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글에서 계속. 역시 와하까는 이대로 흘려보내긴 아쉬운 도시야, 라는 생각은 유적지에서 지칠대로 지친 우리를 다시 시내로 내몰았다. 한낮의 열기는 어딘가로 숨어버린 골목, 아이들이 모여 픽사의 영화 를 보고 있다. 다시 생각해도 영화에 등장하는 마을은 이 도시를 연상시킨다. 이미 멕시코 뽕을 거하게 들이킨 나는 이 영화를 평가할 자격이 없다. 짧고 강렬했던 멕시코에 대한 추억만 파먹어도 영화가 금방 끝나더라. 차분한 듯 차분하지 않은 듯 초여름 밤이 느껴지는 와하까의 밤. 가로등을 빛나게 해주는 건, 젖은 색이 나는 길거리도 우리도 아닌 것 같다. 이 글의 사진들 하루동안 찍은 건 아니고.. 이틀에 걸쳐 밤에 돌아다니며 찍은 사진의 조합이다. 멕시티나 과달라하라, 그리고 앞으로 방문하게 될 팔렌케..
2018년 2월 7일, 화요일. 멕시코시티 북부 터미널에서 과달라하라는 버스를 이용했다. 외국인은 인터넷 예매가 불가능해서 전날 창구에서 예매를 함. 인터넷에서 가격을 검색해 가서 할인 가격을 보여주면, 놀랍게도 순순히 할인을 해 준다. 넓은 북부터미널을 가득 메우는 사람들 덕분에 혼란스럽던 대합실을 뒤로 하고, 밤 버스는 과달라하라를 향해 출발. 멕시코시티에선 버스를 타러 갈 때도 엑스레이로 짐 검사를 한다. 운이 좋아 사고를 겪지 않았기 망정이지, 치안이 안좋기는 한 듯. 그리고 다음 날 아침, 과달라하라. 아침이라기엔 예정시간보다 많이 일찍 도착해 새벽이었다. 터미널에서 추위에 떨며 해가 뜨기를 기다림. 새우잠을 깊이 자 얼굴이 퉁퉁 부어 갑자기 스포츠인 포스를 풍기는 솔. 뒤에 보이는 서브웨이에서..
2018년 2월 5일, 일요일. 테오티우아칸은 멕시코시티에서 북동쪽으로 50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북부터미널에서 20분에 한 대씩 운행하는 버스를 타면 갈 수 있으며, 왕복 버스비는 104페소. 애매한 가격에 입장료 70페소에 비해 조금 비싸다. 테오티우아칸 관광 팁 1번. 현지인 한정으로 주말엔 입장료가 무료이니, 우리처럼 잘 못 판단해서 사람들 사이에 갇히진 말자. 아래는 태양의 피라미드의 주말 참고영상. 아침 해가 떠오르는 모습을 오늘은 타임랩스로. 조금 부지런을 떨어 일찍 집을 나섰다. 소칼로 광장 쪽에서 북부터미널 까지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된다. 구글 지도로도 검색이 잘 되고, 버스비도 1인당 4페소로 저렴한 편이니 좋음. 테오티우아칸 관광 팁 2, 3번. 테오티우아칸은 그늘이 많이..
2018년 2월 1일, 수요일. 멕시코는 여러 뜻으로 들리곤 했었다. 마약, 카르텔, 하이텐션의 사람들.. 여기에 커다란 솜브레로를 뒤집어 쓴 마리아치 밴드까지 더하면, 재밌긴 하지만 그다지 친근한 의미는 아니었지. 이런 이미지가 미국을 통해 멕시코를 배웠기 때문인지, 아니면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라에 대한 과장 때문인지는 관심 없지만, 깊이 박힌 편견을 깨는 신선함이 이번 여행의 주된 기쁨이었다. 살아보라고 한다면 망설임 없이 자리잡고 싶은 나라이자 어느곳보다 체감상 짧은 여행이었던 나라, 멕시코, 그리고 그 여행의 기록. 행복했던 마음을 표현해 보고 싶어 말이 길어졌는데, 이제 시작! 갈라파고스에서 멕시코시티로 가는 길은 매우 멀고 힘들었다. 꼬박 하루동안 비행기를 세 대 갈아타고 산크리스토발-과야킬..
2018년 1월 13일, 토요일. 리마에는 예쁘게 꾸며진 카페가 많이 있다. 800만이 살고 있는 도시인 만큼 카페 뿐 아니라 음식점이나 술집 등도 독특한 곳이 제법 있는데, 장기체류 하며 하나씩 다니다 보면 지갑이 텅 비게 된다는 건 소문만은 아닌 것 같았다. 하지만 우리가 가려고 맘먹고 온 카페 1972는 닫음... 토요일이라 닫은건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분명 토요일도 영업이라고 써있었는데.. 하지만 절망도 잠시. 몰려오는 유독한 해무를 찍으며 근처 카페를 찾기로 했다. 그렇게 들어온 초콜릿 카페. 위치는 이 곳. 미라플로레스에 있다. 리마에 와서야 안 사실은, 페루의 초콜릿이 유명한 편이라는 것. 그리고 리마에서 질좋고 맛있는 초콜릿을 쉽게 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게..
2017년 12월 27일. 이 글에선 라파즈의 전망을 즐길 수 있는 두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1. 케이블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도인 라파즈. 그 수도에 설치된 케이블카는 덩달아 세계 최고 높이의 케이블카라는 명성을 얻었다. 시내구경은 천천히 해도 서너시간이면 끝나는 라파즈. 저렴한 케이블카를 타고 시내를 구경하는 게 더 재미있다. 영상에도 보이지만 케이블카의 체감속도는 상당하다. 출발하자마자 아래에 무덤이 깔려있어 기분이 이상한 건 덤. 빠른 속도에 적응하기까진 시간이 좀 필요하다. 그리고 그 시간 이후에 눈에 들어오는 풍경. 병풍처럼 나를 둘러싼 골목들은 세상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전망을 선사한다. 물론 그 골목과 집이라는 게 중심가에서 떨어질수록 허름하고 달동네처럼 좁고 구불구불한 길이 되며, ..
2017년 11월 14일, 화요일. 룩소르에서 기차를 타고 출발한 우리는 모로코를 거쳐 브라질로 들어왔다. 당시에 가장 저렴했던 로얄 에어 모로코를 이용했는데, 와인을 작은 병으로 하나씩 줘서 고마웠다. 대서양을 건너는 동안 나는 와인 세 병을 마셨고, 술김에 계속 자다보니 어느새 비행기는 땅에 내려있었다. 장장 이박 삼일의 여정 끝에 도착한 브라질. 그 이름도 설레는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빙 국제공항. 일단 공항 와이파이부터 이집트와는 비교도 안되는 속도를 보여주었다. 브라질. 아프리카 여행과 맞바꾼 남미여행의 시작이었다. 뜬금없지만 비행 내내 먹고싶었던 햄버거를 먹고, 커피를 마시며 하루를 보냈다. 숙소 근처의 이파네마 해변. 지나고 나서야 말이지만, 브라질 여행을 조금 더 길게 잡았어도 괜찮았을 것 ..
이집트 박물관의 입장료는 120페소(성인)로 피라미드와 같다. 국제학생증이 있으면 물론 절반 가격. 카메라 촬영권과 미라 방(?) 입장권은 따로 추가가 되지만 우린 패스. 과연 예상대로 미라관을 빼고 관람해도 박물관 문 닫을 시간까지 간신히 다 구경했다. 게다가 캐나다 아재들 말로 카메라는 막지만 핸드폰은 막지 않는다고. 이럴 땐 이해하려고 하는 게 지는거다. 카메라는 바깥 보관소에 맡기고 홀가분하게 입장. 이집트 박물관은 소장품이 셀 수도 없이 많아 전시품에 별 신경을 안쓰는 것처럼 보일 정도다. 유리로 막아놓기는 커녕 오가는 사람들이 만져도 그러려니 하는 분위기. 나 개인적으로는 루브르, 오르쉐 다음으로 기대하던 곳이라, 사진은 많이 안찍고 구경하기 바빴다. 여러모로 사진권 안사길 잘했..
2017년 8월 6일, 일요일. 사프란볼루는 이스탄불에서 동쪽으로 400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다. 버스로는 여섯 시간 반 정도. 터키의 버스 여행은 듣던대로 쾌적했다. 넓은 자리와 에어컨, 잊을만하면 손에 쥐어주는 간식들 까지. 돈 없는 여행자 입장에서야 그런거 없고 티켓값이 저렴하면 더 좋겠으나 요즘같은 환율에선 큰 차이도 없을 듯 했다. 더 정확하게는, 사프란볼루라는 도시에서 우리의 목적지는 차르쉬 마을이다. 이 도시의 전통가옥들이 잘 보존되어있는 일종의 구시가지라고 보면 된다. 이스탄불에서 사프란볼루 까지는 1인당 50리라, 사프란볼루 시내에서 차르쉬 마을까지는 돌무쉬(일종의 마을버스)를 타고 1인당 1.75리라(?)를 지불했다. 계산방식에 의문이 들었으나 밤새 버스를 타고 달려온 터라 따지고 들..
갈라타 다리에 다시 도착하자 마자 안좋은 소식이 하나 생겼다. 고등어 케밥 수레가 있던 자리가 텅텅 비어있었다는 것. 바로 옆의 수산물 시장까지 닫은 걸로 봤을 때, 비슷한 시간에 철수하는 것 같다. 뭔가 신선한 고등어에 대한 믿음이 생기면서도 못먹게 된 것이 아쉽다. 오늘은 큰 맘 먹고 1인 1케밥을 하려고 했건만. 아쉬운 마음에 반대편도 가보지만 역시 없다. 사실 지금 사진에 보이는 다리 아래의 가게들이나, 다리 반대편에 가면 고등어 케밥이나 샌드위치를 파는 곳이 있기는 있다. 그래도 원하는 것을 원하는 곳에서 얻어내지 못한 우리는 애꿎은 고등어 냄새를 찾으며 한동안 코를 벌름거렸다. 응 없어. 그래도 저녁무렵 풍경은 아름답다. 언덕 위의 건물들과 높이 솟은 미나렛들 덕분에 이스탄불의 스카이라인은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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