 장점은 서쪽 바다로 향하는 선착장. 잘 관리돼 안정적이고 청결한 선착장 가는 길엔 테이블도 놓여있다. 이 곳은 저녁무렵 더 빛을 발하는데, 그 사진은 조금 있다가. 바닷가 쪽에서 바라본 식당. 사진 주인공은 쿨시크하게 학교를 빼먹고 놀러온 높의 친척동생(..
2018년 3월 20일, 화요일. 까엡에는 크게 두 종류의 시장이 있다. 채소와 과일, 생필품 등을 판매하는 현지인들을 위한 시장과 해산물과 기념품을 판매하는 관광객용 시장. 오늘 가 볼 시장은 당연히 해산물 시장이며, 위치는 아래와 같다. 지도를 공유하기도 멋적은 것이, 도로가 하나뿐인 까엡에선 길을 잃기가 더 어렵다. 시장 입구에는 조개 껍데기로 만든 각종 기념품이 있는데, 아쉽게도 소유욕을 불러 일으키거나 하진 않는다. 애초에 무리 목적도 이런 기념품 들이 아니었으니. 언제나 이 곳의 목표는 단 하나,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온갖 해산물 구이이다. 작은 수산시장 한켠에는 아주머니들이 온갖 신선한 해산물을 판매하고 있고, 멀리 있는 도시에서 온 사람들을 위해 아이스박스에 포장을 해 주기도 한다. 바다..
몇 번인가 언급했지만, 태국은 물가가 오르지 않았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면 오르지 않은 것 처럼 보인다. 아침부터 야식까지 전부 사먹는 문화를 가진 태국은 주방이 딸린 숙소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물론 우린 굳이 주방이 딸린 곳을 찾아냈지만, 그래도 아침은 족발덮밥. 요 정도 양이 대략 20에서 30바트 수준의 가격이다. 꽤 푸짐해 보이지만 옆의 숟가락과 크기를 비교하면 양이 적음. 이전과 비교하면 가격은 그대로인데 양이 줄어든 것 같다. 가격 상승에 대한 저항이 심하니 이런식으로 물가가 올라가는 듯. 아무튼 어지간해선 한 그릇에 배가 부르지 않는 게 이 동네 밥이었다. 저녁엔 고기+샤부 무한리필 집으로. 서문인 수안 독 게이트 근처엔 이런 식의 무한리필 집이 몇 있다. 최근엔 식습관에 건강과 질을..
우리 셋은 맥주를 좋아한다. 그렇다고 맛있는 맥주를 골라먹거나 평가를 내릴 정도는 아니고, 동네에 수제맥주 집이 있다면 방문해 볼 정도. 뜬금없지만 메리다엔 한국에서 보던 콘도그를 판다. 이 음식이 미국에 살던 독일계 이민자들이 개발했다는 사실도 충격이었는데, 그걸 메리다 시내에서 버젓이 팔고 있다니. 맛은 없다. 그리고 뜬금포 사진 2. 쿠스코와 마찬가지로 메리다에는 유독 중국 음식점이 많이 보인다. 한식이 먹고싶으면 찾게되는 중국음식. 요리 몇 가지와 볶음 국수를 골라 이 한 그릇에 104페소. 저렴하면서 기름지고 맛있는 건 역시 중국음식을 따라올 수가 없다. 모처럼 맛있어서 포장까지 해다 맥주 안주로 먹기도 했음. 추가로 더운 날씨에 위로가 되어주던 슬러시. 그리고, 밤. 지난 글에 적었듯 걸어다니..
2018년 2월 13일, 화요일. 팔렌케는 멕시코 여행자들의 쉼터, 산크리스토발에서 북동쪽으로 100킬로미터 남짓 떨어진 작은 도시이다. 워낙 작은 마을인데다 유적지를 제외하면 딱히 더 볼 것도 없는 팔렌케는 산크리스토발에서 메리다로 넘어가는 길에 잠깐 들리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멕시코를 통틀어 3주라는 짧은 일정에 쫓기는 우리는, 과감하게 와하까에서 팔렌케로 바로 건너뛰기로 했다. 아침에 도착해 호텔에 적당히 짐을 풀고 바로 유적지로. 여행사 차량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오고가는 콜렉티보를 타면 일인당 편도 20페소에 올 수 있다. 입장료는 역시 일인당 70페소. 마야 유적지 중 가장 보존이 잘 된 곳이라는 명성에 비해 입장료가 저렴했다. 문제가 있다면 상상을 초월하는 습도. 그 와중에 하늘까..
지난 번 글에서 계속. 역시 와하까는 이대로 흘려보내긴 아쉬운 도시야, 라는 생각은 유적지에서 지칠대로 지친 우리를 다시 시내로 내몰았다. 한낮의 열기는 어딘가로 숨어버린 골목, 아이들이 모여 픽사의 영화 를 보고 있다. 다시 생각해도 영화에 등장하는 마을은 이 도시를 연상시킨다. 이미 멕시코 뽕을 거하게 들이킨 나는 이 영화를 평가할 자격이 없다. 짧고 강렬했던 멕시코에 대한 추억만 파먹어도 영화가 금방 끝나더라. 차분한 듯 차분하지 않은 듯 초여름 밤이 느껴지는 와하까의 밤. 가로등을 빛나게 해주는 건, 젖은 색이 나는 길거리도 우리도 아닌 것 같다. 이 글의 사진들 하루동안 찍은 건 아니고.. 이틀에 걸쳐 밤에 돌아다니며 찍은 사진의 조합이다. 멕시티나 과달라하라, 그리고 앞으로 방문하게 될 팔렌케..
2018년 2월 10일, 토요일. 멕시코를 수도를 중심으로 크게 동부와 서부로 나누면, 과달라하라는 서부, 와하까는 동부에 속한다. 누구도 궁금하지 않을 법한 이 얘기를 왜 하냐면.. 동부와 서부를 꽉 잡고 있는 고속버스 회사가 별개라 과달라하라에서 와하까로 바로 데려다 주는 버스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걸 알려주려고. 구하려면 못구할 건 없을 것 같았지만, 우린 그냥 비행기를 타고 넘어왔다. 해서 출발과 동시에 도착한, 와하까. 와하까 공항 이용에 대해 미세 팁을 적자면, 택시는 아예 공항 밖에 나와서 잡는 게 낫다. 우버가 안되는 도시라, 오랜만에 긴장하며 택시 가격을 흥정했음. 시내까지 160페소를 내고 왔다. 아무튼 새벽같이 숙소에 도착해 점심까지 자다 나와서, 멕시코 동남부지역의 버스 노선을 운영..
2018년 2월 5일, 일요일. 테오티우아칸은 멕시코시티에서 북동쪽으로 50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북부터미널에서 20분에 한 대씩 운행하는 버스를 타면 갈 수 있으며, 왕복 버스비는 104페소. 애매한 가격에 입장료 70페소에 비해 조금 비싸다. 테오티우아칸 관광 팁 1번. 현지인 한정으로 주말엔 입장료가 무료이니, 우리처럼 잘 못 판단해서 사람들 사이에 갇히진 말자. 아래는 태양의 피라미드의 주말 참고영상. 아침 해가 떠오르는 모습을 오늘은 타임랩스로. 조금 부지런을 떨어 일찍 집을 나섰다. 소칼로 광장 쪽에서 북부터미널 까지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된다. 구글 지도로도 검색이 잘 되고, 버스비도 1인당 4페소로 저렴한 편이니 좋음. 테오티우아칸 관광 팁 2, 3번. 테오티우아칸은 그늘이 많이..
2018년 2월 4일, 토요일. 무려 이천만의 인구가 살고있는 멕시코시티는 공기 질이 좋지 않다. 매연이나 각종 먼지가 많아 아침 저녁 노을이 예쁜 건 마음에 들지만. 오늘은 토요일이라 아직 도시가 깨어나지 않았고, 우리는 테오티우아칸 방문 전 예습삼아 인류학 박물관을 가기로 했다. 은근히 잘 깔려있는 멕시코시티의 지하철을 타고 차풀테펙(Chapultepec) 역으로. 인류학 박물관으로 바로 이어지는 지하철은 아니지만, 그 앞에 있는 차풀테펙 공원을 가로지를 수 있다. 성과 호수가 있는 공원 풍경은 서울숲이 연상되는 모습이고, 이천만 도시의 주말답게 사람으로 가득 차 있었다. 콘크리트 숲을 등지고, 19세기 중순 미국과의 전쟁에서 사망한 어린 사관생도를 기리는 위령탑을 지나면 공원의 시작. 다양한 길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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