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3월 20일, 화요일. 까엡에는 크게 두 종류의 시장이 있다. 채소와 과일, 생필품 등을 판매하는 현지인들을 위한 시장과 해산물과 기념품을 판매하는 관광객용 시장. 오늘 가 볼 시장은 당연히 해산물 시장이며, 위치는 아래와 같다. 지도를 공유하기도 멋적은 것이, 도로가 하나뿐인 까엡에선 길을 잃기가 더 어렵다. 시장 입구에는 조개 껍데기로 만든 각종 기념품이 있는데, 아쉽게도 소유욕을 불러 일으키거나 하진 않는다. 애초에 무리 목적도 이런 기념품 들이 아니었으니. 언제나 이 곳의 목표는 단 하나,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온갖 해산물 구이이다. 작은 수산시장 한켠에는 아주머니들이 온갖 신선한 해산물을 판매하고 있고, 멀리 있는 도시에서 온 사람들을 위해 아이스박스에 포장을 해 주기도 한다. 바다..
2018년 3월 18일, 일요일. 캄보디아 입국은 이 번이 네 번째다. 체류기간은 총 14개월, 앙코르와트 구경은 두 번 정도. 높은 나보다 한 번인가 두 번 더 많은 수준. 부모님이 캄보디아 시골에서 유치원을 운영하기 때문인데, 덕분에 2012년에 일 년 정도는 프놈펜에 체류하며 이것저것 하며 지내기도 했다. 그건 그렇고, 이번 방문은 우리 여행의 마무리와 짧은 가족여행이 목적. 갑자기 재등장한 솔과 높의 가족, 친척 나의 부모님까지 전부 시엠립에서 만나 가족여행을 시작했다. 시엠립에 갈 일이 있을 때마다 한 번 이상은 꼭 찾는 길거리 바베큐 식당. 워낙 유명한 집이니 굳이 소개할 필요도 없다. 그래도 굳이 한 가지를 짚고 넘어가자면, 캄보디아에서는 중저가 이하의 식당에선 가능하면 돼지고기를 먹는 게 ..
2018년 3월 12일, 월요일 - 2018년 3월 17일 토요일. 방콕의 골목을 걸으면 누구나 느낄 수 있다. 이 도시는 길고양이들의 천국이다. 차마다 올라가 있고 길 한복판에서 세수를 하고있고. 방콕 시민들도 고양이를 딱히 성가셔하거나 하는 일 없이 도시의 일원으로 받아들여 주는 분위기다. 그 증거로 애들이 사람을 경계하지 않음. 뜬금없지만 시내에 나가 방문한 소바집. 맛은 그럭저럭 이었는데 가게에 하수구 냄새가 가득한데다 음식값도 비싸서, 공유할 필요까진 느끼지 못하는 곳이다. 안가요 안가. . 치앙마이에서 누리던 소소한 카페의 즐거움을 이 곳에서 찾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치앙마이에는 좀처럼 찾기 힘든 고양이카페가 넘쳐나는 곳 역시 방콕. 숙소 근처의 캣닢 카페로 결정했다. 적당한 넓이에 적당한 ..
몇 번인가 언급했지만, 태국은 물가가 오르지 않았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면 오르지 않은 것 처럼 보인다. 아침부터 야식까지 전부 사먹는 문화를 가진 태국은 주방이 딸린 숙소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물론 우린 굳이 주방이 딸린 곳을 찾아냈지만, 그래도 아침은 족발덮밥. 요 정도 양이 대략 20에서 30바트 수준의 가격이다. 꽤 푸짐해 보이지만 옆의 숟가락과 크기를 비교하면 양이 적음. 이전과 비교하면 가격은 그대로인데 양이 줄어든 것 같다. 가격 상승에 대한 저항이 심하니 이런식으로 물가가 올라가는 듯. 아무튼 어지간해선 한 그릇에 배가 부르지 않는 게 이 동네 밥이었다. 저녁엔 고기+샤부 무한리필 집으로. 서문인 수안 독 게이트 근처엔 이런 식의 무한리필 집이 몇 있다. 최근엔 식습관에 건강과 질을..
치앙마이에서 북동쪽으로 150여 킬로미터, 미얀마와 라오스 국경 근처에는 '도이창'이라는 지역이 있다. 태국어로 도이(Doi)는 언덕 혹은 산, 창(Chang)은 코끼리를 뜻하니, 도이창(Doi Chang)은 코끼리 언덕, 아니면 코끼리 산 이라는 의미이다. 산봉우리로 겹겹이 둘러싸인 해발 1500미터 이상에 위치한 아카족의 이 마을은, 40년 전만 해도 아편 생산이 주된 사업이었다. (도이창의 소수민족이니 아카족, 출처: https://doichaangcoffee.co.th/en/about-us/the-legend/) 참고로 이와 관련해서 유독 한국 웹에 '전세계 생산되는 아편의 60%를 담당했었다' 혹은 '뉴욕에 공급되는 양의 80%를 차지했었다' 는 말들이 돌아다니지만 아무 근거 없는 소리. 어쩄거..
2018년 2월 25일, 일요일 - 3월 11일, 일요일. 태국 북부와 남부는, 체감상 세 배의 물가차이가 존재한다. 방콕은 그 중간에서 살짝 비싼 편이고.. 그토록 저렴했던 치앙마이의 물가는 5년만에 와도 별로 달라진 게 없었다. 숙소 체크인을 기다리며 비엔나커피 한 잔. 일본과 친하고, 일본을 좋아하며, 명백하게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은 태국은 커피 문화도 우리나 일본과 비슷하다. 게다가 근처에 도이창이라는 아라비카커피 산지도 있는 덕분에, 저렴하고 신선한 커피를 매일같이 마실 수 있음. 카페 얘기는 다음 글로 넘기기로 하고.. 체크인 후 잠시 쉬다가 주말 야시장을 구경하러 성 안으로 들어왔다. 숙소는 님만해민 쪽의 살짝 비싼 에어비앤비로. 치앙마이에서 잠시 머물고 치앙라이와 빠이를 둘러볼 셈이었지만..
우리 셋은 맥주를 좋아한다. 그렇다고 맛있는 맥주를 골라먹거나 평가를 내릴 정도는 아니고, 동네에 수제맥주 집이 있다면 방문해 볼 정도. 뜬금없지만 메리다엔 한국에서 보던 콘도그를 판다. 이 음식이 미국에 살던 독일계 이민자들이 개발했다는 사실도 충격이었는데, 그걸 메리다 시내에서 버젓이 팔고 있다니. 맛은 없다. 그리고 뜬금포 사진 2. 쿠스코와 마찬가지로 메리다에는 유독 중국 음식점이 많이 보인다. 한식이 먹고싶으면 찾게되는 중국음식. 요리 몇 가지와 볶음 국수를 골라 이 한 그릇에 104페소. 저렴하면서 기름지고 맛있는 건 역시 중국음식을 따라올 수가 없다. 모처럼 맛있어서 포장까지 해다 맥주 안주로 먹기도 했음. 추가로 더운 날씨에 위로가 되어주던 슬러시. 그리고, 밤. 지난 글에 적었듯 걸어다니..
2018년 2월 11일, 일요일. 몬테 알반은 와하까에서 서쯕으로 대략 10km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테오티우아칸과 마찬가지로, 식민지 이전 유적 중 하나인 이 곳의 원래 이름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심지어 몬테 알반이라는 이름이 붙게 된 이유도 정확하지 않다고. 지리적으로 마야와 테오티우아칸문명 사이에 위치한 사포텍 문명은, 양 쪽 문명과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고도 한다. 시내에서 10킬로미터 밖에 떨어져 있지 않지만, 주변에 비해 높은 언덕에 놓여진 문명이기 때문에 버스를 타고 가는게 편하다. 위 사진은 우리가 몬테 알반 행 왕복 버스를 예매했던 호텔인데, 위치는 아래와 같다: 호텔 로비에 들어가면 바로 티켓을 구매할 수 있는데, 이게 와하까와 몬테 알반에서 출발하는 버스 시간표이며,..
2018년 2월 10일, 토요일. 멕시코를 수도를 중심으로 크게 동부와 서부로 나누면, 과달라하라는 서부, 와하까는 동부에 속한다. 누구도 궁금하지 않을 법한 이 얘기를 왜 하냐면.. 동부와 서부를 꽉 잡고 있는 고속버스 회사가 별개라 과달라하라에서 와하까로 바로 데려다 주는 버스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걸 알려주려고. 구하려면 못구할 건 없을 것 같았지만, 우린 그냥 비행기를 타고 넘어왔다. 해서 출발과 동시에 도착한, 와하까. 와하까 공항 이용에 대해 미세 팁을 적자면, 택시는 아예 공항 밖에 나와서 잡는 게 낫다. 우버가 안되는 도시라, 오랜만에 긴장하며 택시 가격을 흥정했음. 시내까지 160페소를 내고 왔다. 아무튼 새벽같이 숙소에 도착해 점심까지 자다 나와서, 멕시코 동남부지역의 버스 노선을 운영..
2018년 2월 7일, 화요일. 멕시코시티 북부 터미널에서 과달라하라는 버스를 이용했다. 외국인은 인터넷 예매가 불가능해서 전날 창구에서 예매를 함. 인터넷에서 가격을 검색해 가서 할인 가격을 보여주면, 놀랍게도 순순히 할인을 해 준다. 넓은 북부터미널을 가득 메우는 사람들 덕분에 혼란스럽던 대합실을 뒤로 하고, 밤 버스는 과달라하라를 향해 출발. 멕시코시티에선 버스를 타러 갈 때도 엑스레이로 짐 검사를 한다. 운이 좋아 사고를 겪지 않았기 망정이지, 치안이 안좋기는 한 듯. 그리고 다음 날 아침, 과달라하라. 아침이라기엔 예정시간보다 많이 일찍 도착해 새벽이었다. 터미널에서 추위에 떨며 해가 뜨기를 기다림. 새우잠을 깊이 자 얼굴이 퉁퉁 부어 갑자기 스포츠인 포스를 풍기는 솔. 뒤에 보이는 서브웨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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